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4일 월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30 (1) : 알고보니 금수저 수다쟁이 Roger 영감님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러 나가기 전에 방을 둘러보다가
벽에 붙어있는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러개의 훈장들과 제복을 입은 사진들이 범상치 않아서
사진에 적혀있는 이름인 Gerald Strickland를 찾아봤더니...
검색결과로 나온 분은 몰타의 4대 수상.
다만 사진에 적힌 연대가 1930년대라서
1861년생인 수상 영감님이 사진 주인공은 아니실테고
수상 영감님의 아드님 사진이려나?



응접실로 나오니 큰 테이블에 조찬 세팅이 되어있었다.
약간의 과일들이 놓은 개인 접시들과 기성제품 요거트 하나씩.
다만 애들용인 킨더 초콜릿은 조금 깨는 아이템일세.



로저 영감님은 우리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수다를 시작했다.
오렌지 잼은 정원에서 수확한 오렌지로 만들었다는 것부터
(영국령이었던 탓에) 영어로 되어 있던 몰타의 지명들이
근래에는 몰타어로 많이 전환되고 있다는 얘기 등등.
로저 영감님은 손님들과의 수다가 취미임이 분명하다.

쏟아지던 수다 중 한국에서 온 우리에게 또다시 돌아온 질문
"이 작은 섬나라 몰타를 어떻게 알고 온 거에요?"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남북한 관계 걱정되지 않냐는 얘기는
이틀 전 고조 섬에서의 대화를 생각나게 했다.
이 멀리서도 한국에 관심들이 생긴 걸
미 대통령에게 감사해야하나?

다른 방 손님들 두 분도 응접실로 나와 같이 조찬을 가졌다.
아주머니는 프랑스인 그리고 아저씨는 벨기에인.
아저씨는 영어로 로저 영감님과 대화를 하면서도
요즘 많은 문서들이 영어로 되어 있다는 것에 불평을 했다.
하지만 아저씨, 제는 영어나 불어나 도긴개긴입니다만. -_-;;;

식사하면서 로저 영감님에게 방에 있던 사진을 여쭤보니
사진은 본인 아버님이시고 몰타 4대 수상분은 친척 되신단다.
어이쿠, 몰타에서 한 입김 하는 집안 분이셨구만.

혹시나 뭔가 색다른 가정식 메뉴가 있을까 기대했지만
아침 식사는 토스트와 햄, 베이컨, 치즈 등의 흔한 구성.
아쉽지만 뭐 어쨋든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

방에 돌아와 짐 정리를 마저한 후 떠나기 전에
아내는 청소와 식사 등을 책임진 가정부께 팁을 드리러 갔다.
그 사이 나는 안주인이신 Maria 아주머님과 얘기하던 중
아차하는 사이 토비가 힘으로 나를 밀어붙여 발라당 넘어졌다.
자기는 애정 표현이랍시고 마구 핥아대는 토비와
얼굴만은 사수하기 위해 버둥거리는 내 모습은
주인 아주머님과 아내에게 큰 웃음을 선사.

집을 나선 뒤 버스를 타러 가던 중...
아차 선물드리는 걸 깜박했네.
다시 집으로 찾아갔더니 로저 영감님이 어리둥절해한다.
노리개와 책갈피 선물을 드렸더니
다음에 한국 손님들 오면 걸어두시겠다나...

이제 다시 이번 여행 마지막 목적지로 향하자.
이번 행선지는 동부 끝 바닷가마을 마르사쉴록(Marsaxlokk).
버스 중간에 한번 갈아타고 1시간 반 걸려 도착했다.
(이미 1주일간 경험하긴 했지만)
로저영감님 말씀대로 모든게 느린 몰타다보니
강화도만한 크기의 섬이래도 이동시간은 만만찮다.

마르사쉴록의 숙소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는데 우리 방이 유일한 바다 전망이란다. 럭키~
체크인 후, 이번 여행중 처음으로 엘레베이터를 만났다.
고층 건물이 없어서인지 여태 엘레베이터 있는 건물이 없었고
그래서 낑낑대며 무거운 짐을 들고 층간 이동을 해왔던지라
너무나도 반가운 순간이었다.



우리 방은 맨 꼭대기 4층.
방에 들어가서 창을 열어보니...전망 좋구나~
아마도 우리 방이 유일한 바다 전망인 이유가
다른 방들은 높이가 낮아서 바다가 제대로 안보이기 때문일 듯?


마르사쉴록 항이 제대로 내려다보인다
날씨가 흐린게 옥의 티


아내를 미소짓게 한 웰컴 화이트 와인

이제 마르사쉴록 구경을 나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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