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4일 일요일

Jin과 Rage의 福岡 가족 여행기 - 20230330 (2): 저기압은 아니지만 고기앞으로

숙소로 돌아와 백화점에서 사온 음식들로 점심을 해결한 후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던 탓인지 부모님이 좀 피곤해하셔서
우선은 숙소에서 낮잠이나 좀 청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쉰 후 간식이나 먹을 겸 밖으로 나섰다.
걸어서 15분 정도 걸어 텐진역 너머편으로 가면
일본에서 손꼽히는 제철 과일 타르트 전문점인
키르훼봉(キルフェボン) 후쿠오카점이 있다. (본점은 시즈오카에)
지금은 딸기철이니 우리의 타겟은 아마오우 타르트. 

  

매장안은 화려한 과일 타르트들의 전시장.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호사스럽다.
물론 먹으러 온거니까 구경만 할 수는 없지.
다만 키르훼봉 후쿠오카점은 판매만 할 뿐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그러니 포장해들고 근처 케고 공원(警固公園)에 앉아서 먹자.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너무 달지 않은 틀 위에
한창 제철인 진한 빨강의 딸기가 가득올라간 타르트.
이건 뭐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아닌가?
물론 가격도 맛있지 않으면 반칙인 수준인게 함정...
(두 조각이 3240엔 = 32000원...... OTZ)

간식을 먹은 후에는 근처 돈키호테에서 잡화 및 부탁받은 물품들 쇼핑.
일본 오면 돈키호테는 약간 기계적으로 들르게 된다.
늘상 사는 조카들 젤리 간식, 카레, 의약품들 등등
이번에도 사고보니 한 짐이다.
조금 있으면 예약해뒀던 레스토랑에 가야할 시간이니 돌아가자.
(부모님 체력 때문에 쇼핑 후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 나오긴 했다.)
 
오늘 저녁은 미슐랭 빕구르망에 등재된 오마카세 야키니꾸 식당 유키(游來).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 마츠다 부장의 후쿠오카 맛집 소개편에 나오길레
보자마자 여기다 하고 찍은 뒤 예약해뒀었다.
오너 쉐프가 재일교포셔서 원래도 한국인이 많이 찾는 가게였다곤 한다.
우리는 별도 룸으로 예약을 했지만
바 테이블에서는 오너 쉐프와 대화할 수도 있다.

유키가 있는 니시나카스(西中洲) 안쪽 골목은
한 블럭 바깥의 큰길의 대중적인 가게들에 비해 고급스런 가게들이 많다.
(그리고 사실 유키 바로 맞은편의 식당 하나도 예약해둔게 있다.) 

유키 외관
 
7시 예약시간에 맞춰 들어가 자리를 안내받았다. 
예약할 때 코스도 이미 선택했기에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잘 먹겠습니다~ 
 


우설

어깨살 + 허벅지살

안심 스테이크 + 목살

안심 스테이크

등심 + 우니 덮밥

부채살 스키야키

채끝살

고기는 직원들이 하나하나 부위 설명을 해주며 구워주고
부위별로 곁들일 소스도 그때그때 따로 내어 준다.

소고기 무국

푸딩으로 입가심

오마카세 코스가 늘 그렇듯 하나하나 나오는 걸 보면 애걔 싶지만
어느새 후식이 나올즈음엔 아 더는 못먹겠다 소리가 나온다.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먹어볼 수 있는 점은 장점이지만
우설 이외에는 특수 부위라고 할 만한게 없었던게 아쉽다.
게다가 푸짐한 거를 좋아하는 부모님은 썩 내키지 않으시는 듯.
고기 이외의 반찬이 부족함도 아쉽지만 여긴 한국이 아니니 이해하자. 
 
부모님과 함께 가는 거라 별실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만
가서 보니 바 테이블에서 주인장과 대화하는게 더 나았겠지 싶었다.
우리쪽은 직원들이 간단한 설명만하고 묵묵히 구워준 뒤 가는데
바에서는 주인장이 다른 (한국인) 손님들과 깔깔거리며 대화한다.
 
말은 길었지만 어쨋건 푸짐하게 고기 한 상 잘 먹고 간다.
서울 마장동의 본앤브레드에 가봤으면 비교가 가능할텐데
다음에 들러보게 되면 한번 비교해봐야겠다.
 
오늘 별다른 관광은 없었지만
어짜피 이번 여행 컨셉은 부모님과의 맛집 투어니까.
(요즘 우리의 여행 컨셉이 죄다 음식 위주인 거 같은게 함정)
내일은 그래도 차로 가라쓰 들렀다 온천도 가고 할테니까
오늘은 그 전에 쉬면서 체력 보충한 날인 거로 하자.
 
그럼 내일을 위해 숙면.
 

2025년 8월 29일 금요일

Jin과 Rage의 福岡 가족 여행기 - 20230330 (1): 아침 7시 식당 대기줄, 아침 10시 백화점 오픈런

전날 일찍 잠든 덕에 아침에도 일찍 일어났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도 아침식사 때문에라도 일찍 일어나야헀다.
부모님은 이미 새벽부터 일어나 계시는 중.
마침 숙소 근처에 7시부터 여는 식당이 있어서 거기로 가기로 했다.
 
숙소를 나와 걷는데 근처에 묘한 가게가 있다.
무려 근육 술집(筋肉酒場)이라니;;;
가게 이름이 머슬 바 후쿠오카(マッスルバー福岡)인 걸 보니
아마도 전국에 지점이 있는 술집인 듯.
머슬 쇼타임도 있네. 컨셉 참 희안할세.


우리가 아침 식사 하려는 식당 이토오카시(魚ト肴 いとおかし)는
저 머슬바 후쿠오카의 옆옆에 있다.
그런데 7시 15분쯤 도착했는데 안에 바 테이블 자리가 꽉 찼다. 헐...

아침 7시에 대기하는게 말이 되는 건가...

알고보니 2층 자리 정리중이라 잠깐 기다린 거긴 했지만
그래도 오픈한지 몇분 됐다고 벌써 이렇게들 오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맛있으니까 이렇게들 오는 거겠지? 하는 기대감도 있다.
 
이토오카시는 해산물 정찬 식당.
우리는 카이센동 2개와 오늘의 정식(이 날은 연어였다) 2개를 시켰다. 
 


평범한 정식이라할 수도 있겠지만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적당한 간과 따뜻한 밥과 국, 생선 구이에
우리도 부모님도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아, 카이센동은 원래 차갑......)
사실 평범한 정식이라도 맛있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가게 앞에 택시가 서더니
정장을 입은 네명의 젊은 남녀가 내려서 이토오카시로 들어간다.
출근전 아침 식사를 하려는 모양인데
이런 모습을 보니 우리가 맛집을 잘 찾아오긴 한 모양이다.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 쉬고는
9시반쯤 되었을 때 텐진의 다이마루(大丸) 백화점으로 향했다.
오늘은 10일에 한번 돌아오는 분메이도(文明堂) 기레빠시 판매일.
카스테라는 만들고나서 바깥 테두리 부분을 잘라낸 뒤 판매하는데
이 잘라낸 짜투리(기레빠시=切端)를 저렴한 가격에 별도로 판매한다.
다만 양이 얼마 안되니 10일에 한번 30개 한정으로만 판매해서
가격은 저렴하지만 나름 희귀템인 셈이다.
(카스테라를 만드는 나가사키에선 좀 더 구하기 쉽다는 얘기가 있다,)

다이마루 백화점 텐진의 여러 입구 중 어느쪽이 가까울지 모르니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나는 다른 입구에서 진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10시 백화점 오픈과 함께 지하 식품부로 오픈런!

뛰지는 않았지만 빠른 걸음으로 지하 식품부로 내려갔다.
하지만 내가 들어간 입구가 분메이도 매장에서 먼 쪽이다.
부디 부모님과 아내가 늦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에.
 
매장 쪽에 가니 부모님과 아내가 먼저 도착해 줄을 서 있었다.
그리고 무사히 카스테라 기레빠시도 득템.
그런데 정말 아슬아슬했던게 우리 바로 뒷사람에서 그날의 끝이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오픈런 했던 보람 없게 못살 뻔했네.

이게 뭐라고...

1차 목표는 달성했으니 이제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쇼핑을 하자.
우선 아내는 이와키 반찬통과 하리오 유리 커피 드리퍼 찾아내 득템.
(이 때 사고 얼마 안지나 하리오 유리 드리퍼는 국내에도 수입되었다는게 함정...)
꼭 사지는 않더라도 우리나라보다 다양한 생활용품, 아이디어 용품들이 많아
아이쇼핑하는 재미도 크다.
 
점심 식사는 어떻게 할까 했는데
부모님이 백화점 식품부에서 밥과 반찬 사서 숙소에 가져가 먹자고 하신다.
숙소가 멀지 않으니 그것도 괜찮을 듯 하다.
 
식사거리를 찾아 지하로 다시 내려갔는데
이제서야 과일 코너에 잔뜩 쌓여있는 아마오우(あまおう) 딸기가 보인다.


후쿠오카 특산인 하카다 아마오우 딸기는
빨갛고(あかい 아카이), 동그랗고(まるい 마루이),
크고(おおきい 오오키이), 맛있는(うまい 우마이)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일본 최고의 딸기 품종으로 꼽힌다.
지금이 이 아마오우의 한창 제철.
다만 우리는 백화점에선 안사고 숙소 근처 슈퍼에서 사먹었다. ㅋ

점심 먹을 거는 충분히 샀으니 다시 숙소로 돌아가자.

PS. 카스테라 기레빠시 판매 정책은 계속 바뀌므로 확인하는게 좋다.
예전에 후쿠오카 갔을 때 분메이도 후쿠오카 총본점에서는
1주일에 한 번 화요일에 판매한다고 했는데
이번 여행 전에 분메이도 홈페이지에 문의하니 10일에 한 번,
그나마도 백화점 지점에만 판다고 연락받았었다.
 

2025년 7월 22일 화요일

Jin과 Rage의 福岡 가족 여행기 - 20230329 (2): 여행은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다

버스가 하카다 항구 위 고가도로를 달리고 얼마 안지나서
지도상으로 니시 공원이 우리 시야에 들어올 때 쯤,
아뿔사, 우리는 목적지를 잘못 정했음을 느꼈다.
니시 공원은 부모님에게는 오르기 힘든 야산이었던 것이다.
어쩌지 싶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것을 어쩌겠나.
 
잠시 후 버스가 한적한 니시 공원 서쪽 입구에 도착했고
하차 후 공원으로 들어서는데 큰 리트리버와 산책 나온 주민 분을 만났다.
정작 개를 키우는 우리는 웃으며 한번 보고는 지나쳤지만
오히려 부모님이 반갑다며 인사하시네.
예전에 작은 강아지도 무섭다며 도망가셨던 어머니가
길에서 만난 큰 개와도 반갑게 인사하시게 되다니.

공원으로 들어서자 예상대로 여지없이 오르막길이다…;;;
올라가는 길은 벚꽃 나무가 띄엄띄엄 있어서
만개한 벚꽃이 예쁘기는 하지만 조금 아쉽다.
그래도 벚꽃 명소로서 유명하다는 곳이니
위로 좀 올라가보면 명성에 맞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
 

조금 더 올라가다보니 완연한 숲길이다.
도심 한가운데서 고요한 숲길 산책 기분이 좋기는 하다만
계속되는 오르막길은 부모님에겐 너무 힘든 길이다.
결국 부모님은 벤치에서 앉아 기다리시기로 하고
아내와 나 둘이서만 더 올라가보기로 했다.


몇분 걸어올라가서 중앙전망광장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올라오던 길에 비하면 좀더 벚꽃이 많긴하지만
벚꽃으로 유명한 공원이라는 명성에 비하면 뭔가 아쉽다.
그래도 하카타 항을 내려다보는 내려다 보는 뷰와
벚꽃, 녹지가 어우러진 모습은 꽤나 마음에 든다.
올라오는 길의 한적함에 비해 사람들도 여럿 모여있다.
우리끼리의 여행이면 여기서 망중한을 즐기겠다만
밑에서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시니 사진 몇장만 찍고 얼른 내려가자.


오호리 공원을 갔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왔던 길 그대로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가자.

마트에서 딸기와 주전부리 약간을 사들고 숙소에 돌아왔다.
일본식 가옥인 숙소는 두 개의 다다미 방으로 되어있고
미닫이 문을 열어 두 방을 하나의 방으로 만들 수 있다.


쉬면서 얘기 좀 하다보니 어느새 저녁 식사할 시간인데
부모님은 어디 나가기엔 힘이 드신지
근처 마트에서 간단한 요기거리 사서 해결하시겠다고 한다.
텐진 야타이가 숙소에서 걸어서 갈 만하다고 설득을 해봤지만 요지부동.
이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부모님이 힘들 다는 것을 알긴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쨋건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가긴 해야지.

노상 포장마차라는걸 거의 볼 수 없는 일본이지만
후쿠오카에는 인기있는 포장마차 거리가 두 곳이 있다.
하나는 예전에 가봤던 나카스(中洲)이고
나머지 하나가 이번 숙소 근처인 텐진(天神)인데,
강변의 포장마차라는 운치의 나카스가 있다면
텐진은 후쿠오카 최대 번화가란 특징이 있다.
 
해질 무렵이면 하나둘씩 나타나선
어느새 텐진 거리를 가득 채우는 포장마차들
 
당연한 얘기지만 포장마차라해도 인기 있는 집이 있어서
몇몇 집들은 영업 개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새 대기 줄이 늘어진다.
우리가 사전 조사했던 가게인 야타이 뿅키치(屋台屋ぴょんきち) 또한
맛집이라 알려져서 그런지 이미 줄이 좀 있는 상태.
그래도 많이 길지는 않으니 기다려보자.
 
대기하면서 미리 메뉴를 정하자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는 났다.
하지만 역시 포장마차답게 비좁아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한편으로 괜히 부모님 억지로 모시고 왔으면
복잡하고 불편하다고 한 소리 들었겠다.
이것도 한편으론 전화위복인 건가. 
 

처음엔 포장마차 투어라도 돌 듯 했던 우리였지만
막상 자리에 앉고 보니 썩 내키는 음식도 많지 않고
정신없는 복잡함에 약간은 피로감도 생겼다.
그냥 간단한 요리 몇개만 먹고 자리를 옮겨야겠다.
 


 
처음엔 포장마차 호핑 하겠다며
다양하게 먹어보기 위해 밥이나 면 종류를 피해서 시켰다만 
와중에 시킨 음식들은 우리에겐 좀 짰다.
술안주 느낌의 음식들이라 그랬을려나?
거기다 가격은 음식 질에 비해 비싸다고 생각되는 정도.
(사진의 음식들이 다 합해서 1800엔......)     
결국 우리는 호기롭게 나왔던 마음과는 달리 불과 1시간여 만에 퇴각했다.
하지만 먹은게 많지 않으니 다른 요깃거리는 찾긴 해야겠다.
계획은 어그러지고 텐진 주변에 음식점을 찾아봐둔건 별로 없고...
그렇게 텐진과 하루요시 주변을 어슬렁 거리던 우리 눈에 들어온 것은
후쿠오카 음식중 하나인 모츠나베 가게, 하카타멘모츠야(博多麺もつ屋).
 

벽에 붙어있는 사인들을 보니 뮤지컬 팀들이 여기 많이 왔다갔나보다 
 
바 형태의 테이블에 일렬로 앉아야 되는 작은 가게지만
벽에 빼곡히 붙어있는 사인들과 구글 지도 평점을 보면 만만한 집은 아닌 듯.
자리마다 작은 1인용 전골 화로가 있고 메뉴도 1인용 하프 사이즈가 있다. 
우리가 많이는 아니었어도 좀전에 먹고 온게 있다보니
요리는 모츠나베 하프 하나와 조림 반찬 하나만 시켰다. 


 
곱창을 싫어하지는 않아도 즐기는 편이 아닌지라
"이거도 후쿠오카 음식이니까 먹자" 하고 들어는왔지만
음식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웬걸? 이 모츠나베 맛있는데?
앞서 포장마차에서의 아쉬움이 싹 사라졌다. 

식사 잘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보니
어머니는 숙소 근처의 낡은 동네 목욕탕에 갔다오셨단다.
시설은 오래되서 낡디 낡은 작은 목욕탕이었다지만
오히려 그 점이 향수를 자극하셨는지 얘기하시는 어머니 표정은 좋아보인다.

그럼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내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자. 

PS.
나중에 알고보니 니시공원의 벚꽃포인트는 우리가 간 쪽이 아니라
남쪽 입구에 있는 신사주변이었다. -_-;;;;;;
조금만 더 열심히 찾아보고 갔으면 좋았을 것을......

2025년 1월 13일 월요일

Jin과 Rage의 福岡 가족 여행기 - 20230329 (1): ‘7년만의 외출‘이 아닌 4년만의 출국

아침 비행기라 이른 새벽에 인천공항으로 가야했다.
안그래도 공항 가는 대중교통이 마땅찮은데 새벽이라 더더욱 골치아프다.
그런데 따져보니 5일간의 공항 장기주차비나 공항버스비나 거기서 거기라
(내 차가 저공해차량이라 주차비가 싼 덕도 있다.)
이번에는 인천공항을 자차로 가보기로 했다.

이른 새벽 자차로 가니 인천 공항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네.
부모님과는 공항에서 만나서 라운지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드디어 판데믹 이후 4년만의 출국~

늘 그렇듯 물 한 잔 마시니 후쿠오카(福岡)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에서도 사람이 적지는 않긴 했다만
후쿠오카 공항 입국 심사 줄은 (규모가 작은 탓인지) 더 혼잡했다.
Visit Japan Web으로 입국 심사 과정이 간편해졌다지만
공항 크기는 작은데 관광객이 몰려오니 어쩔 수가 없다.

공항버스를 타고 하카다(博多) 역으로 간 후
다시 하루요시(春吉) 정류장으로 가는 시내버스로 환승하려는데…
일본어가 유창한 아버지가 계시지만 지명 같은 고유명사는 또 다른 얘기.
와중에 버스 노선표는 작은 글자로 촘촘하니 알아보기도 힘들어서
어느 버스를 타야하는지 몰라 우리는 어리버리.
다행히 우리가 더듬거리는 걸 본 한 분이
영어로 어느 버스를 타면 되는지 알려주신다.
감사합니다~

어느 버스인지만 알면 도착 시각은 잘 알 수 있긴 한데...

하루요시 정류장에 내려서는 숙소로 걸어가자.
하루요시는 후쿠오카 최대 번화가인 텐진(天神) 근처지만
숙소 쪽은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야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한적하다.

후쿠오카에서의 우리 숙소 하루요시안(春吉庵)

첫 2박을 보낼 숙소는 부모님께 일본식 주택에서 지내는 경험을 드리고자
Airbnb에서 열심히 뒤져서 찾아낸 하루요시안.
할머니가 일본인이시기에 일본에 친근한 우리집이기는 하다만
특히나 외가의 옛집이 일본식 고택이었기에
어머니에게는 일본 주택에 대한 향수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체크인 시각은 아직 멀었지만
아까 메시지로 짐은 미리 맡겨놓고 가도 된다고 했으니
짐 맡겨두고 얼른 점심 먹으러 가자. 벌써 2시다.

점심 식사로 숙소 근처에서 계획한 곳은
사진으로 보기에 상차림 비주얼이 좋아서 점찍은
일본 가정식 밥집 가오가오(Gaogao).
서둘러 가게로 걸어가 자리가 있나 보는데
직원이 예약을 했냐고 물어본다. 아...아니요.
예약 안했으면 자리가 없다고 한다. ㄷㄷㄷ;;;
여기가 이렇게 인기 있는 곳이었구나하고 아쉽지만 돌아서려는데
메뉴판과 식사하는 손님들의 음식을 본 어머니도 관심이 생기셨는지
혹시 다른 날 되면 지금이라도 예약해두고 와보자고 하신다.
하지만 앞으로 며칠간 예약도 풀 부킹. ㅠㅠ

예상치 못한 식당 선택 실패로 당장의 점심이 문제가 되었다.
(늘 플랜 B를 준비하는 편인 아내님도 이 때만큼은 대안이 없었다...)
그냥 돌아다니면서 주변 식당들을 빠르게 탐색하는 수 밖에.
그래서 숙소 쪽으로 가던 중 눈에 들어온 한 밥집으로 들어갔는데
메뉴도 딱 3가지인지라 종류별로 다 시켜보기로 했다.

가게 이름도 특이한 톳토토(とっとーと)





멘치까스, 생선 조림 등과 교토식 오반자이 등
사실 특별할 것 없는 무난한 메뉴며 맛이었지만
그래도 검색도 않고 즉석으로 정했던지라
실패하지 않았던 것만으로 다행이다.

우여곡절 끝에 식사를 마친 후 뭘 할까 생각하다가
기왕 벚꽃철 맞춰 여행왔으니 후쿠오카 벚꽃 명소로 가보기로 했다.
후쿠오카 벚꽃 명소는 오호리 공원(大濠公園)과 니시 공원(西公園)이 꼽힌다.
오호리 공원이 사람도 더 많이 몰리고 그런다고 하니
우리는 인파를 피해 니시 공원에 가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