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9일 금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0 (3) : 한 폭의 그림이었던 Bled 호수

성당 안으로 들어가보자.
금박의 화려한 성모 마리아 상과 장식물들이
흰색과 베이지색의 깔끔한 회벽과 뭔가 이질감이 든다.
1000년이 넘은 성당이라는데 그렇게 고풍스런 느낌은 들지 않네.
뭐 어쨋건 중요한건 종 치러 온거니까... -_-;


단상 앞에 종에 매달린 밧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발 아래에 매달리지 말라는 표시가 있다

종을 치는데는 꽤나 힘이 들었다.
세번 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묵직한 느낌 때문에 조절이 안되서 오히려 여러번 친건 함정 -_-;

어쨋건 둘이서 번갈아 가며 종을 친 후 돌아보니 방명록 적는 곳이 있네.
그런데 몇장 넘겨보니 한글이 꽤 많이 보인다.
아무도 슬로베니아를 못알아 준다고 자살을 결심했던 베로니카는
최소한 한국에는 성공적으로 알린 것이려나?




방명록을 적고나니 아까 그 신혼부부네가 와있네.
번잡하니 피해야겠다 싶어서 문 밖으로 나서는데...
갑자기 이 신혼부부를 따라다니던 사진기사가 나한테
문 옆 창가에 둔 렌즈 못봤냐며 나한테 물어본다.
뭔 소리야? 하고 보니 이 사진기사의 카메라도 캐논.
왠 동양인이 캐논 DSLR에 커다란 백통 달고 다니는걸 보고는
내가 그 렌즈를 가져간 것인지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_-;;;
우린 렌즈 본 적 없다고 얘기하니 알겠다곤 했지만
그 미심쩍어하는 표정이란...
하지만 얼마 후 자기 조수가 챙겨둔걸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말하긴 했다.
평소같으면 의심받는게 불쾌했을 법 하지만
우린 여행중이니까, 즐거워야하니까 쿨하게 넘어가자.

성당에서 나와서 호수 너머 블레드 성을 바라보니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인) Karavanke (영어로 Karawanks) 산맥과 어울려
그림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성 뒤편은 만년설이 덮인 Stol 산 (일거다 -_-a)

다시 배를 타고 원래의 선착장으로 돌아가 블레드 성에 올라가보자.

@ 갔다온 후 찾아보고 알게 된 것.
블레드 호수에 있는 배는 플레트나(Pletna)라고 부르는데
18세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문에서는 이곳이 알려지길 꺼려해서
플레트나 23척만을 띄울 수 있도록 제한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 전통에 따라 23척의 플레트나만이 호수 위에 있다.
거기다가 심지어 사공은 가업으로 전해지는 직업이란다.
(알바가 아니었군;;;)

나루터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블레드 성에 오를 수 있다.
올라오는 길이 꽤 가파르네.
(나중에 알고보니 올라오는 버스가 있단다 OTZ)
블레드 성은 공식기록 상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
(1011년 5월 22일)
지금의 형태는 1700년 경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사실 우린 그런건 관심없고...... 경치!
성에서 내려다보는 블레드 호수는 일품이었다.


잘 안보이겠지만 섬 왼쪽 건너편에 티토의 별장이었던 Villa Bled가 있다

플레트나를 탔던 나루터 쪽. 뒤편에 블레드 시가 보인다

2014년 8월 21일 목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0 (2) : 사공 총각, 노 좀 잘 저어봐

블레드(Bled)는 도시의 이름이다만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은 블레드 호수를 보기 위해 온다.
블레드 호수는 티토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의 여름 별장이 있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는 곳.


파노라마 레스토랑에서 찍은 파노라마

호수 한바퀴를 걸으면 2~3시간 정도 걸리므로
트랙킹이나 자전거(대여점이 있다)로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파노라마 레스토랑 앞에서 출발하는 관광 기차도 있다)

우선 점심부터 먹자.
우리가 여행오기 직전에 여기 왔다가신 분 한테서
파노라마 레스토랑(Restavracija Panorama / Panorama Restaurant)의
스테이크가 맛있다는 얘길 들었었다.
들어가서 주문을 하는데 스테이크 가격이 만만치 않네.
그래도 기왕 기분 내는거 라자냐 하나와, T-bone 스테이크 하나.


크고 아름다운 T-bone 스테이크

그런데 음식이 나오고 보니 이건 뭐...싸네! 스테이크 크기가 상당하다.
(곁들여 나온 감자도 양이 ㅎㄷㄷ)
양만 많은 것도 아니고 맛도 좋다.
미디엄레어 시켰는데 딱 좋게 구워져 나왔다.
감자나 야채도 잘 요리되었고.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라자냐와 스테이크 모두 좀 짰다.
하지만 서구권 음식은 사실 느끼한 거 아니면 짠건 잘 알고 있으니 뭐.
(그래봤자 국물때문에 우리나라 음식의 나트륨 함량이 더 많겠지 -_-)

양이 상당히 많아서 결국 우리는 다 먹지도 못하고 나와야했다.
맛있는 음식을 남기는게 미안해서 눈치를 보는데
마침 옆 테이블의 백인들이 훨씬 더 많이 남기고 가기에
미안한 마음은 거둬들일 수 있었다. ㅋㅋ
(그 테이블 사람들은 둘이서 3인분 시켜놓고 1.5인분 정도 남기고 간 수준)

호수 안에는 블레드 섬이 있는데 이 섬은 슬로베니아의 유일한 섬이다.
(슬로베니아는 이스트라 반도에 아주 약간의 지역만 바다와 접하고 있다)
사공이 노 젓는 배를 타고 섬으로 갈 수 있는데
(호수 전체가 환경 보호 구역이라서 모터달린 배는 금지되어있다)
정해진 출발 시각이 없고 손님이 충분히 차길 기다렸다가 간다고 한다.


다른 손님이 아무도 없...

우리가 나루터에 갔을 때는 다른 손님은 전무한 상황.
무작정 기다리긴 심심하니 호숫가 근처를 산책하기로 했다.


맑고 투명한 호수 물


우리나라 백조는 겨울 철새인데...여긴 여름에 있네 -_-a

잠시 산책하다가 다시 나루터로 돌아가서
배삯을 내고 그냥 배 안에서 기다렸다.
다행히 잠시 기다리니 다른 손님들이 많이 와서 배가 출발했다.
보아하니 신혼부부와 하객들(아마도 가족들?)이 단체로 온 듯하다.


보다시피 우리가 탄 배가 제일 먼저 출발했었다. 그런데...

나루터에서 섬까지는 대략 30~40분 정도 걸렸다.
왜 30~40분이냐고 그러냐면 우리 뒤에 출발한 배들은 30분 만에 갔고
우리가 탄 배만 40분 넘게 걸렸기 때문이다 -_-;


나중에 출발한 배는 이미 섬 근처에 점으로 보일 정도...

하필 우리가 탄 배의 사공이 세 명의 사공들 중 제일 힘이 딸리나 보다. -_-
이봐 사공 총각 운동 좀 더 하셔야겠으...


어쨋건 블레드 섬에 거의 다 왔다

블레드 섬은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Cerkev Marijinega Vnebovzetja /
Pilgrimage Church of the Mary's Assumption)만 있는 조그만 섬이다.
참고로 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은
신랑이 신부를 안아 들고
성당으로 향한 99개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한단다.
우리와 같이 배타고 들어온 신혼부부는 했을까?
(10분넘게 늦게 도착해서 알 수가 없었다)


이 계단이 아니고 섬의 반대편에 있는 계단이다

우리가 탄 호수 동쪽 나루터 말고 서쪽 편에 있는 나루터에서 배를 타면
99계단이 있는 성당 정문쪽에 내리고 배를 타고 가는 시간도 더 짧다.

어쨋거나 성당으로 가보자.
성당 안에서 꼭대기에 있는 종을 칠 수가 있는데
이 종을 3번 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2014년 8월 19일 화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0 (1) : Sokol의 맥주는 So Cool!

전날 피곤했지만 아침 7시 좀 넘어서부터 잠이 깨서 말똥말똥...
그래서 아내를 깨워 아침 산책을 나섰다.


고요한 류블랴니차 강가 아침 산책

아내는 왠지 아침 산책을 하면
여행온게 아니라 거주민이 된 듯한 기분이라 좋단다.

아침 일찍부터 깨어서 걸으니 출출하다.
평소에는 잘 안먹지만 여행오면 안먹던 아침도 먹게 된다. ㅋㅋ
그런데 아침 9시도 안된 시간인데 연 가게가 있을까?
무작정 올드 씨티를 다니다보면 뭔가 있겠지란 생각으로 다녀봤다.
(그리고 다니다보니 생각보다 아침 하는 식당이 꽤 있다.)
마침 전날 숙소에서 안내 책자로 본 식당이 문을 열었기에 착석!
샐러드와 수프 하나씩 주문하고 나는 사과쥬스.
그리고 아내는 안내 책자에서 하우스 맥주가 맛있다고 나와있었던 지라...
수줍게 하우스 맥주가 되냐고 물어본다. ㅋㅋㅋ
나름 아침부터 맥주 시키는게 민망했던지 작은 거 한잔.
(닭살 돋게 할 말이지만, 이런 때 아내가 정말 귀엽다.)


이번 여행 첫 아침식사

수프도 샐러드도 무난하게 괜찮았다.
그리고 아내는 후회했다.

"왜 내가 큰 잔으로 안시켰을까!"

하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약간 먹어봤는데......맛있다!!!!!! 이 맥주 진짜 맛있어!!!
류블랴나 가는 분은 Gostilna Sokol의 맥주 강추!

기분좋은 산책과 식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다음 짐을 정리했다.
이제 블레드(Bled)로 가야지.
블레드까지 가는 시간 생각하면 점심식사가 늦어질 듯 하니
동네 빵집 들러서 빵 좀 사야겠다.


빵집 이름이 슬로베니아어로 비엔나(Dunajska) 베이커리(Pekarna)
우리나라로 치면 파리 바게뜨 같은 건가 -_-;


버스터미널 가는 길에 Gostilna Sokol에 다시 들러서 찰칵

류블랴나 시외버스 터미널은 기차역과 같이 있다.
블레드행 티켓 2장 사고 잠시 쉬었다가 버스 탑승.
버스로는 1시간 반 걸렸다.
블레드 호수 근처에 가면 버스가 곳곳에 서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블레드 호수 정류소에서 내리기 때문에
눈치만 빨라도 된....)

버스에서 내렸으니 숙소를 찾아야지.
그런데 관광안내소에 주소로 물어보니 정확히는 모르겠단다 -_-;
믿을건 구글맵 뿐이군. 구글신 없었으면 어쩔...

그런데 우리 숙소가 버스 정류소에서 거리가 좀 되네.
더운 여름날에 짐끌고, 메고 계속 걷고 있자니 힘들다.
내가 힘들면 또 못된 버릇이 나오지. 짜증섞인 답변 -_-;
아내가 지도보면서 여긴가 저긴가 하고 있는걸 보면서
예약할 때 숙소 위치가 버스터미널에서 얼마나 먼지
확인 안했냐고 약간 짜증을 내버렸다;;;;;;
물론 짜증은 내놓고 스스로 아차 싶어서 말도 못하고 끙끙....
숙소 찾는데 걸린 10여분간의 아내와 냉랭했던 시간이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_-;;;

그리고 왜이리 먼데 숙소를 잡았냐고 짜증낸게 무안하게도
Sobe Stojanovič (스토야노비치 민박)는 예뻤다;;;
죄송합니다, 아내님 OTZ (내가 가끔 까먹는데, 아내의 선택은 진리다)


숙소 2층에서 내려다본 풍경

숙소에 도착하니 주인 아주머니가 아직 정리가 덜됐다며
응접실에서 잠깐만 기다리란다.
1층 식당에서 좀 기다렸다가 2층에 있는 방으로 안내 받았다.
첫인상부터 그랬지만 이 집 주인 아주머님은
뭔가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특히 미스 마플 주인공인)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수다스런 시골 아주머니 느낌.
집안일에 열심이면서 그 집안일들에 대한 얘기를 끝도 없이 하는...
아 뭐 그렇다고 불편했다거나 그런건 전혀 아니다.
친절했고, 집도 상당히 깔끔했다. 다만 끊임없이 얘기를 하실뿐.
(영어로. 하긴 영어를 못하시면 아예 얘기를 안하셨겠지 -_-;)

크로아티아어와 슬로베니아어 모두 Sobe는 방, room이다.
Sobe가 붙어 있는 집들은 일종의 민박을 하는 집이라 보면 된다.
Sobe Stojanovič는 3층까지 있는 집이었데
1층은 응접실, 부엌, 식당이 있었고
2~3층에 있는 방을 숙소로 쓰는 듯 했다.


우리가 묵은 방은 핑크 벽지가 인상적 ㅋ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이 방 벽지 색이 다르다. 도배 새로 하신 듯

짐을 숙소에 내려놨으니 이제 블레드 호수로 가보자.
호수는 버스터미널 바로 옆이다.
(그래도 지금은 짐이 없으니 다행이다... 킁 =ㅅ=)


숙소에서 다시 버스터미널 방향으로... 블레드 호수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