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아침.
미야코 호텔은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했어서
원래대로면 아침에 뭘 먹어야하나 고민거리였을텐데
어제 나가오카에서 만들어준 주먹밥 덕에 조식이 해결됐다.
오전은 짐 싸서 체크아웃하고
하카타 역에서 쇼핑하는게 전부.
사실 쇼핑이라고 해봐야 선물용 간식거리 사는게 전부긴 하다.
어쨋거나 시간은 또 어느새 흘러 점심시간.
이번 여행 마지막은 후쿠오카 향토 요리중 하나인 미즈타키(水炊き).
하카타 역에서 걸어서 7~8분 거리에
미즈타키 전문점 하카타 하나미도리(博多華味鳥)가 있으니 가보자.
| 하나미도리 하카타 역 앞 지점 |
가게 안을 들어서는데 손님이 많다.
혹시나 예약 안해서 자리가 없는 건 아니겠지?
다행히 바로 안내를 받았다.
미즈타키라는 말 자체는 끓는 물에 익힌다는 뜻인데
전골에다가 주로 닭(큐슈가 닭으로 유명하다)과 야채를 넣고 익힌 것.
원래는 전골요리 코스로 먹어야 하는 거긴 한데
그렇게는 너무 거창하고 1인 식사 메뉴들로 골라서 먹자.
그런데 하나미도리에서는 미즈타키를 1인용으로 뚝배기에 담아준다.
이쯤되면 뭔가 되게 익숙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렇다. 바로 닭백숙. ㅋㅋㅋ
닭 요리 전문 식당이다보니
미즈타키 외의 식사 메뉴도 거의 닭고기 기반이다.
우리는 오야꼬동과 가라아게 백반을 주문했다.
역시나 치느님은 실패하는 법이 없다.
거기다 어째 부모님은 어제 그 비싼 레스토랑에서보다여기 음식을 더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다.
정식 코스대로 먹으면 전골에 남은 국물로 죽도 만들어 준다는데
이쯤하면 어떤 한국인이라도 좋아할 코스.
이색적인 면은 없어도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메뉴다.
든든하게 고기 국물 요리를 먹었으니 입가심 커피 한 잔 해야지.
코히샤 노다(珈琲舎のだ) 선플라자 점이 하카타 역 앞에 있으니
돌아가는 길에 들르면 되겠다.
6년전에 왔을 때나 지금이나 코히샤 노다의 드립 커피는 훌륭하다.
차가운 크림도 곁들여 나와서 커피에 얹어 먹을 수 있으니
마치 짬짜면마냥 드립+라떼 반반 콤비도 가능.
이제 다시 호텔로 가서 맡겨둔 짐을 찾고
귀국을 위해 하카타 역에서 버스 타고 공항으로 가자.
부모님 모시고 간다는 핑계삼아 맛집 투어를 계획한 이번 여행.
늘 후쿠오카는 기점이지 딱히 재밌는 곳은 아니다라고 여겨왔지만
이번에 준비를 하면서 새삼 느낀 점은
관점만 달리하면 어떤 지역이든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는 거,
결국 여행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일 수 있겠다.
그나저나 팬더믹 이후 3년반만의 해외 여행을 하다보니
우리가 꽤나 감이 많이 떨어졌구나 싶었다.
예전에는 여행 전날 일사천리로 후다닥 금방 준비를 끝냈는데
이번에 준비하면서는 계속해서 뭐 빼먹은 거 없나 불안하더라는.
이제 다시 여기저기 다니면서 감 잡아봐야지 뭐.
PS 1 나중에 알고보니 하카타 역 바로 옆 KITTE 쇼핑몰에
하나미도리 지점이 있더라. 괜히 멀리 갔다왔네 -_-;;;
PS 2 코히샤 노다도 알고보니 하카타 역 한큐 백화점에 지점이...
손가락을 좀 더 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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