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배들은 화려한 채색이 특징이지만
아무 색이나 칠하는 것은 아니고
배의 근거 지역에 따라서 칠하는 색이 정해져있다고 한다.
파란색 몸체에 갈색 선이 칠해진 배가 비교적 많은 것을 보니
아마도 이 색이 마르사쉴록 지역 배의 색깔인가 싶다.
배들을 잘 살피면 선수에 눈 모양을 볼 수 있다.
몰타 어부들은 호루스의 눈으로 불리는 이 장식이
자신들을 바다로부터 지켜준다고 믿고 있다.
기독교 국가의 어부들 수호신이
이집트의 신들 중 하나인 호루스라는 점이 재미있다.
아마도 고대부터 이어져온 전통이기 때문이겠지?
이집트 상형문자에서의 "호루스의 눈" |
항구의 바닷가에는 길을 따라 몇몇 노점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만
내일 일요일에 훨씬 크게 시장이 서니까 구경은 내일 하자.
목공예품이나 도기는 예쁜게 많은데 왜 마그넷은 별로인 거니... |
마르사쉴록 항구에서 가까운 관광지로는
성 베드로 풀(St. Peter's Pool)이 있다.
가까이 가는 대중교통은 없어서 30여분 넘게 걷는게 흠이지만.
까짓거 30여분간 걸어가지 뭐 |
구글 신께서 우리를 인도한 길 |
바닷가를 따라 발전소 쪽으로 향하다가
구글 신이 알려주는대로 밭 사이로 난 흙길로 들어섰다.
기온은 쌀쌀한데 햇살은 따가워서 걷다보면 땀나는 묘한 날씨.
하지만 방심하면 매서운 바닷바람이 불어 감기 걸리기 딱 좋다.
와중에 흙길은 평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완만한 오르막길이라
은근히 우리를 지치게 했다.
(여행 막판이라 체력이 고갈된 탓이라고 핑계를 대보자.)
잠깐 쉴 겸 항구쪽으로 뒤돌아보니
갖가지 푸른 빛의 들녘과 바다,
그리고 복잡한 흙빛의 도시가 대비된 경치가 아름답다.
다시 발길을 돌려 언덕 위로 올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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