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1일 일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3 (1) : 처음 맛보는 İskender kebap과 Salep의 신세계

어쩌다보니 출국 직전에 밴드 공연 일정이 잡힌 나.
금요일 저녁 공연을 마치고 뒷풀이도 못한 채 출발했다.
혹시나 늦으면 아내와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었지만
다행히 집에 들렀다 갈 시간은 되겠군.
아내 혼자 무거운 짐 끌고 가는 상황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0시 40분 비행기니까 공항은 한산하겠지?...는 개뿔.
물론 공항 전체가 혼잡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같은 비행기 타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생각보다 기다리는 줄이 길다.
우후후, 하지만 우리는 온라인 체크인을 해놨었지.
키오스크에서 편하게 발권받아볼까?
...
뭐야 이거 왜 안되는 거지?
몇번 시도하도 계속 실패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우리 표는 카운터에서 발권해야 된단다. 오마이...
저 긴 줄을 다시 서서 기다려야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직원이 우리를 셀프 체크인 카운터로 안내했다.
어쨋건 이래저래 시간을 많이 쓰게 되어
일찍 온 것 치고는 얼마 시간이 남지도 않았네.
차나 한 잔 마시면서 앉아있으면 금새 비행기 출발 시각이 되겠다.

10시간이 넘는 긴 비행 후 이스탄불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6시.
시내로 가기 위한 트램표를 사려면 현금을 찾아야지.
우선 아내는 터키 리라(₺)를 카드 ATM에서 찾기로 하고
(1박2일 있을동안 쓸 소액이니 굳이 환전하지 않기로 했었다.)
나는 한국에서 사온 USIM카드를 핸드폰에 갈아끼우려는데,
ATM기는 달라는 돈은 안주고 카드만 도로 뱉어냈고
내 핸드폰은 LTE 인식을 못하고...총체적 난국;;;

그런데 아내가 ATM기에서 오래 헤매고 있는 것을 보고 있던
맞은편 가게의 직원인 터키인이 다가와서는
친절하게 ATM기 사용법을 알려줬다.
(알고보니 우리가 이용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한 프로파일 설정 추가로
겨우겨우 LTE 인식에 성공. 이제 트램을 타고 시내로 가자.
이런저런 삽질을 하다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렸네.

새벽이라 해가 어슴푸레 뜨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가다가...
아차, 갈아타야 할 제이틴브루누(Zeytinburnu) 역을 지나쳤다.
외국에서 트램 타본 경험이야 여러번 있지만
크지 않은 볼륨의 (발음이 익숙치 않은) 터키어 안내와
이런저런 얘기하느라 잠깐 방심한 우리의 집중력 조합의 결과.
트램을 갈아타기 위해서 밖으로 나와보니 날씨가 꽤 쌀쌀하다.

다시 제이틴브루누 역으로 돌아가서 T1 라인으로 갈아타자.
그런데 갈아타는 곳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네.
교통카드 찍고 나가는 길밖에 안보이네.
그래서 또다시 어리버리 헤매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터키인 아저씨가 자기 따라 오라며 손짓을 한다.
터키 트램은 갈아탈때도 무조건 카드로 찍어야하는 듯 하다.

T1 라인으로 갈아탈 때에도 카드를 찍어야하는데
어라, 왜 카드가 안되지? 또다시 당황해서 어리버리.
카드를 충전해야하나? 하긴 아까 공항에서 얼마 안내긴 했지.
충전기로 가서 눌러보며 이래저래 시도...그런데 충전도 잘 안되네.
우리가 그렇게 헤매고 있으니 이번에도 터키인들이 두어명이 물어본다.
문제는 이 사람들은 영어를 할 줄 몰라서 설명을 못하는 것이 문제.
그래도 대충 바디랭귀지로 우리가 잘못된 표를 샀다는 것은 알겠다.
우리 표를 가리키며 찢어버리란다. -_-;;;
그러고나서 다시 발급기를 (도움 받아가며) 살펴보니
우리가 충전용 카드가 아닌 1회용 카드를 산 거였네.


가운데 버튼이 충전식인 이스탄불 카드인데
우리는 위에 것을 눌러서 1회용 카드를 샀던 거이다... 

여하간 이래저래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먼저 다가와 도움을 주는 터키인들이 많아 다행이다.
뭐, 정확하게는 아내를 도와주려는 터키 남자들이 많은 것 같지만. -_-;

우여곡절 끝에 술탄 아흐멧(Sultan Ahmet) 역에 도착했다.
숙소까지 걸어가야하는데 비가 추적추적.
그나마 많이 내리지는 않으니 다행이다.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제공되는 식사를 했지만
지금이 아침식사를 해야할 시각이기도 하니
우선 숙소를 가기 전에 식당부터 찾아야겠다.
다만 이른 아침(9시)이라 문을 연 곳이 있을까 걱정이다.
마침 문을 연 인포메이션 센터가 눈에 띄어
지금 갈 만한 식당이 있을지 물어봤다.
아저씨의 추천은 푸딩 샵(Pudding Shop)이라는 가게.
그리고는 우리 숙소가 이 곳 근처라고 했더니
언제든지 와서 궁금한건 물어보라며 웃으신다.
감사합니다~
사실 우리도 부하라 93(Buhara 93)이라는 찾아봐둔 식당이 있긴 했다.
아저씨 추천이 있긴 했지만 먼저 부하라 93부터 가볼까?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출발하고 100m쯤 갔을까?
콘스탄틴 오벨리스크(Örme Dikilitaş / Constantine Obelisk) 앞에서
갑자기 경찰 한명이 다가와서는 내 가방 검사를 하겠단다.
근래 이스탄불에서 있었던 테러 중 한 건이
우리가 지금 서있는 술탄 아흐멧 광장에서 발생했으니
지금 이 불심검문도 그러려니 하자.
광장을 둘러보니 이른 아침에도 경찰들이 몇몇 있었다.

검문이 끝난 후 계속해서 부하라 93 식당으로 갔다.
그런데...역시 너무 이른 시각인지 아직 안열었네.
역시 아까 인포메이션 센터 아저씨 말을 들었어야 했어.
얼른 광장을 가로질러 푸딩 샵으로 가자.


배고픈 우리를 구원해준 푸딩 샵


풀네임은 푸딩 샵 랄레 레스토랑(Pudding Shop Lale Restaurant)

이 가게의 대표 메뉴인 듯한 이스켄데어 케밥(İskender kebap)과
어니언 링과 러시안 샐러드를 주문하자.
바깥 날씨가 꽤 쌀쌀했던지라
따뜻한 마실 거리로 (뭔지 몰라 궁금하기도 했던) 살렙(Salep)도 한 잔,
그리고 터키는 석류도 유명하니 석류 쥬스도 한 잔.


 살렙과 러시안 샐러드




이스켄데어 케밥

케밥은 지역마다 형태와 재료가 갖가지인데
터키 부르사(Bursa) 지역의 요리인 이스켄데어 케밥 역시
우리에게는 생소한 케밥의 형태였다.
매콤 새콤한 토마토소스에 버무려진 얇게 썬 양고기를
시큼한 사워크림과 함께 쫄깃한 빵에 얹어 먹는데
모양도 그렇지만 맛도 지금까지 먹어본 케밥과는 딴판이다.
빵도 질기지 않게 적당히 쫄깃하고
새콤한 토마토 소스와 시큼한 사워소스는 중복될 것 같았는데
생각외로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든다.
양고기도 별 누린내가 없어서 누린내에 약한 아내도 엄지척.

케밥도 좋았지만 우리의 눈이 확 뜨게 만든 것이 바로 살렙.
따끈한 살렙은 살짝 달짝지근 하면서도
계피향과 허브향 그리고 우유의 고소함이 서로 어울려서
이거 꼭 나중에 구해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 숙소로 가자.
Airbnb로 예약해둔 우리의 숙소는
술탄 아흐멧 모스크 뒤편에 있는 블루 투아나(Blue Tuana) 호텔.
아직은 아침이라 체크인 시각은 멀었으니
짐을 프론트에 맡겨두고 우리는 술탄 아흐멧 모스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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