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잠든 탓에 일찍 일어난 아내가 아침 산책을 하자며 깨운다.
어짜피 좀 있으면 아침 식사도 해야 되니 일어나볼까?
숙소앞 아침 풍경 |
온통 아이보리 색인 라임스톤 건물들과 바다/하늘의 대비,
그리고 현대의 아파트들과 고전 양식 건물들의 대조가
몰타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스탄불보다 낫다곤 해도 꽤 춥네. -_-; 철수~
아침 식사는 치즈, 햄, 토스트, 시리얼과 과일 몇가지.
최소한 아침 식사는 어제 이스탄불에서의 식사가 그립군.
아내는 나를 깨우기 전 새벽에 혼자 일어나서
이스탄불에서 그리던 블루모스크 스케치를 끝냈단다.
(화가의 손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젬병인 나로서는
불과 3~4시간만에 이런 스케치를 그린 것 자체가 놀라울 뿐이다.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는 관광을 시작해야지.
우선 발레타(Valletta) 방향으로 가볼까?
길을 얼마 걷지 않아 만난 오르막길에 인쇄된 문구가 보인다.
1950년대 비트 제너레이션의 대부중 한 명인
알렌 긴스버그(Allen Ginsberg)의 시 'Howl'의 첫 구절.
유럽의 난민 사태로 인한 혼란에서부터
몰타의 정치적 비리를 취재하다가 사망한 여기자 사건까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우리 세대 최고의 지성들이 광기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보았다 |
우선 첫번째 목적지는 로만 배스(Roman Baths).
버스를 탈까 싶었지만 이 동네 버스가 자주 안다니니까
그냥 20분 거리 정도는 걸어서 가자.
공원 내 건물 위에 알록달록한 고양이가 귀여워서 찰칵 |
산 질리안 탑(Torri ta' San Ġiljan)을 지나 코너를 도니
길게 뻗은 해안 끄트머리에 로만 배스가 보이는 듯 하다.
조금만 더 걸어가자 |
드디어 도착한 로만 배스.
몰타는 섬나라지만 모래사장이 거의 없고
절벽이나 돌로 된 해안이 거의 대부분이라서
이 돌을 풀장처럼 깎아서 해수욕을 즐겼다고 한다.
이게 로마 시대부터 이용한 것이라서 로만 배스라나?
여름에 왔으면 우리도 여기서 해수욕도 즐겨봤겠지만
지금은 겨울이니 잠시 둘러만 보고 가자.
하긴 여름엔 북적대서 자리도 없으려나?
로만 배스를 잠시 둘러본 후 이번엔 페리 터미널로 향했다.
번잡한 슬리에마(Sliema)를 가로질러 걸어서 15분.
번잡한 슬리에마(Sliema)를 가로질러 걸어서 15분.
페리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바로 맞은편으로 가면
몰타의 수도 발레타에 도착하게 된다.
발레타 페리 터미널에서 내려 성벽을 올라가자.
몰타에서 도시(City)의 영역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것과 달리
하나의 성으로 둘러싸인(혹은 그럴 정도의) 크기이다.
수도인 발레타의 넓이는 불과 0.8㎢, 서울 명동(1㎢)보다도 좁다.
몰타의 수도 발레타에 도착하게 된다.
맞은편에 보이는 발레타. 배로 불과 10분이면 가지만 버스는 돌아가서 20분 정도 걸린다 |
슬리에마와 발레타 사이에 있는 마노엘(Manoel) 섬의 마노엘 요새 |
발레타 페리 터미널에서 내려 성벽을 올라가자.
몰타에서 도시(City)의 영역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것과 달리
하나의 성으로 둘러싸인(혹은 그럴 정도의) 크기이다.
수도인 발레타의 넓이는 불과 0.8㎢, 서울 명동(1㎢)보다도 좁다.
전형적인 발레타의 주택가 모습들 |
성벽을 올라온 후 바로 발레타의 주택가를 만났다.
빈틈없이 다닥다닥 붙은 아이보리 색의 라임스톤 건물들마다
어김없이 튀어나온 갖가지 색의 발코니들이 인상적이다.
창으로 둘러 싸여 닫혀있는 형식의 몰타식 발코니는
그 기원에 대해서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고 한다.
형식에 관해서는 북아프리카 모로코나 오스만 제국 등의
이슬람 문화권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도 있고
그저 궁전에서 비가 들이치는게 싫어 폐쇄형 발코니를 만들었더니
다들 따라 만들어서 그렇다는 얘기도 있다.
또한 지금처럼 모든 건물들에 빠짐없이 있는 이유로
영국 식민지 시절에 목재와 페인트가 저렴하게 수입되면서
너도나도 유행처럼 발코니를 지었다고도 한다.
어쨋건 이 발코니는 발레타에 온 여행객의 첫 눈길을 끄는 대상이다.
좁은 골목들을 지나 마노엘 극장 앞에 도착했다.
마노엘 극장의 역사는 280년이 넘었는데
현재 운영중인 극장 중 세번째로 오래된 극장,
영연방 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극장이다.
그런데...
굳게 닫힌 마노엘 극장 |
우리는 왜 하필 내부 수리중일 때 왔는가... |
발레타 관광 시작부터 '인생은 시트콤' 모드.
마노엘 극장은 내부 수리로 인해 굳게 문이 닫혀있었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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