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6일 일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5 (4) : Cia~o, my friends!

안내판을 보니 이 곳은 제2차 세계 대전 몰타 공방전 기념비였다.
(지중해 한 가운데라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몰타는 옛날부터 여러차례 공방전을 겼었는데
섬에서 배가 정박 가능한, 절벽이 아닌 지역이 제한적이다보니
서로 가까운 발레타, 슬리에마, 쓰리 시티즈에 모두 요새가 지어졌다.)









몰타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지배하에 있었던지라
이탈리아와 독일 해군의 엄청난 폭격을 받았었고
이 곳은 2년이 넘는 이 몰타 공방전 기간동안
목숨을 잃었던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장소였다.
바다 쪽에 커다른 누워있는 동상 또한 시신에 천을 덮어놓은 형상.


이제 다시 리퍼블릭 광장으로 돌아가서
커피나 한잔하며 해진 뒤 조명이 밝혀지길 기다리자.





리퍼블릭 광장으로 돌아는 왔는데
카페 코르디나(Caffe Cordina)도 오후 4시로 영업 종료.
카페를 고르기는 커녕 어디든 문이라도 열고 있으면 들어가야겠다.

이 골목 저 골목 기웃거리던 중
우리는 빈티지 카페(Vintage Cafe)에서 발을 멈췄다.
우리를 본 종업원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챠~오, 친구들(Ciao, my friends)"라고 인사했다.
커피 한 잔만 마시고 가도 되겠냐니깐 당연히 된다면서
아예 카푸치노 마시라고 메뉴를 정해주기까지 한다.
인사말부터 능글거리며 장난치는 듯한 말투까지
누가봐도 전형적인 남부 이탈리아 아재일 것 같은 서버였다.
쌀쌀한 날씨에 관광지들로부터 버림받았던 탓인지
오늘따라 그의 과한 친절과 장난이 반갑고 즐겁구나.
그래, 해 질때까지 여기 있자.
카푸치노 한 잔과 치스크 맥주 하나 주세요!


우리가 받은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

커피를 마시다보니 살짝 출출해서 디저트라도 하나 시켜야겠다 싶었다.
하지만 주문을 했더니 다팔리고 없다고 하네.
그러고나서 냉장 진열대를 보니 조그만 빵 한조각밖에 안 남아 있었다.
에이 뭐 그럼 그냥 좀 있다 저녁이나 먹지 뭐.

그런데 잠시 후 서버가 우리에게 그 남은 모카 빵 한조각을 갔다주며
"친구들, 이거 내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야"라고 그런다.
아, 이 아재 정말 거부할 수 없는 유쾌한 매력을 가졌다.

우리가 받고 있을 수만은 없지.
계산을 하고 나서면서 책갈피 하나를 선물로 주고
아내와 그가 같이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유쾌했던 빈티지 카페의 서버



해가 진 발레타의 골목들은
곳곳마다 다른 모양의 조명들이 켜져 있었다.
서울같은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함은 아니지만
오히려 이런 느낌이 더 정겹다는 생각도 든다.









날도 춥고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야겠다.
발레타에서는 이제 그나마 열고 있는 가게도 얼마 없는 것 같으니
그냥 아예 숙소 근처에 가면 뭐라도 있을까 싶어서
버스를 타고 산 질리안으로 돌아갔다.
내 기억이 맞으면 아침에 숙소에서 나섰을 때
숙소 앞의 카페 골로소(Café Goloso)가 열었던 거 같았다.

숙소 앞쪽에 도착해서보니 다행히 카페 골로소는 열려 있었다.
자리에 앉고 나서 혹시 식사할 만한 게 있냐고 물어보니
아쉽게도 야채스프 1인분 밖에 없다고 그런다.
"어떡하지? 그거라도 먹을까?'
내가 한국말로 아내에게 물어보는 순간
동양인 여자 종업원으로만 생각했던 서버가 깜짝놀라며
"한국분들이세요?"
라고 말한다. 헐~, 이 아가씨야 우리가 오히려 놀라겠다.
알고보니 카페 골로소가 남자친구 가게라서
잠깐 도와주러 와 있던 아가씨였던 것.
어학연수로 적잖게 온다고는 하지만
관광객으로 오는 한국인이 적은 만큼 반가웠나보다.


따뜻한 야채스프와 뱅쇼로 몸을 녹이자

1인분이긴 했어도 스프와 빵으로 요기를 했으니 숙소로 돌아가자.
돌아와서 프런트에다가 렌터카 관해 물어보는데
마침 살리프가 우리쪽으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아내와 서로 눈이 마주치자 둘이서 동시에
"Where are you from?"이라고는 깔깔거린다.
다른 여행에서도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났지만
이번 여행은 특히나 유쾌한 인연들이 많은 것 같다.

방으로 돌아왔더니 또다시 쏟아지는 졸음을 이길 수가 없었다.
여태껏 시차로 고생한 적이 거의 없는데
이제 우리도 40대가 되어서 어쩔 수 없는 건가 싶다.
저녁 식사가 부족하긴 했지만
그냥 푹 자고 내일 아침을 많이 먹는 걸로 대신해야지. ㅋ

2018년 5월 4일 금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5 (3) : 젠장 메리 크리스마스다

예포 발사까지는 30분 정도 남았다.
몰타의 겨울은 비가 자주온다더니 날씨만 화창하다.
기온 자체는 쌀쌀하지만 햇볕 아래는 꽤나 따사롭구나.
그늘이 있는 벤치에서 따가운 햇살을 피해 기다리자.


예전에는 이 위에 지붕도 있었다고 한다


쓰리 시티즈가 보이는 공원 발코니에서
한가로이 예포 발사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제 곧 12시인데...대포쪽은 아무 기미도 없다.
우리말고도 다들 뭔가 어리둥절한 눈치인데
이거 설마 정오 예포도 크리스마스라서 쉬나? -_-;;;
결국 12시 10분이 될 때까지 대포는 고요했다...
오늘 관광 참 어렵네. 점심이나 먹으러 가야겠다.
우선적으로 찾아본 레스토랑은 트라부슈 비스트로(Trabuxu Bistro).

길을 가던 중 장 드 발레트 광장(Pjazza Jean de Vallette)을 만났다.
장 파리소 드 라 발레트(Jean Parisot de la Valette)는
프랑스 출신의 기사이자 몰타 기사단 2대 단장으로서
오스만 제국의 침공을 막아낸 몰타 공방전(Great Siege)의 주인공.
발레타는 그의 지시로 세워진 도시이며
당연히 도시 이름도 그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광장 가운데의 장 드 벨라트 동상

이 곳에서 발레타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는데
(장 드 발레트 광장 주변도 온통 보수 공사중이었다.)
2018년 유럽 문화 수도중 하나로 발레타가 지정되어서
손님맞이 준비의 일환으로 여기저기 공사판이었던 것이다.
마노엘 극장이나 가르멜 산의 성모 성당의 공사도 그 이유.
특히 몰타는 여름 휴양지이고 지금이 비수기다보니
비수기의 저렴한 체류 비용을 기대하고 온 우리에겐 안좋은 소식이다.

광장을 지나 식당 근처에 왔는데 뭔가 너무 한산하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트라부슈 비스트로는 문을 안열었다. OTZ
그냥 문 열고 있는 아무 식당이나 가야 하려나. 에휴...
그래도 근처에 찾아본 곳이 한 군데 더 있으니 거기라도 가보자.
이번에는 시티 게이트 근처의 람필라 레스토랑(Rampila Restaurant).
그리고 다행히 람필라 레스토랑은 문을 열고 있었다.




안내를 따라 가게 내부의 좁은 굴을 지나니...


성벽 사이의 테라스가 마법같이 나타났다

전채로 염소치즈 페이스트리 하나와
라비올리, 그리고 전통 토끼고기 요리를 시키자.
몰타 기사단이 이 섬을 통치하던 시절에 사냥이 금지된 후
단백질 공급원으로 토끼를 사육하기 시작한 이유로 인해서
토끼고기 요리는 몰타에서는 흔하게 먹는 음식이다.

아내는 식사와 함께 하기 위해 글라스 와인도 주문했다.
선택할 수 있는 와인 종류가 몇가지 되서
몰타 와인 중에서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이탈리아 와인을 추천한다.
이 이해할 수 없는 추천은 여행 끝까지 계속됐다.
(그 이유를 우리는 여행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와서야 알았다.)


무화가 잼을 곁들인 몰타 염소 치즈 페이스트리
(Maltese Goats Cheese Parcel)


염소 치즈 라비올리와 몰타 전통 토끼 고기
(Goats Cheese Ravioli & Traditional Maltese Rabbit)

식전 빵을 발사믹과 함께 먹으며 기다리니 전채요리가 나왔다.
혹시나 염소 치즈라서 누린내가 있지 않을까 했던 걱정은 기우.
모짜렐라 치즈 처럼 깔끔한 느낌과 쫀득함이 훌륭하다.
게다가 정방형의 치즈 덩어리는 얇고 바삭한 페이스트리에 싸여서
고소한 맛과 식감을 모두 놓치지 않았다.

이제는 메인 요리인 라비올리와 토끼고기 요리 차례.
같은 염소 치즈지만 라비올리 쪽은 약간 느끼하긴 했다.
그래도 라비올리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곁들여진 토마토, 허브들이 곁들어진 풍미는 만족.
토끼고기 요리는 소스와 강한 후추향의 향신료의 덕분인지
마찬가지로 누린내는 별로 나지 않아서 먹기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지방이 별로 없어 살이 퍽퍽하고 질긴 편이어서 아쉽네.
그래도 건포도와 토끼 육즙으로 만든 데미그라스 스타일의 소스는
약간의 새콤한 맛과 육즙 맛이 어우러져 맛있긴 했다.

식사 비용은 54€ (약 7만원)은 비싸다면 비싸지만
서유럽 관광지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먹은 비용이란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많이 든 편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겠다.

식사를 했으니 이제 다른 곳으로 가보자.
발레타 시내는 문을 많이 닫은 거 같으니 임디나(Mdina)로 가볼까?
어쨋건 버스를 타야하니 시티 게이트 앞의 정류장으로 가자.
그런데...정류장에 있는 버스 시간표를 보는 순간 멍~ 해졌다.
오늘 낮시간에는 4시간동안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는 것.
젠장 메리 크리스마스다.

어쩔 수 없이 발레타에 머물러야할 거 같으니
이번엔 발레타 끝에 있는 성 엘모 요새까지 걸어가볼까?
(발레타의 양 끝인 시티 게이트와 성 엘모 요새는 걸어서 20분 거리)
그리고 20여분을 걸어 도착한 성 엘모 요새 역시 closed...
여러분 크리스마스에 발레타 오는 거 아니랍니다. OTZ
그래도 오며가며 발레타 골목 구경은 실컷 했다.






보다시피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은 상태. 메리 크리스마스...


언덕 계단의 단이 매우 낮은데
기사들이 무거운 갑옷을 입은 상태에서도 걸을 수 있기 위해서란다.


네...메리 크리스마스입죠

이왕 이렇게 된 거 아까는 어퍼 바라카 정원을 갔으니
이번에는 로어 바라카 정원에 가볼까?
구글맵을 따라 걸어가는데...음냐 뭔가 길을 잘못들었나보다
로어 바라카 정원은 우리가 선 길의 건물 위에 있네.
대신 옆에 뭔가 기념비가 서 있는 것이 보이니 이쪽으로 가보자.

2018년 4월 30일 월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5 (2) : Malta에도 정의가 함께하기를

아쉽게도 문을 닫은 마노엘 극장을 뒤로 하고 돌아서는데
바로 옆에 성당이 있어 들여다봤다.
몰타는 단위 면적당 성당 개수가 가장 많은 나라인데
별로 크지도 않은 발레타 안에만도 15개가 넘는 성당이 있다.
몇 분 걸을 때 마다 성당 하나를 만날 수 있는 정도.


좁은 골목 사이에 있는지라 자세히 안봤으면 성당인줄 몰랐을 거다

성당의 이름은 가르멜 산의 성모 성당.
(Santwarju Bażilika Madonna tal-Karmnu /
Basilica of Our Lady of Mount Carmel)
여기서 가르멜 산의 성모는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고 한다.
그런데...열려 있는 정문으로 향하던 중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윽고 우리는 몇몇 관광객들이 보고 있는 것이
보수 공사중이라 휑한 성당 내부였음을 알게 되었다. -_-;


타원형 돔 성당은 처음 보게 되네


다만 여기도 보다시피...


내부 공사중인 것은 매한가지 OTZ

그래도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도 잠시 들여다볼까?
이전에 본 적 없는 타원형의 돔 지붕이 특이하다.
성화와 제단등에 죄다 막이 쳐져 있어서
원래 모습은 상상으로 추측할 수 밖에 없겠군.

(볼만한 것이 없으니 당연하게도) 잠시만 돌아보고 밖으로 나서려는데
문 근처에 테이블을 펴고 앉아계신 아주머님이 있다.
보아하니 수리 기부금을 받고 계시는 것 같아서 둘이서 2€ 기부.
그랬더니 그냥 안보내시고 성화 옷핀 2개를 주신다.



어짜피 이 부근에서의 관광은 그른 것 같으니
발레타 중심의 리퍼블릭 광장(Misraħ ir-Repubblika)으로 가자.


저녁이 기대되는 리퍼블릭 거리(Triq ir-Repubblika)의 조명들


국립 도서관 앞 리퍼블릭 광장은 언제나 노천카페 자리로 문전성시

리퍼블릭 광장을 지나 바로 옆에 있는 성 요한 대성당으로 가던 중
한 동상 앞의 분위기가 남달리 숙연하다.
450년 전 오스만 제국의 침략으로부터 몰타를 지켜낸 것을 기념하는
몰타 공방전 기념비(Great Siege Monument) 앞은
추모하는 의미의 꽃과 초, 그리고 결연한 의지의 메시지들이 놓여있다.
모두 작년 10월 16일에 (원격 조종된) 차량 폭발로 암살당한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Daphne Caruana Galizia) 기자에 대한 것.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몰타를 지켜낸 사람들 만큼이나
그녀와 추모객들은 부정부패로부터 몰타를 지키고 싶을 것이다

몰타의 부패한 정치인들에 대한 폭로로 유명했던 그녀는
비록 끔찍한 사건으로 최후를 맞이했지만
이 사건이 부디 몰타의 올바른 미래를 만들려는 이들에게
그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기를 나또한 바래본다.
우리도 불과 1년전에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서지 않았던가.

또다른 편에는 교황 비오 5세(San Piju Ⅴ Papa)의 동상이 있다.
그는 오스만 제국에 맞서기 위한 신성 동맹 결성에 큰 기여를 했고
몰타 요새 건축에 지원을 했었기에 몰타의 수호성인으로 지정됐다.



코너를 돌아 성 요한 대성당 정문으로 향했다.
그런데 정문 옆에 안내판에 오늘은 미사가 계속된다고 되어있다.
맞다, 오늘 크리스마스지...이래저래 오늘 발레타 관광은 참 힘드네.
그래도 문 앞에서 미사 관람은 가능하다고 하니
안으로 한 발 들어가 잠시 미사를 구경해보자.
10분 정도 미사를 구경하는데 화려한 성당 내부의 일부가 눈에 띈다.
내일 다시 찾아와서 제대로 구경해야지.


겉은 너무나도 수수한 성 요한 대성당.
하지만 다음날 반전이 너무나도 대단했으니...

이래저래 쉽지 않은 오늘 관광의 다음 순서는 어퍼 바라카 정원.
(Il-Barrakka ta' Fuq / Upper Barrakka Gardens)
매일 12시에 예포를 쏘는 것으로 유명한데 지금은 시각은 11시.
미리 가서 좀 앉아 쉬고 있다가 구경하면 되겠군.

어퍼 바라카 정원 입구 근처에 도착했는데
너무나도 눈에 익은 카페 간판, 파스쿠치가 보인다.


우리가 아는 그 파스쿠치 맞다

설마 우리가 아는 그 카페 파스쿠치일까 싶었는데
의심을 하기에는 가게 간판 폰트가 너무나도 똑같다.
그래서 찾아보니...이거 이탈리아 프렌차이즈였구나. -o-;;;


어퍼 바라카 정원 입구


어퍼 바라카 정원

어퍼 바라카 정원의 원래 목적은
(현재 몰타 기사단의 기원인) 성 요한 구호기사단의 휴식 공간이었다.
즉 이 곳은 원래 병영 막사(Barrack)였다는 얘기.
발레타 내에는 어퍼 바라카 정원과 함께 같은 역할을 했던
로어 바라카 정원(Lower Barrakka Gardens)도 있다.

관광객들이 어퍼 바라카 가든을 찾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전망.
맞은편의 쓰리 시티즈(Three Cities)를 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맞은편의 요새 하나하나가 각각 도시들이다.
비토리오사, 셍글레아, 코스피쿠아(Vittoriosa, Senglea, Cospicua)

이제 12시가 되기를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