2017년 10월 25일 수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501 (1) : 사람에게 삥뜯기는 雲仙地獄

어제 맥주 파티를 벌이느라 피곤했지만
이 날은 일찍 일어나야만 했다.
전세 노천탕을 아침 7시로 예약해놨기 때문이다.
후쿠다야에는 4개의 전세 노천탕이 있고
비는 시간이 있을 때 1시간동안 이용할 수 있다.
어쨋건 아침 식사 전에 전세 노천탕을 즐겨보자.
아내와 둘이서 온천욕을 같이 즐기기는 이번이 처음.


아담하지만 가족, 연인끼리 오붓하게 온천을 즐기기 좋다 

온천욕을 마친 후에는 아침 식사를 할 차례.
전날 저녁도 그랬지만 후쿠다야의 음식들은
보통 일식에서 느껴지는 달짝지근함이 적어서
어지간한 사람들 입에는 다 잘 맞을 것 같다.



식사 후 방에 돌아가 짐을 싸고는 녹차 한 잔 하며
어제 늦게 와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바깥 풍경을 보니
무성한 나무들이 만드는 경치가 꽤 훌륭하다.



이제 로비로 내려가서 체크아웃을 하자.
어제 체크인 하면서 받은 할인 쿠폰으로
로비층 커피샵의 일리(Illy) 커피도 한잔씩.


머리에 꽃을 단 어느 부부...

체크아웃을 한 다음 우선 숙소 근처의 운젠 지옥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온젠 지옥까지는 걸어서 5분거리.
조금 걸어가니 금새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곳이 보인다.



유황 냄새와 열기로도 지옥을 연상시키는 곳이지만
실제로 이곳은 기독교를 탄압하던 때 순교지였던지라
한때는 실제로도 슬픈 이야기가 가득한 지옥이었다.

운젠 지옥 안으로 들어가보자.




각 지옥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지옥들 사이는 여느 산책길과 다를 바 없다


대절규 지옥


이름에 어울리게 입에서 연기 내뿜는 신을 찍고 싶었으나...


산책로 정상에서.
마침 정면의 건물이 리모델링 중이라서 흉가처럼 나왔다

운젠 지옥 산책을 끝낼 무렵 기괴한 장면이 나타났다.
곳곳에 파이프로 온천수를 끌어 쓰고 있는 모습이 그것.
지옥의 악마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삥 뜯기고 있는 거 같은 느낌이랄까?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는 신사가 하나 있었다.
그 이름도 너무나 정직한 온천신사(溫泉神社).



신사 자체는 작고 그다지 볼만한 것은 없었다.
운젠 지옥 구경은 이제 끝났고
온천 지대에 왔으니 온천에 삶은 달걀은 하나 먹어야지.


달걀 파는 곳 옆에서 사람이 오가든 말든 널부러져 있던 길냥이(?)

삶은 달걀을 먹은 후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주차해 둔 차를 가지고
근처의 오시도리노 연못(鴛鴦の池)으로 향했다.
후쿠다야에서 연못까지는 차로 5분거리.

2017년 10월 20일 금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430 (3) : 이번엔 Glover Garden의 하트 스톤

다시 오우라 성당 앞을 지나 글로버 가든으로 향했다.


요~코소 구라바-엔



글로버 가든은 일본 근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
스코틀랜드 출신의 토마스 블레이크 글로버의 이름을 딴 것으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목조 건물인 그의 저택과
그가 일하던 공관을 공원화한 것이다.
처음에 얼마간은 계단으로 올라갔지만
매표소를 지나고 나니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편하게 언덕 꼭대기까지 갈 수 있다.

가장 꼭대기에 있는 공관은
일본의 근대화 관련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여기서 바라보는 나가사키 항 전경이 일품



공원 내에서는 근대 제복과 드레스를 빌려 입고
자신들의 추억을 담고 있는 커플도 볼 수 있었다.
화려한 제복과 드레스가 정원과 잘 어울리는 것 같네.




1.2L 렌즈도 이런 때 써보자

공관에서 조금 걸어 내려오면 글로버 저택이 있다.
저택 내부는 생활하던 당시 모습을 재현해 놓았고
한쪽에는 조그만 온실 식물원처럼 꾸민 공간이 있었다.



구경을 마치고 내려가는데 바닥을 사진찍는 사람이 보였다.
알고보니 하트 스톤을 찍기 위한 것.
글로버 가든에는 세 개의 하트 스톤이 있는데
모두 발견하면 행운이 온다는 얘기가 있다.



이제 주차를 해둔 곳으로 다시 돌아가자.
계속 걸어다녔으니 이제는 전차를 타고 메가네바시 근처로 갔다.
주차를 해놨던 시민회관을 못찾아 잠깐 헤맸는데
오히려 그 덕에 골목 속의 예쁜 가게들 구경도 하게 되네.



주차장을 찾아낸 후 차를 찾아서 출발.
이제 오늘 1박을 보낼 숙소인 운젠(雲仙)의 후쿠다야(福田屋)로 가자.
나가사키 시내에서 운젠 온천지대까지는 1시간정도 거리.
그런데 가는 길이 은근히 차량 정체가 좀 있네.
일본도 황금연휴이니 운젠으로 놀러가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1시간 좀 넘어 운젠 시가지를 지나고 나니 교통은 원활해졌다.
다만 이제는 본격적인 산길의 시작.
상당한 꼬부랑 길이 운젠 산의 험준함을 느끼게 해준다.
운젠 국립공원은 1934일본 최초의 국립공원 중의 하나인 만큼
(세토 내해 국립공원, 기리시마 국립공원과 함께 선정되었다.)
서두르지 말고 경치를 감상하며 가는 것도 좋겠다.

한참 구불거리는 산길을 오르는 거 같더니
어느새 마을과 함께 운젠 지옥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드디어 1시간 반이 넘는 이동 끝에 후쿠다야에 도착.
모던 료칸이라는 컨셉답게 내부는 세련되고 깔끔하다.




웰컴 녹차와 우유 푸딩

방에다 짐을 푼 다음 예약해둔 식사시간까지는 1시간이 있으니
재빨리 온천에 가서 몸을 풀고 오자.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니 노곤노곤하고 좋구나.
이제 식사하러 가야지.


디저트까지 총 12가지 코스 -o-
















음식들은 특별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정갈하고 맛있는 편이었다.
식사 후에는 다시 온천. 이번에는 노천탕으로 가자.
산골이라 공기는 선선한데 물은 뜨끈하니 기분 좋구만.

온천욕을 한 후에는 방에서 맥주파티.
숙소의 매점에서 맥주와 안주를 이것저것 사와서 먹는데
이 사람들 놀러와서 그런지 술이 술을 부른다. -_-;
결국 매점이 문 닫는 11시까지 맥주를 계속 사왔다.
술 못먹는 나는 옆에서 녹차나 홀짝홀짝.
내일은 차로 히라도(平戸)까지 2시간 넘는 거리를 가야하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운전을 맡을 형의 상태는 걱정된다. -_-;;;

자 이제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듭시다~

2017년 10월 13일 금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430 (2) : 맛있다! 長崎 ちゃんぽん

데지마(出島)로 가던 중 차이나타운 입구가 보였다.


나가사키 차이나타운의 패루

지나가는 길이니 잠깐 둘러보는데
역시나 여러 중국 음식점들이 하나같이 나가사키 짬뽕을 팔고 있다.
와중에 유명한 식당인 고잔로(江山樓)는 사람들이 줄을 섰네.
점심으로 짬뽕 먹으려고 했는데 각오를 해야겠군.

다시 데지마로 향하자.
데지마는 무려 1636년에 만들어진 인공섬.
17세기부터 쇄국정책을 시행한 에도 막부가
(이전부터 하고 있던) 서양과 무역은 지속하되
포르투갈인들 무역상들이 본토에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그들이 거주할 섬을 만든 것이다.
다만 몇년 지나지 않아 천주교 포교를 문제삼아서
포르투갈인들은 몰아내고 그 자리를 네덜란드인들이 대신하게 되었다.
(네덜란드인들은 장사에 집중하느라 포교따위는 안 했다고 한다.;;;)
지금은 항만공사로 인해 주변이 매립되면서 섬이 아니게 되었지만
복원공사를 통해 기존 데지마 테두리를 따라서 해자가 파여있다.
(일본의 2차 세계대전 패전 후에 네덜란드가
배상금 대신 요구한 것이 데지마 복원이었다고 한다.)



도착해서 보니 입장료를 받고 있다.
어쨋건 유적지니 그럴 법도 하지만 옛것 그대로인 것도 아니고
복원한지 불과 20년도 안된 (심지어 해자는 10년도 안되었다.) 곳에
굳이 입장료를 내가면서 구경해야할 지는 모르겠다.
울타리가 낮으니 적당히 곁눈질로 보고 돌아가자.

이제 점심으로 우리도 나가사키 짬뽕(ちゃんぽん)을 먹으러 가자.
우리가 갈 곳은 최초의 나가사키 짬뽕을 만든 가게인 시카이로(四海樓).
시카이로는 차이나타운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데지마에서는 걸어서 15분 거리.

5월치고는 꽤 더운 햇볓속에서 10여분을 걸어
지도상의 시카이로 위치 근처에 도착했다.
그런데 당췌 주변에 시카이로 간판은 보이질 않는다.
구글 지도가 잘못됐나?
양쪽에 큰 건물 두개 말곤 아무 것도 안보이는데...잠깐 설마


그 큰 건물중 하나가 통채로 시카이로 건물이었다. -_-;

앞서 봤던 차이나타운의 가게들 규모로 생각한게 오산.
원조는 역시 남다른지 5층짜리 건물 하나가 통채로 시카이로였다.
가난한 중국인 이주 동포들을 위해 개발한 저렴한 메뉴가
주인장을 거부로 만들어준 아이러니같은 상황이 재밌다.
심지어 1층은 기념품과 음식재료 판매점.
우선 계단을 올라가보자.


두둥!

으헉. 계단을 올라 만난 것은 5층 레스토랑 만석이라서
1시간은 대기해야 먹을 수 있다는 안내판이었다.
이런 젠장 다시 차이나타운에 있는 고잔로에 가야하나?
우선 대기라도 걸어놓을 수 있는지 가보자.
엘레베이터를 타면서 보니 3, 4층은 연회석이고
일반 레스토랑은 5층 뿐이었다.
그리고 5층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는 순간...헬게이트가 열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글대며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고... OTZ

우선 대기명단을 살펴보자.
대기명단 종이 한 페이지에 대충 30팀 정도 적도록 되어있는데
이미 한 페이지가 다 차서 뒷페이지에 적어야하는 상황.
포기를 해야하나 싶기도 했지만...그래 1시간정도 딴데 갔다오자.

우리 이름을 올려두고 1층으로 내려왔다.
시카이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우라 성당(大浦天主堂)이 있으니 그곳부터 가볼까?
나가사키는 일본 최서단이어서
과거 서양과의 무역은 항상 나가사키를 통해서 이뤄졌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기독교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곳이고
현재도 일본에서 기독교인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물론 일본에 종교인 자체가 미미해서 얼마 되진 않는다.)
오우라 성당은 일본의 쇄국정책이 끝난 1853년에 지어지기 시작해서
일본의 가장 오래된 성당이자 일본 국보중 유일한 서양식 건물.



이런...국보라 그런지 성당도 입장료를 내야하네. -_-;;;
아내와 둘이서였으면 모를까 같이 온 일행도 있는데다가
이쪽은 성당 구경에 크게 관심이 없는 듯 하다.
결국 멀찌감치서 전면만 보고 패스.

시카이로에서 오우라 천주당을 지나 글로버 가든까지
나가사키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대부분 들르는 지역이다보니
이곳 주변에는 기념품점과 과자점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이 가게들은 모두 공통점들이 있는데
과자점들은 하나같이 카스테라를 팔고 있고
기념품점들은 하나같이 폿펜(ポッペン)을 팔고 있다.


나가사키 유리공예품 하면 역시 폿펜

폿펜은 기다란 주둥이에 입을 대고 살짝 바람을 불어넣으면
아래쪽 얇은 유리바닥이 볼록해지면서 뽁!
다시 입을 떼면 압력이 떨어져서 원복되면서 뽁!
그렇게 뽁뽁뽁 소리 내면서 갖고 노는 일종의 장난감.
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나가사키 출장 갔다가 사오셨는데
동생은 애지중지하다가 정작 본인이 깨트린 슬픈 추억이 있다..
그리고 이걸 사진찍어서 보내주는 난 참 좋은 오ㅃ......

글로버 가든 입구까지 가고 보니
이제 다시 시카이로로 내려가면 얼추 1시간이 되겠다.
다시 시카이로에 가서 5층에 올라가니 여전히 아수라장.
그래도 다행인 것은 대기명단은 많이 줄어있다.

얼마 지나지않아 우리 자리가 났다.
그것도 무려 몇자리 되지 않는 창가자리!



메뉴는 당연히 나가사키 짬뽕.
짬뽕 외에도 볶음 국수랑 군만두도 곁들이자.
그리고 나를 제외한 세 명은 나마비루(生ビール) 한 잔씩.


이 일행들의 음주 여행은 이제 시작일 뿐이니...

나가사키 짬뽕

본고장 나가사키 짬뽕은 한국에서 먹던 것 보다는 느끼하다던데
나야 느끼한 거 상관없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어떠려나 하는 일말의 걱정과 함께 한입.
......
느끼는 무슨 느끼. 진짜 맛있네!!!
나만이 아니라 4명 다같이 맛있어서 후루룩후루룩.
돈코츠와 치킨스톡이 섞인 육수에 잔뜩 들어간 해물 덕인지
보이는 기름기에 비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매력적이었다.
살짝 곁들이듯 있는 칼칼함과 쫄깃한 면까지 있으니
이거 완전 해장용으론 딱인데? (하지만 난 술을 못먹지...)
같이 시킨 볶음 국수도 맛있었지만
원조 나가사키 짬뽕의 인상이 워낙에나 강렬하다.

폭풍흡입으로 식사를 끝낸 후,
이제 아까 근처까지 갔다 다시 돌아온
글로버 가든을 구경하기 위해 올라가보자.

@ 짬뽕은 중국어가 아닌 일본어
@ 한국의 짬뽕도 유래는 나가사키 짬뽕이라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