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새벽부터 일어나계신 부모님.
그러니 오늘도 조식은 일찍 시작하는 가게로 가야겠다.
지난번 후쿠오카 여행때 와봤던 가게중에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곳이 하나가 아침 일찍 열지.
명란젓 덮밥으로 유명한 멘타이쥬(めんたい重).
7시 오픈 시각 맞춰서 가보자.
아니 아침 7시에 대기줄이라니 이게 무슨 말이오...
그나마 줄이 별로 안 길어서 다행이다만.
그래도 오픈 전에 선 줄이니 오래 기다리진 않겠다.
예상대로 가게에는 금새 입장했다.
식사 메뉴는 예전처럼 명란 덮밥과 츠케멘.
예전엔 못봤던 푸딩이 있어서 후식으로 하나 추가했다.
명란 덮밥과 츠케멘이야 이미 알고 있는 맛.
맛있긴 하지만 짠 정도가 좀 강한 그 맛.
그런데 이번에는 푸딩이 그 짠 맛을 씻어준다.
커스터드 푸딩 위에 캬라멜 젤리(붉어서 캬라멜 아닌줄)가 있는데
달짝지근한 맛이 앞서 먹은 요리의 짠맛과 어울린다.
부모님도 괜찮게 드신듯해서 오늘 아침도 성공.
식사 후에는 텐진 중앙공원 옆 벚꽃길을 따라 걸었다.
첫날 벚꽃 풍경을 제대로 구경 못한 아쉬움을 여기서 달래보자.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대충 정리하고 렌터카를 수령하러 나왔다.
오늘은 차로 카라쓰(唐津)를 들렀다가 후루유(古湯) 온천으로 갈 계획.
숙소를 떠나 1시간 정도를 달려 카라쓰 역 앞에 주차 완료.
카라쓰의 한자는 우리나라 당진 시와 동일한데
과거에 당나라와의 교역을 위한 항구였기 때문이다. (당나라 당, 나루 진)
물론 우리가 카라쓰에 온 이유는 이런 역사적 이유와는 1도 상관없고
두부 요리집 카와시마 토후텐(川島豆腐店)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카와시마 토후텐은 카라스 역에서 도보 5분 거리.
그런데...
매우 당황스럽게도 가게가 문을 안열었다.
구글 맵에서는 영업중이라고 나오는데...
혹시나 싶어 옆에 관광 기념품점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열어야 하는 날 맞는데 자기도 왜 안열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미슐랭 빕구르망에 등재된 곳이라 기대가 컸는데...
아쉽지만 그래도 점심은 먹어야 할 타이밍이라(1시)
좀전에 얘기했던 기념품점 아주머니께 주변 식당 추천을 부탁드렸더니
그냥 알려만 주셔도 되는데 굳이 우리를 이끌어 데려가주신다.
자기네 물건 하나 사준 손님도 아닌데 괜히 미안하고 감사하다.
그런데 그렇게 들어간 식당은 중식당 샹리(シャンリー).
원래 계획했던 음식에서 많이 틀어지긴 했는데...
그래도 소개해준 아주머니 성의도 있고
음식점 찾느라 시간끌면 부모님도 힘드시니 그냥 들어가서 먹자.
한국에서 먹는 중식과 차이가 있긴 해도
중식이야 늘 그렇듯 무난하게 먹을만한 음식.
그래도 원래 계획한 식당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엔 아쉽다.
식사를 마친 후 차로 돌아가는 길에 주변 상점을 보니
아기자기 하면서도 화려한 도자기 상점이 보인다.
카라쓰 시는 일본에서 도자기로 유명한 곳인데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넘어온 조선 도공들의 기술이 이곳에 전수되어다.
다만 예전 같으면 이런 가게를 그냥 지나칠리 없는 어머니였는데
이제는 살 수도 없는데 그냥 가자고 하신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니지노마쓰바라(虹の松原)로 가자.
니지노마쓰바라는 무지개 소나무밭이라는 뜻인데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4km의 소나무 방풍림으로
일본 3대 송림이자 특별 명승지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곳이다.
하늘에서 보면 무지개처럼 둥그런 모양이라 무지개 솔밭.
4km이니 한시간 정도 걸을 거리이다만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카라쓰 역에서는 차로 10분 거리.
그런데 여기에 또다른 명물이 하나 있으니
바로 수제 햄버거 카라쓰 버거를 파는 50년 전통의 푸드트럭.
우리의 본 목적지는 사실은 여기였다. ㅋㅋㅋ
(좀전에 점심 먹지 않았나......)
시내에도 지점이 있다지만 음식은 역시 오리지널 본점.
| 울창한 곰솔 숲 가운데 주차장이 보이면 목적지 도착 |
푸드 트럭 옆에는 주차하고 햄버거 먹는 사람들 여럿이다.
명물은 명물인가보다.
| 카라쓰 버거 가게는 일반적인 개조한 푸드트럭이 아닌 승합차 |
| 사진을 잘못찍어 속이 안보인다만 나름 알차다 |
나름 타케오(武雄), 사세보(佐世保)와 함께 큐슈 3대 버거로 꼽히는데
그렇다고 버거에서 무슨 천상의 맛 그런걸 바라진 말자.
그래도 버거 3개에 1500엔 정도로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긴 좋다.
그리고 뭣보다 울창한 소나무 밭에서 자연과 함께하며 먹는 재미가 있다.
점심먹고 얼마 안지나 간식으로 버거까지 엄청 배불리 먹고
구경도 할 겸 솔밭을 좀 걸었다.
바닷가 옆 방풍림을 괜히 조성한게 아닌 듯 바람이 은근 많이 분다.
이제 오늘의 숙소인 후루유 온천의 온크리(ONCRI) 호텔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