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져서 차의 라디오를 틀어보지만
신호가 약해서인지 자주 지직거리는 소리가 난다.
땅은 넓지만 사람은 적은 나라다보니
전 국토에 중계기를 채우는 것이 비효율적이라 생각한걸까.
피요르드 지형으로 인한 특색으로 카 페리를 얘기했다만
사실 그보다도 훨씬 더 자주 만나는 것은 터널.
그런데 신기하게 터널만 들어오면 라디오 소리가 끊김이 없다.
터널을 통과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다름을 느낄 수는 있을 정도.
그냥 우연이었을까?
1시간 정도를 달리다가 약간 졸음도 오고 해서
아마도 쉼터인 듯한 갓길이 넓은 지역에 차를 세웠다.
그런데 이런 쉼터의 경치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브라테 폭포(Brattefossen) |
잠시 경치를 구경하며 졸음을 쫓아냈으니 다시 길을 가야지.
그런데 다시 출발한지 20분만에 또다른 경치가 우리를 세웠다.
주차장, 기념품점 그리고 인포센터까지 있는 것을 보니
우리는 우연히 들렀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이 들리는 장소인가보다.
아직 카 페리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으니 또 잠시 구경하고 가자.
스테인달스 폭포(Steinsdalsfossen) |
폭포 구경을 하고 기념품 점에서 마그넷 하나를 산 다음
20분을 달려 퇴르빅뷔그드(Tørvikbygd) 카 페리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의 카 페리 시각은 Norled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버스로 카 페리를 이용은 해봤지만
내가 직접 모는 차로 카 페리를 타는 건 처음이다보니 나름 긴장된다.
물론 안내하는대로 주차한 다음
나중에 수금하는 직원들에게 돈을 내는게 전부이긴 하다만. ㅋ
카 페리를 타고 욘달(Jondal)로 넘어왔으니
이제 오다(Odda)까지는 차로 40분만 더 가면 된다.
오다에 도착하기 직전에는 폴게폰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는 무려 11.2km 세계 18위 길이의 터널.
(세계 20대 장거리 터널 중에 3개가 이 부근에 있다
18위 폴게폰 터널(Folgefonntunnelen) 11.2 km
15위 구드반가 터널(Gudvangatunnelen) 11.4 km
1위 래르달 터널(Lærdalstunnelen) 24.5 km;;;;;)
그리고 이 터널을 지나는 10분동안 이번에도 라디오는 끊김이 없다.
진짜 바깥보다 터널에 라디오 전파 중계기가 잘 되있나 보다.베르겐에서 출발한지 3시간만에 오다 숙소에 도착했다.
Airbnb 숙소 주인은 마침 우리가 묵는 동안 집에 안계셔서
메신저로 비번과 방 위치를 전달받았다.
딱히 걱정할 만한 게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인없이 손님들만 있는 집이라니. 신기할따름이다.
짐을 풀고 우선 저녁식사부터 하자.
아내가 장 봐왔던 음식으로 간단하게 식사 준비를 했고
그 덕에 맛있게 식사를 하던 중 또 다른 손님들이 들어왔다.
인사를 하고 계속 식사를 하는데
이 커플, 냉장고에 집어넣는 식자재 양이 상당하다.
여기서 한동안 지낼 계획인 건가?
얘기해보니 이탈리아에서 온 커플이란다.
네덜란드 통해서 카 페리로 왔다나.
차로 자유롭게 다른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게 부럽네.
저녁 9시에 트롤퉁가 호텔(Trolltunga Hotel)에서
내일 갈 트롤퉁가 투어 사전 미팅이 있으니 나가봐야겠다.
숙소에서 호텔까지는 차로 5분 거리.
트래킹 베이스캠프 다운 인테리어다 |
트롤퉁가 호텔 앞 전경 |
트롤퉁가 호텔 자체는 소박하지만 호텔 앞의 풍경이 멋지네.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가이드가 도착해서 일행들이 모두 모였다.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와 왜 트롤퉁가를 가려는지를 얘기하는데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주어진 시간이지만
짧은 영어로 얘기하려다보니 오히려 나는 얼어버리는 시간. -_-;
가이드는 내일 코스와 출발장소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내일 코스가 상당히 오래 걸리는 코스다보니 주의사항도 함께.
내일은 이번 여행 전반부의 대미를 장식할 대망의 트롤퉁가 행.
아침 일찍 일어나야하니 푹 잘 자자.
숙소에서 본 오다 마을 23시 -_-;;; 야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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