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이나 이전의 아이슬란드에서
밤이 3~4시간밖에 되지 않는 것을 겪어는 봤지만
스발바르(Svalbard)는 3개월간 해가 지지 않는 진짜 백야의 땅.
며칠간 못 볼 어둠을 뒤로한 채 이륙과 함께 눈을 감았다.
잠깐 쪽잠이라도 자야지.
오슬로에서 출발하고 3시간이 넘었다.
이제 거의 도착할 시간이 됐는데 바깥은 구름만 잔뜩이라 보이는게 없다.
그런데 자꾸 비행기가 뺑뺑이 도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착륙할 듯 내려가다가 구름속에서 다시 상승하기를 반복한다.
극지라서 기상상태가 안좋은 때가 많다고 들었다만
이러다가 설마 회항하는 거는 아니겠지?
그러다 마침내 구름을 뚫고 내려가는데
당황스럽게도 내려가자마자 활주로가 나타난다.
구름이 거의 안개 수준으로 낮게 깔려 있었던 것.
구름이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거 새벽 4시반. 밤 따위는 없는 스발바르의 여름 |
우리가 진짜 스발바르에 왔구나 |
작은 공항이라 건물까지는 걸어서 간다 |
공항 건물로 들어가 짐을 찾는 수하물 벨트로 가니
커다란 북극곰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리고 짐을 찾은 다음 숙소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건물을 나서자
각 지역까지의 이정표에 떡하니 북극곰 주의 표시가 보인다.
실제로 스발바르는 사람보다 북극곰이 많은 지역이다.
한여름인 지금도 기온이 불과 10도 안팎.
어서와, 스발바르는 처음이지? |
북극까지는 1300 km. 서울에서 타이페이까지의 거리 |
세계 지도에서의 스발바르 위치 |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자. 롱위에아르뷔엔(Longyearbyen)까지는 차로 10분.
마을 제일 깊숙한 안쪽에 있는 우리 숙소까지도 15분만에 도착했다.
우리 숙소는 예전 탄광촌 숙소를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한
스발바르는 지금도 석탄 광산이 주 산업인 곳이다.
이미 6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지만 제대로 잠을 못잤으니
얼른 체크인하고 3~4시간이라도 잠을 좀 자자.
...
겨우겨우 10시 조금 넘어서 눈을 떴다.
피곤은 하지만 수면 패턴이 망가지지 않도록 낮에 활동을 좀 해야지.
우선 프론트에 가서 스발바르에서 할 투어를 알아보자.
예의바른 흰 곰과 검은 곰? |
세계 최북단 브루어리, 스발바르 브루어리의 IPA |
프론트에서 스발바르 브루어리의 맥주를 파는 것을 본 아내는 냉큼 한 잔 주문했다.
세계 최북단 브루어리라는 타이틀 만으로도 아내에게는 매력적이었을 거다.
거기다 진한 오렌지필 향과 쌉쌀한 맛이 아내 입맛에도 잘 맞아 대만족.
성수기라 그런지 투어는 이미 많이 예약이 차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라 생각해서 예약을 미뤘더니...
어쩔 수 없이 오늘은 우리끼리 걸어다니며 마을 구경하면서 쉬고
내일은 저녁에 카약 투어, 그리고 모레에 반나절 차량 투어를 하기로 했다.
북극 여우나 순록, 새들 그리고 북극곰을 보러 가는 사파리 투어는
사실 그게 제일 하고 싶은 거지만 아예 비는 시간이 없다.
이제 마을 구경을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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