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4일 일요일

Jin과 Rage의 Norge 여행기 - 20180802 (2) : Norway의 라면왕 Mr. Lee

기묘한 맛의 감초사탕을 마지막으로 박물관을 나섰다.
점심이 부실했던지라 배도 출출하니
어제 실패했던 마트할렌으로 가서 배를 채워보자.


아직 4시가 채 되지 않은 마트할렌은 어제와 달리 북적거렸다.
어떤 먹을 것들이 있나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기웃.
굳이 여기서 안먹어봐도 될 아시안 푸드나 버거, 피자 가게들을 지나치다
이틀전에 FYR 레스토랑에서 맛있게 먹었던 생굴이 생각난 우리는
결국 해산물 요리점 Vulkanfisk Sjømatbar에 멈춰섰다.
생굴 요리에 곁들인 우리의 선택은 '오늘의 요리' 아귀 볼 튀김.
잘 먹겠습니다~



먼저 나온 생굴은 신선하고 맛있었지만
하필 이틀전에 FYR 레스토랑에서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남은 탓에
2%가 부족한 듯한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나온 아귀 볼 튀김 요리는 감동 그 자체.
살짝 튀겨져서 바삭함과 고소함이 가미된 볼 살이 탱탱하기까지 해서 별미다.

맛있게 요리를 먹고나서 식료품점을 돌아보는데
문득 눈에 띈 한글이 적힌 소스 병들.
겉절이 양념, 잡채 양념, 비빔 고추장이라니.
심지어 브랜드는 아줌마(Ajumma) 리퍼블릭.
여기에 음식 한류가 있는 것인가?


식사도 잘 했겠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보자.
내일은 귀국길에 올라야하니 짐도 미리 정리하고
그동안 모아둔 페트와 캔 들고 마지막으로 슈퍼마켓 가서 돈으로 바꿔야지.

...

숙소로 돌아와 페트와 캔을 챙겨들고 슈퍼에 갔다.
돈이 생겼지만 동전이니 다시 써야지.
뭘 살까 돌아보다가 눈에 들어온 것은 미스터 리 라면.
한국 전쟁후 난민으로서, 노르웨이에 처음 넘어온 한국인이 된 이철호 씨가
갖은 고생 후 라면 사업으로 노르웨이에서 대박을 터트렸는데
한 때, 노르웨이의 라면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가졌던지라
미스터 리라는 말이 노르웨이에서는 아예 라면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한다.

사족) 이철호 씨는 불과 반년전(2018년 2월)에 작고하셨다고 한다.

북유럽와서 기념품으로 라면을 사간다는게 약간은 웃기기도 하지만
이런 스토리를 가진 상품을 사가지 않을 수가 있겠나?
소고기 맛이랑 닭고기 맛 두 종류 득템.

숙소에서 저녁을 먹은 후 마지막 밤이 아쉬워서 밖으로 나선 우리는
숙소 바로 근처에 있는 바에 들러서 한 잔씩 마시기로 했다.

가게에 가보니 다들 노천 좌석에 앉아있고 안에는 아무도 없다.
아니 누가 주문은 받아줘야 할 텐데...
잠깐 기다리고 있으니 누가 오기에
메뉴판에 궁금한 점이 있어서 물어보니 뭔가 대답해준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주문을 하려고 하니...
"어 저도 손님인데요?"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알고보니 그는 바 안쪽까지 들락거릴 수 있는 단골 손님.
다행히 곧 주인장이 나타나서 민망한 상황이 종료되었다.
어쨋건 이렇게 마지막 밤의 에피소드를 만드네.

아내와 20일 동안의 여행 감상을 얘기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11시가 다 되어 노천 좌석들은 영업 종료.
계속 마시고 싶은 사람들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야한다.
마지막 밤이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이제 그만 들어가서 자자.

소소하지만 재밌는 에피소드가 생겼던 Art 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