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발바르 제도 내에는 몇 개의 마을이 있는데
우리가 머무는 롱위에아르뷔엔(Longyearbyen)이 제일 크다.
크다고 하지만 사실 인구 1600여명의 마을이라
걸어서 15분이면 마을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정도.
그래도 관광안내소와 몇몇 가게들 뿐만 아니라
학교도 있고 심지어 대학교도 있다.
롱위에아르뷔엔의 학교 건물 |
관광 안내소 |
롱위에아르뷔엔 중심가 |
적잖은 동남아 노동자들이 와 있음을 알게 해주는 가게 |
스발바르에 있다고 스발 바......여기도 아재가 있네 |
일반적인 슈퍼마켓 외에 타이 샵이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이 곳에서도 청소부와 같은 단순 노동직은
인건비 싼 동남아 사람들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도시에서 동남아 음식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기는 한데
그렇다고 오지 중의 오지인 이 스발바르에서도 그럴 줄이야.
이곳에서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것들이 몇 있는데
석탄 운송용 목재 케이블 타워들과 차량보다 훨씬 많은 스노우모빌,
그리고 정체모를 거대한 파이프들이다.
과거에 사용된 석탄 수송 케이블 타워들 |
스발바르의 주된 겨울 이동 수단인 스노우모빌 |
마을 곳곳으로 이어진 거대한 파이프들 |
롱위에아르뷔엔 주변의 석탄 광산들은 폐광이 되어서
이 주변의 석탄 운송 케이블 타워는 전부 사용되지 않는 것들.
거기에 방치된 스노우모빌들과 뭔지모를 파이프들까지 있으니
사람이 살지 않는 폐허 속에 있는 느낌이다.
(게다가 실제로도 사람을 마주치기 힘들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뭐하러 거기까지 갔냐는 얘기를 할텐데
그 질문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이 말밖에는 없을 것 같다.
"스발바르니까"
마을 구경중 들어간 기념품 점에서는
박제된 커다란 북극곰이 우리를 맞이했다.
그러고나서 보이는 안내판의 문구,
"가게 내의 모든 북극곰은 죽은 상태이니
총기를 직원에게 맡기세요."
농담조의 문구로 보이겠지만
사람보다 북극곰이 많은 이 지역 특성상
주민들이 총기를 들고 다니는 게 흔한 일이다.
(그렇다고 진짜 총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보진 못했지만)
마을 중심가의 광부 동상 |
먹을 거리를 사기 위해 마트로 향했는데 광부 동상이 보인다.
애시당초 스발바르는 석탄 광산때문에 개발된 지역.
롱위에아르뷔엔이라는 마을 이름도 미국의 광산업자였던
존 먼로 롱이어(John Munro Longyear)에서 유래된 것이다.
의외로 마트는 극지방의 작은 마을임을 잊게 할 정도로 큰 규모였다.
스발바르는 아무런 농축산업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먹거리들은 내륙에서 수송된 것이긴 하다만
그래도 이 극지방에서 열대 작물들을 만나는 것은
한편으로 당혹스럽기도 했다.
극지방에서 만난 열대 과일들 |
하지만 여기가 특수한 지역이라는 것을
마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주류판매 코너에 떡하니 붙어있는 안내문이 그것인데
크루즈선, 어선, 연구용 선박 등의 승무원과 승객들은
술을 살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른 건 다 그렇다치는데 크루즈선 승객들은 왜?
그들이나 우리같이 비행기로 온 관광객이나
별 차이 없을 것 같은데 말이지...
아마도 이는 스발바르 전체가 면세지역인 특성때문일텐데
그런 이유로 세금이 많이 붙는 물품들인 술과 담배, 석유 등이
노르웨이 본토와는 상대도 안될 정도로 싸다.
다른 물품들도 소비세가 없다보니
상당한 물류 수송비가 들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약간 싼 편.
장을 보고 나서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별 거 없는 지역이라지만 그런 만큼 별 거 하지 않고 쉬어보자.
여행온지 거의 2주 다 되어가다는데다
그동안 워낙 자주 이동했던 만큼
누적된 피로가 많은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동안 밀린 잠이라도 푹 자고 그러면 좋지 머.
내일 저녁 카약 투어 전까지는 이렇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보자.
그러면서 마지막에 오슬로에서 뭘 하면 좋을 지나 찾아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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