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9일 금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7 (2) : 밭 한가운데의 성지, Ta' Pinu 성당

언덕 위까지 올라왔으니 다른 방향의 전망도 보자.
아시아의 산악지형에서 볼 수 있는 계단식 논처럼
언덕마다 층층이 만들어진 계단식 밭이 보인다.
구글맵 위성사진으로 몰타와 고조를 보면
사람사는 집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공간이 밭인데
그만큼 이 작은 섬이 높은 인구밀도를 가졌다는 반증일테다.


춥지만 않다면 날씨 자체는 참 좋다


계단식 밭 너머에는 고조의 중심도시 빅토리아(Victoria)가 보인다


제주도 만큼이나 돌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제 다른 곳으로 이동해보자.
고조 섬 남부는 내일 돌아보기로 하고
북부에서 또 가볼만한 곳이 어디 있으려나?
아내와 잠시 찾아보니 멀지 않은 곳에
(사실 고조 섬 크기가 작아서 먼 곳 자체가 없다. ㅋ)
기적의 성당이라고 불리는 타 피누(Ta' Pinu) 성당이 있구나.

한적한 길을 따라 차로 15분을 달려 타 피누 성당에 도착했다.



이 곳에 처음 성당이 지어진 것은 언제인지 모르지만
현재의 건물은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몰타 내에서는 오래된 축에도 끼지 못하는 곳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타 피누 성당을 찾게 된 이유가 있는데
1883년에, 이 곳에서 밭일을 하던 소녀가 성모의 목소리를 듣고
어머니 병을 낫게 해달라고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진 이후
많은 사람들 소원을 이루어준 명소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건물도 소원을 들어준 성모에게 감사드리기 위해 지은 것.
이전에는 작고 소박한 성당이었다고 한다.




성당 입구 양쪽의 모자이크 성화

매서운 찬 바람을 피해 성당 내부로 들어가자.


정문 위의 성모 모자이크


100년 되긴 했어도 상당히 깨끗한 내부.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이유로 유적이 아닌 현대 건축물 같다


성모상


양초가 아닌 전구로 된 초인 것은 살짝 깬다

이 곳에서 빈 소원이 이루어진 사연들과 그 증거들이
성당 한편의 복도 벽들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에 대한 치유 소원이 잘 이루어지는지
기저귀들이 같이 많이 걸려있는 것도 재밌는 모습.
그 외에 깁스나 보조기들도 여러개 보인다.




너무나 소박하고 현실적인 크리스마스 선물들이 정감있다

보통은 치유의 소원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라지만
우리는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여행을 마칠 수 있길 빌어보자.

타 피누 성당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
내일 아침 먹거리를 사기 위해 근처 식료품점을 들렀다.
과일과 올리브, 인스턴트 스프 등을 사던 중 발견한 하얀 덩어리,
바로 생 염소 치즈인 쥬베이니엣(Gbejniet)이었다.
아내가 누린내에 약하다보니 평소같으면 지나쳤을텐데
고조 섬의 특산물 중 하나가 염소 치즈다보니 한번은 먹어봐야지.


가운데 보이는 동그랗고 하얀 덩어리가 쥬베이니엣

아침에 들고나온 물도 다 되어가니 마실 것도 하나 사자.
몰타의 국민음료라고 하는 키니(Kinnie)에 도전!
광귤과 약쑥 추출물이 재료로 들어간다는데
달콤한 탄산수 뒤에 느껴지는 약간의 쌉쌀함과 독특한 향이
처음에는 약간 당황스럽긴 했어도 묘하게 매력있다.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람라 만(Ramla bay)으로 가자.

2018년 6월 16일 토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7 (1) : 전통과 변화가 공존하는 염전

역시나 시차 탓에 전날 일찍 잔 만큼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몰타 옆에 있는 고조(Gozo) 섬에 가는 날.
아침식사를 하고 호스텔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둘러봤다.

겨울만 아니었어도 수영장에서 망중한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


인하위 호스텔 입구

살리프가 일찍 일어나지를 않아서 인사를 못했네.
며칠 뒤 터키 간다면서 변변한 두꺼운 옷도 없다던데
(몰타보다 많이 춥다고 우리가 겁을 좀 줘놨다. 사실이기도 하고.)
마음으로라도 그의 여행이 무사하길 빌어본다.

치르큐와(Ċirkewwa) 페리 터미널로 가기 위해
숙소 앞 버스 정류장에서 222번 버스를 기다렸다.
10분쯤 지나 버스가 왔는데......어라?
우릴 못본 것인지 만차 때문인지 버스는 그냥 가버렸다.
한국도 아니고 유럽와서 이런 일을 당해야 한다니. -_-;

멀어져가는 버스를 애절히 바라보는 아내님

몇 분 지나 다시 버스가 왔다.
이번에도 그냥 가버릴까봐 잔뜩 긴장했는데 다행히 멈춰섰다.
사람이 많긴 하네. 앞차도 그래서 지나쳤던 거라고 이해하자.

몰타 버스들은 운전이 조금 험한 편인데다가
서서 짐가방까지 붙잡은 상태로 구불구불한 언덕길들을 계속 만나서
휘청거리지 않기 위해 용을 쓰다보니 겨울임에도 땀이 흐를 지경.
버스는 거의 1시간 가까이 달린 후
뽀빠이 빌리지(Popeye village) 근처에 와서야 자리가 났다.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 데뷔작인 '뽀빠이'의 촬영지)

출발한지 1시간 15분쯤 지나서 치르큐와 페리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상당히 강한 바닷바람이 우릴 맞이했다.
이거 오늘 배에서도 파도때문에 고생 좀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이제 고조 섬으로 가는 배 표를 사자.
고조 섬 배 표는 무조건 왕복으로만 판다.
어짜피 치르큐와가 아니면 고조 섬으로 갈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아예 왕복 표를 끊고 돌아올 때도 먼저 샀던 배 표를 이용한다.
배를 타기 전 매점에서 전통 빵인 프티라(Ftira)가 보여서 구매했다.
커다란 도넛 모양의 프티라는 보통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는데
지금 우리는 재료가 없으니 그냥 맨 빵을 간식으로 뜯어먹어야겠다.

크고 아름다운 프티라

치르큐와에서 고조 섬의 임자르(Mġarr)까지는
배로 불과 3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
그러나 강한 바람 탓에 파도는 꽤나 넘실댔고
배 안의 탁자와 의자들은 고정 되어 있지를 않아서
파도에 배가 휘청거릴 때마다
한 쪽으로 쏠려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용써야 했다.

임자르 페리 터미널에 도착한 후
1층의 렌터카 사무소를 들러 예약했던 차를 받았다.
고조에서는 몰타에서보다 하루동안 다닐 거리를 길게 잡아서
배차시간 뜸한 버스를 보다는 이틀간 렌터카가 나을 것 같았다.
몰타의 차 렌트 비용도 비교적 싼 편인 것도 이유.
다만 영국 지배 시기의 영향으로 운전석 방향이 반대인데다가
길이 좁고 험한 곳인지라 한동안은 꽤나 긴장해서 운전해야했다.

우선 2박을 보낼 나두르(Nadur)에 있는 숙소로 가자.
지도에서 목적지로 나온 곳 근처에 왔지만
아무 표지가 보이지 않아 두리번거리는데
길에 서있던 한 남성이 Sunny Houses에 왔냐고 물어봤다.
이 곳에 찾아올 동양인은 자기네 손님밖에 없나보다. ㅋ
하긴 숙소가 일반 주택가에 있는 지라 관광객이 잘 없을 곳이긴 하다.
(무슨 이유인지 숙소 이름은 현재 Moonshine Villa로 바뀌었다.)

대충 길가에 차를 대고 숙소로 들어갔다.
(주차장이 따로 없기도 하고 길가에 주차해도 된다고 하더라.)
Airbnb에서 비교적 싼 가격과 말끔한 실내를 보고 예약했지만
숙소 사진이란게 뻥은 좀 있으니 크게 기대는 안했다.
오...그런데 방이 약간 작기는 해도 상당히 깔끔해서 마음이 든다.


1박 28€의 숙소에서 웰컴 과일과 과자를 만날 줄이야


심지어 공동 부엌에는 크리스마스 파이도 있었다

방에서 짐을 풀어두고 파이와 프티라로 점심을 대신했다.
값이 싼 이유가 1층이어서였다만 (다른 방은 다 윗층에 있었다.)
짐 들고 올라갈 필요 없고 공동 부엌 이용이 편하니 나쁠 것도 없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관광을 시작해볼까?
첫 목적지는 북쪽 쉬웨이니(Xwejni) 해안에 있는 염전.



20분 정도 달려서 도착한 목적지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뻘로 된 염전과는 다른 풍경.
온통 암석 해안인 몰타와 고조이다보니 돌을 파서 염전을 만들었다.
이것도 로만 배스처럼 로마시대때부터의 전통이라나?
다만 아무래도 겨울에는 물의 증발이 느려서인지
염전일을 하는 인부는 아무도 안보이고 관광객 뿐이라 아쉽네.

그나저나 다시 바닷가 근처로 오니 바람이 참 많이 분다.
기온이 아주 낮은건 아닌데 (10~12도) 바람 탓에 두꺼운 외투는 필수.


물이 빠질 염려는 없겠지만 바닥을 평평하게 깎아내기가 힘드니
말린 후 소금을 걷는 것은 되려 쉽지 않아보인다


방어용 포대였던 건물은 이제 소금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어느정도 염전 근처에서는 둘러봤으니
이번에는 차로 근처 언덕 위로 올라 가서 내려다보자.



높은 곳에서 염전 전체를 내려다보니
아마도 근래에 만들었을 네모 반듯한 염전과
오래전에 만들어졌을 듯한 다양한 모양의 염전이 같이 보인다.
세월이 흘렀지만 암석 염전의 전통은 유지하면서도
시대에 따라 변화한 모습을 같이 볼 수 있는게 재밌네.

2018년 6월 10일 일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6 (4) : 오늘도 다시 Cia~o, my friends!

어제는 닫혀 있던 시내 많은 가게들이 오늘은 열고 있다.
식료품 가게인 웸블리 스토어(The Wembley Store)에 가보자.
혹시나 간단하게 조리해먹을 만한 게 있으면
호스텔에서 사들고 가서 저녁으로 해 먹어야지.

별별 파테가 다 있다. 토끼 파테, 오리 파테, 사슴 파테...

아...그런데 웸블리 스토어는 파인 푸드 매장이구나.
덕분에 재밌는 소스나 재료들은 많이 구경했지만
(그리고 지하 와인 매장에서 아내의 눈도 좀 돌아가고...)
정작 우리의 저녁식사용으로 살만한 것은 없었다.
저녁 식사는 그냥 시내 식당에서 사 먹어야겠군.
(또다른 식료품 점을 찾아 헤매기는 귀찮았다. -_-;)

이번에는 쇼핑센터로 가볼까?
몰타는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물가가 싸다보니
옷도 상대적으로 싼 값에 살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준비해온 옷에 비해 날씨가 쌀쌀하니
괜찮은 옷 있으면 한두벌 사는 것도 좋지.
그래서 토미 힐피거 매장, 아웃렛 매장, 로컬 브랜드 매장을 들렀는데
...
그런데 싸도 결국 글로벌 브랜드 옷 가격 어디 안 간다.
우리나라에서 사 입는 것보다 10여% 싼 정도?
로컬 브랜드 옷들은 가격적인 면에서는 맘에 들었지만 
대신에 이번에는 디자인이 아내 눈에 차지 않았다.
너무 무난하고 심심한 느낌.
결국 옷 쇼핑도 실패.

점심을 적게 먹었던 탓에 좀 이른 시간이지만 배가 고프다.
가까운 리퍼블릭 광장에 있는
몰타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인 코르디나(Caffe Cordina)로 가보자.
그런데...코르디나는 7시면 문 닫는 가게라서 그런지 벌써 폐장 분위기.
(아직 6시도 안되긴 했는데...)
뭔가 우리 발레타랑 원수진 일 있나? -_-;



뭐 오늘은 열고 있는 가게들 많으니
걷다가 눈에 들어오는 가게에 가보자.
...
그러나 역시 결정장애자들인 우리는
정처없이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리기만 할 뿐.
그냥 어제 갔던 빈티지 카페 갈까? 거기 피자도 있던데.
가서 어제 그 서버 아저씨 얼굴도 다시 볼 겸.

빈티지 카페도 어제보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우리를 본 서버 아저씨는 반갑게 인사했다.
"챠~오, 마이 프렌즈(Ciao, my friends)."
우리에게 오늘도 커피 마시러 왔냐고 묻는 서버 아저씨.
오늘은 커피 말고 피자 한 판 먹으러 왔어요.


이탈리아 피자라기엔 도우도 두껍고 맛은 뭐 그냥저냥...

몰타에 사는 이탈리아 출신들이 많으니 피자 맛은 괜찮지 않을까했다만
아쉽게도 빈티지 카페의 피자 맛은 그냥저냥.
그래도 오늘도 어김없이 일하는 중간중간
유쾌한 웃음과 함께 얘기를 걸어주는 서버 아저씨 덕에
전혀 아쉬움 없이 웃으며 맛없는 피자를 먹을 수 있었다...읭?

우리가 이틀 연속으로 찾아와서 그런지
어제는 그저 장난스러운 넉살이 대부분이었지만
오늘은 아저씨와 나름 대화를 한동안 나누기도 했는데,
얘기하다보니 나름 여러나라에서 다니면서 살았던 데다가
돈에 쫓기는 삶에 대한 회의감까지 보헤미안 기질이 충만하신 듯.


오늘도 서비스로 디저트 빵을 선물받았다

저녁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직은 밤이 안늦었으니 주변에 바 같은 곳을 갈까 싶었지만
오늘도 우리 둘은 시차 부적응 탓인지 저녁 9시에 이미 꾸벅꾸벅.
그냥 일찍 자고 내일 고조섬으로 일찍 출발하는게 낫겠다.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