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4일 월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503 (2) : 우연히 여행의 마지막에 만난 博多どんたく

호텔에서 체크아웃 한 다음에 다시 나카스로 향했다.
걸어가면서 둘러보니 아까는 잘 몰랐는데
아무래도 오늘이 마츠리(祭り 축제)가 있는 날인가보다.
곳곳에서 단체 맞춤복을 입고 구호에 맞춰 춤추는 일행들이 보였다.
아마 오늘 아침에 본 행렬도 이 마츠리 행렬이었나보다.



축제에는 당연히 길거리 음식이 빠질 수 없지.
나카스 역 근처의 다리 양쪽은 어느새 많은 노점들로 꽉 차 있었다.
아침을 늦게 먹어서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으니
점심은 간단한 길거리 음식으로 해결하면 되겠다.



여러 가판대 중에서 아내 눈에 띈 것은
어제 마셨던 오쿠라 호텔 하카타 드래프트의 가판대.
맛있는 맥주를 두고 아내가 낮술을 안할리가 없지.



간단하게 먹을 거리로는 닭꼬치와 소고기꼬치를 샀다.
나카 강(那珂川)변으로 내려가 자리를 잡고 요기를 하자.


한마리 굶주린 맹수...?

꼬치를 먹고 다시 대로로 올라오니
아까보다 사람들이 더 늘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가를 점령하고 있었다.
한편에 자리잡은 무대를 보니 이 축제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바로 하카타 돈다쿠(博多どんたく).



이름을 보고는 찾아보니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축제.
동원되는 인원수만으로도 2만,
구경오는 관광객 수는 200만명인 축제란다.
돈다쿠의 어원은 네덜란드어로 휴일을 뜻하는 Zondaq(존다크)인데
돈다쿠 마츠리가 있는 5/3~4일 역시 일본의 공휴일이다.
아마도 일본의 5월 골든위크에 열리는 축제다보니
말그대로 휴일 축제로 이름을 정한 것 같다.
과거 일본은 (특히 규슈는) 네덜란드와 가까운 관계였던 때가 있었으니
네덜란드어를 이용한 것도 이해가 간다.

모두들 길가에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 틈에 끼어서 기다려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축제 행렬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행렬이 지나가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보니
가면을 쓰고 말을 타고 가는 3복신이 나타났다.
하카타 마츠바야시(博多松囃子)라고 불리는 이들은
후쿠진(福神), 에비스(恵比須), 다이코쿠텐(大黒天).


후쿠진

노란색 가면이 남자 에비스, 흰 가명는 여자 에비스
다이코쿠텐은 사진이 없네

30여분간 퍼레이드를 구경하다가 자리를 이동했다.
퍼레이드 구경이 재밌기는 했지만
한참동안 계속될 행사를 내내 구경할 생각까지는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막대한 과제,
카스테라 20박스 구매가 남아있다. -_-
(어쩌다보니 부모님과 이모님 등으로부터 부탁받은 양이 어마어마.)

전철을 타고 하카타 역으로 가서 역사내 쇼핑센터로 가자.
하카타 역 쇼핑센터에는 3대 카스테라 가게의 매장이 다 있다.
(후쿠사야(福砂屋), 분메이도(文明堂), 쇼오켄(松翁軒))
카스테라는 나가사키 특산물이지만
보존기간을 생각해서 출국전에 후쿠오카에서 사는게 낫다.

2년전에 왔을 때에는 세 매장의 크기가 다 엇비슷 했는데
이번에 와보니 후쿠사야는 크게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분메이도와 쇼오켄은 작고 눈에 띄지 않아서 찾는데 애를 먹었다.
어쨋건 무사히 세 매장을 다니며 카스테라 20박스 확보.
(이것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큰 짐가방을 가져오기도 했다.)

카스테라 20박스를 짐가방에 넣고 나니 참 무겁다.
아침부터 계속 돌아다니느라 피곤하니 잠시 쉬어가자.
목적지는 후쿠오카의 유명한 카페인 코히샤노다(珈琲舎のだ).
하카타 역사에도 지점이 있지만
계속해서 너무 번잡한 장소에 있는게 답답했던지라
역사를 벗어나서 길건너편 Sun plaza 지점으로 향했다.

가게가 크지 않아 얼마 남지 않은 자리에 다행히 앉았다.
커피 가격이 약간 비싸긴 하지만 기왕 즐길 거. 블루마운틴!
(다만 비싸니 한 잔은 그냥 노다 블렌딩으로...)



사이폰 방식으로 만들어낸 커피와 차가운 얼음물에 띄워진 생크림,
앤틱 스타일의 커피잔과 설탕 용기까지
맛보기 전에 이미 눈으로도 즐거운 커피 세팅이다.
신맛은 내 기호에 비해 조금 부족하지만 구수하고 적당히 무게잡힌 맛.

어느정도 카페에서 쉬었다가 다시 하카타 역으로 갔다.
이제는 다시 형네와 만나서 저녁을 먹어야지.
하카타 역 푸드코트 음식점에서 라멘으로 이른 저녁식사를 해결한 후
전철을 타고 후쿠오카 공항으로 가자.
이제 3박4일 빡빡하게 채운 일정이 끝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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