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에 성당이 있어 들여다봤다.
몰타는 단위 면적당 성당 개수가 가장 많은 나라인데
별로 크지도 않은 발레타 안에만도 15개가 넘는 성당이 있다.
몇 분 걸을 때 마다 성당 하나를 만날 수 있는 정도.
좁은 골목 사이에 있는지라 자세히 안봤으면 성당인줄 몰랐을 거다 |
성당의 이름은 가르멜 산의 성모 성당.
(Santwarju Bażilika Madonna tal-Karmnu /
Basilica of Our Lady of Mount Carmel)
여기서 가르멜 산의 성모는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고 한다.
그런데...열려 있는 정문으로 향하던 중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윽고 우리는 몇몇 관광객들이 보고 있는 것이
보수 공사중이라 휑한 성당 내부였음을 알게 되었다. -_-;
타원형 돔 성당은 처음 보게 되네 |
다만 여기도 보다시피... |
내부 공사중인 것은 매한가지 OTZ |
그래도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도 잠시 들여다볼까?
이전에 본 적 없는 타원형의 돔 지붕이 특이하다.
성화와 제단등에 죄다 막이 쳐져 있어서
원래 모습은 상상으로 추측할 수 밖에 없겠군.
(볼만한 것이 없으니 당연하게도) 잠시만 돌아보고 밖으로 나서려는데
문 근처에 테이블을 펴고 앉아계신 아주머님이 있다.
보아하니 수리 기부금을 받고 계시는 것 같아서 둘이서 2€ 기부.
그랬더니 그냥 안보내시고 성화 옷핀 2개를 주신다.
어짜피 이 부근에서의 관광은 그른 것 같으니
발레타 중심의 리퍼블릭 광장(Misraħ ir-Repubblika)으로 가자.
저녁이 기대되는 리퍼블릭 거리(Triq ir-Repubblika)의 조명들 |
국립 도서관 앞 리퍼블릭 광장은 언제나 노천카페 자리로 문전성시 |
리퍼블릭 광장을 지나 바로 옆에 있는 성 요한 대성당으로 가던 중
한 동상 앞의 분위기가 남달리 숙연하다.
450년 전 오스만 제국의 침략으로부터 몰타를 지켜낸 것을 기념하는
몰타 공방전 기념비(Great Siege Monument) 앞은
추모하는 의미의 꽃과 초, 그리고 결연한 의지의 메시지들이 놓여있다.
모두 작년 10월 16일에 (원격 조종된) 차량 폭발로 암살당한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Daphne Caruana Galizia) 기자에 대한 것.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몰타를 지켜낸 사람들 만큼이나 그녀와 추모객들은 부정부패로부터 몰타를 지키고 싶을 것이다 |
몰타의 부패한 정치인들에 대한 폭로로 유명했던 그녀는
비록 끔찍한 사건으로 최후를 맞이했지만
이 사건이 부디 몰타의 올바른 미래를 만들려는 이들에게
그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기를 나또한 바래본다.
우리도 불과 1년전에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서지 않았던가.
또다른 편에는 교황 비오 5세(San Piju Ⅴ Papa)의 동상이 있다.
그는 오스만 제국에 맞서기 위한 신성 동맹 결성에 큰 기여를 했고
몰타 요새 건축에 지원을 했었기에 몰타의 수호성인으로 지정됐다.
코너를 돌아 성 요한 대성당 정문으로 향했다.
그런데 정문 옆에 안내판에 오늘은 미사가 계속된다고 되어있다.
맞다, 오늘 크리스마스지...이래저래 오늘 발레타 관광은 참 힘드네.
그래도 문 앞에서 미사 관람은 가능하다고 하니
안으로 한 발 들어가 잠시 미사를 구경해보자.
10분 정도 미사를 구경하는데 화려한 성당 내부의 일부가 눈에 띈다.
내일 다시 찾아와서 제대로 구경해야지.
겉은 너무나도 수수한 성 요한 대성당. 하지만 다음날 반전이 너무나도 대단했으니... |
이래저래 쉽지 않은 오늘 관광의 다음 순서는 어퍼 바라카 정원.
(Il-Barrakka ta' Fuq / Upper Barrakka Gardens)
매일 12시에 예포를 쏘는 것으로 유명한데 지금은 시각은 11시.
미리 가서 좀 앉아 쉬고 있다가 구경하면 되겠군.
어퍼 바라카 정원 입구 근처에 도착했는데
너무나도 눈에 익은 카페 간판, 파스쿠치가 보인다.
우리가 아는 그 파스쿠치 맞다 |
설마 우리가 아는 그 카페 파스쿠치일까 싶었는데
의심을 하기에는 가게 간판 폰트가 너무나도 똑같다.
그래서 찾아보니...이거 이탈리아 프렌차이즈였구나. -o-;;;
어퍼 바라카 정원 입구 |
어퍼 바라카 정원 |
어퍼 바라카 정원의 원래 목적은
(현재 몰타 기사단의 기원인) 성 요한 구호기사단의 휴식 공간이었다.
즉 이 곳은 원래 병영 막사(Barrack)였다는 얘기.
발레타 내에는 어퍼 바라카 정원과 함께 같은 역할을 했던
로어 바라카 정원(Lower Barrakka Gardens)도 있다.
관광객들이 어퍼 바라카 가든을 찾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전망.
맞은편의 쓰리 시티즈(Three Cities)를 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맞은편의 요새 하나하나가 각각 도시들이다. 비토리오사, 셍글레아, 코스피쿠아(Vittoriosa, Senglea, Cospicua) |
이제 12시가 되기를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