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처럼 펼쳐진 해안 사구 속으로 들어갈 4륜구동 차를 탔다.
기사가 탑승객들에게 안전벨트 매라고 당부하고 운전석으로 갔는데...
이 인간, 자기가 안전벨트를 안맨다. -_-;
어쨋건 덜컹거리며 달려간 차량은
사람들이 여럿 모인 해안 사구 한 곳에 멈춰섰다.
왁스칠 된 나무 보드 하나씩 들고
힘들게 모래 언덕을 올라가 순식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샌드보드.
일면 허무하기도 하지만 나름의 짜릿함이 있다.
겁 많은 동생도 예상보다는 재밌게 즐긴 듯 |
GoPro를 들고 타봤는데
한 손을 드니 균형잡기가 힘들군.
샌드보드 타는 건 재밌지만
역시나 모래 언덕을 걸어 올라가는 걸 몇번 반복하니 힘들다.
2~3번씩 타고난 후 보드는 내팽겨치고
모래사장에서 점프샷이나 찍기로 했다.
다시 4륜구동차를 타고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왔다.
들어올 때는 몰랐는데 나오면서 보니 낙타 타는 곳이 있군.
장사하려고 원래 호주에 있지도 않은 낙타를 수입했구만.
뭔가 억지스러운 느낌이라서 우리는 그저 낙타 구경만 했다.
이제 다시 시드니로 돌아갈 시간.
우리는 굳이 시드니 시내까지 갈 필요 없으니
가이드 아저씨에게 터라머라 부근에 세워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시드니에서는 버스 세울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고든(Gordon)역 근처에 세워주겠다는 가이드 아저씨 얘기.
고든은 터라머라까지 기차 2정거장이니 그정도만 해도 감지덕지.
다시 2시간 동안 달려온 버스가 고든역 근처에 섰다.
기차 타러 가기 전에 근처 카페에 들러서 커피나 한 잔 해야겠다.
초크보드(Chalkboard)라는 카페가 보이네.
가게 메뉴에 보니 니트로(Nitro) 커피라는게 있군.
이런게 보이면 호기심 많은 우리가 주문 안 할 리가 없지.
동영상으로는 잘 안보인다만
고운 맥주거품같은 버블이 대류하는 모습이 그럴싸하다.
이름(Nitro-gen)을 봐선 커피에 질소를 넣은 듯 한데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커피 맛은 마치 기네스 맥주 같은 느낌.
(나중에 찾아보니 콜드브루 커피에 질소와 탄산을 주입한 거란다.)
시원한 커피 한 잔씩 마신 후 기차를 타고
터라머라 역으로 가서 이모를 만나 귀가 완료.
저녁 식사를 하고 다음날 조카들에게 줄 선물들을 정리하던 중
뒷마당에서 얘기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느새 아내가 이모의 대화상대가 되어드리고 있었네.
불편할 수도 있는 시댁 어른인데
언제나 피하지 않고 밝게 대해드리는 아내인지라
나로서는 고맙기 그지 없으면서도
나는 처가에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어쨋건 아내 혼자는 불편할 수 있으니 구원군으로 동참해야지.
어느새 밤이 깊어졌다.
모레 미국으로 돌아갈 사촌동생네와
이모 집에서 함께 식사할 계획이라서
내일은 우리도 어디 나갈 계획이 없으니
집안 청소 같은 거라도 도와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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