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박의 화려한 성모 마리아 상과 장식물들이
흰색과 베이지색의 깔끔한 회벽과 뭔가 이질감이 든다.
1000년이 넘은 성당이라는데 그렇게 고풍스런 느낌은 들지 않네.
뭐 어쨋건 중요한건 종 치러 온거니까... -_-;
단상 앞에 종에 매달린 밧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
발 아래에 매달리지 말라는 표시가 있다 |
종을 치는데는 꽤나 힘이 들었다.
세번 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묵직한 느낌 때문에 조절이 안되서 오히려 여러번 친건 함정 -_-;
어쨋건 둘이서 번갈아 가며 종을 친 후 돌아보니 방명록 적는 곳이 있네.
그런데 몇장 넘겨보니 한글이 꽤 많이 보인다.
아무도 슬로베니아를 못알아 준다고 자살을 결심했던 베로니카는
최소한 한국에는 성공적으로 알린 것이려나?
번잡하니 피해야겠다 싶어서 문 밖으로 나서는데...
갑자기 이 신혼부부를 따라다니던 사진기사가 나한테
문 옆 창가에 둔 렌즈 못봤냐며 나한테 물어본다.
뭔 소리야? 하고 보니 이 사진기사의 카메라도 캐논.
왠 동양인이 캐논 DSLR에 커다란 백통 달고 다니는걸 보고는
내가 그 렌즈를 가져간 것인지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_-;;;
우린 렌즈 본 적 없다고 얘기하니 알겠다곤 했지만
그 미심쩍어하는 표정이란...
하지만 얼마 후 자기 조수가 챙겨둔걸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말하긴 했다.
평소같으면 의심받는게 불쾌했을 법 하지만
우린 여행중이니까, 즐거워야하니까 쿨하게 넘어가자.
성당에서 나와서 호수 너머 블레드 성을 바라보니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인) Karavanke (영어로 Karawanks) 산맥과 어울려
그림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성 뒤편은 만년설이 덮인 Stol 산 (일거다 -_-a) |
다시 배를 타고 원래의 선착장으로 돌아가 블레드 성에 올라가보자.
@ 갔다온 후 찾아보고 알게 된 것.
블레드 호수에 있는 배는 플레트나(Pletna)라고 부르는데
18세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문에서는 이곳이 알려지길 꺼려해서
플레트나 23척만을 띄울 수 있도록 제한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 전통에 따라 23척의 플레트나만이 호수 위에 있다.
거기다가 심지어 사공은 가업으로 전해지는 직업이란다.
(알바가 아니었군;;;)
나루터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블레드 성에 오를 수 있다.
올라오는 길이 꽤 가파르네.
(나중에 알고보니 올라오는 버스가 있단다 OTZ)
블레드 성은 공식기록 상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
(1011년 5월 22일)
지금의 형태는 1700년 경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사실 우린 그런건 관심없고...... 경치!
성에서 내려다보는 블레드 호수는 일품이었다.
잘 안보이겠지만 섬 왼쪽 건너편에 티토의 별장이었던 Villa Bled가 있다 |
플레트나를 탔던 나루터 쪽. 뒤편에 블레드 시가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