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7일 월요일

Jin과 Rage의 Bali 신혼여행기 - 20121018 (1) : 아내가 꼭 들르고 싶었던 Neka 미술관

4일째 아침.
오늘은 식당으로 가지 않고 아침 식사를 빌라로 배달시켜보기로 했다.
아내가 프런트로 전화하고 얼마 뒤 빌라로 음식들이 배달되었다.

예전 글에서 풀 옆에 보이던 정자(?)에 한 상 차려주신다

옷 갈아입을 필요 없이 빌라에서 식사하니 편했다만
배달되는 동안 차와 (특히) 커피가 식어서 아쉬웠다.

코마네카 탕가유다는 오늘이 마지막.
아침 식사 후 짐을 싸고 나와 체크아웃했다.
그리고 코마네카 리조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네카 미술관 티켓 획득 :)
(이미 얘기했듯이 이 곳은 네카 미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에서 네카 미술관까지는 리조트의 셔틀 버스를 이용하자.
(코마네카 탕가유다↔네카 미술관우붓 센터 셔틀이 매 시간마다 있다)

발리, 그 중에서도 우붓을 돌아보면
갤러리가 상당히 흔하고 길에서 그림을 파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작가들의 작업실도 많다고 하고.
그만큼 우붓은 발리 미술의 메카다.
그러다보니 우붓에만도 미술관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이 네카 미술관(Museum Neka).
발리의 전통 회화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있다.
(발리를 여행지를 정한 후, 아내의 반드시 가야할 곳 1순위였다)

미술관 입구

미술관 뒤편의 경관


여러 별채가 존재하는 꽤 큰 규모의 미술관이다

미술관을 세운 Pande Wayan Suteja Neka씨





우붓 왕궁에서 봤던 공연인 라마야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그림

구스타프 클림트를 따라 그린 것 같은 느낌의 그림
다른 유명 화가 스타일들을 따라한 그림들도 많았다

네카 미술관을 충분히 관람하기에는 2~3시간 정도가 소요될 듯 했지만
우리는 다음 셔틀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
1시간 정도의 속성 관람을 하고 나왔다.
이제 셔틀을 타고 우선 우붓 센터로 가자.

2014년 2월 11일 화요일

Jin과 Rage의 Bali 신혼여행기 - 20121017 (4) : 유일하게 불쾌한 기억을 안겨준 Besakih 사원

낀따마니에서 베사키 사원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발리에서 가장 높은 아궁(Agung) 산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사원이다.
(아궁산도 활화산이다)

발리에는 2만여개의 사원들이 있는데
3백만명 정도가 사는 발리에 신전이 이렇게나 많은 이유는
촌락마다 무조건 기본적으로 사원 3개가 있어서라고 한다.
거기다 촌락 몇개 모임에 해당하는 사원이 또 따로 있고...
우리 식 행정구역으로 얘기하자면 구립 사원, 시립 사원이 있는 셈.
(단위가 3개인 이유는 아마도 힌두 3대신 때문이 아닐까?)
그러다보니 한 두블럭마다 사원이 있는 신들의 섬이 된 것이다.
(모든 집집마다 있는 제단까지 포함하면 수십만개. ㄷㄷㄷ)

그런데 베사키 사원은 이 수많은 사원들 중에서도
발리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면서 발리 힌두교의 본산인,
별칭이 '어머니 사원'일 정도로 중요한 사원이니 안가볼 수 없다.


베사키 사원의 특징인 화려한 금박 장식

베사키 사원은 이전에 들른 사원들과는 달리
사롱도 렌탈 비용을 따로 내야했다.
그리고 오는 길에 라낭이 얘기한 건데...
다른 곳과는 달리 여기는 현지인들 텃세때문에 자신은 못들어간단다;;;
(베사키 외에는 항상 라낭도 같이 가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줬다)
그리고 라낭이 신신당부하는 말이

"들어가면 곳곳에서 붙잡고 자기네랑 같이 가야 한다고 할 거다.
그러면서 돈 더달라고 할건데 무조건 무시하고 지나가면 된다"

라고한다;;; 어쨋건....가보자. 입장료도 이미 냈고. -_-

주차장에서 사원으로 출발.
그런데 몇발 걷지도 않았는데 바로 태클이 들어온다;;;
"(현지인) 오늘 특별한 일이 있으니 들어가려면 돈 더 내시오"
음냐...혹시나...해서 라낭에게 다시 돌아가 물어봤다.
"(라낭) 그냥 들어가도 된다. 입장료 다 냈다.
무조건 돈 더 얻어내려고 그러는거다"
음음.....;;;;;;

그렇게 다시 사원으로 돌아가니 또 돈 더 내라고 말을 건다.
무시하고 직진!
그랬더니 뭐라뭐라 하긴 했지만 붙잡진 않는다.
아 이것들 진짜 삥 뜯으려는 거구나;;;;
여하간 이런 식으로 사원 입구까지 가는데만
3~4번은 돈 내라는 소릴 들었다.
이걸 계속해서 무시하고 지나가다보니 약간 겁이 없어졌다.



라낭은 이 계단 끝까지만 가라고 했다. 그 이상은 무리일거라고

사원에 들어섰다고 끝난건 아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는 중에도 두세번은 더 들었을 거다 -_-;;;

여하간 그렇게 계단 끝까지 올라오니
이젠 입구에 아예 떡하니 지키고 서있는 현지인들.
또다시 "오늘은 특별 행사가 있으니 들어오고 싶으면 돈 더 내라"고 한다.
라낭이 계단 끝까지 올라가서 사진 몇장 찍고 돌아와야 할 거라고 했는데
계속 무시하다보니 겁이 없어진 본인, 그냥 들어갔다.
그런데 여태껏은 그냥 말만 뭐라뭐라 하더니 이번엔 붙잡는다.
(이미 올라와 있던 짜증에) 왜 잡냐고 난 성질 내고,
현지인들은 그들대로 나보고 뭐라뭐라 큰소리 치고...
중간에 끼인 아내만 울상이 되었다.

결국 불쾌한 일 만들지 말자는 아내의 설득에
더 들어가지는 못하고 돌아내려왔다.
결론적으로 1주일간의 발리 여행 중 유일하게 불쾌했던 때였다.
(아내는 환전 사기 때도 불쾌했다지만, 나한테 그건 애교 수준이라...)


사원은 정말 아름다웠는데...

결국 차로 돌아와 라낭에게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라낭 왈,
"걔네들, 발리 주 정부도 통제를 못하고 있다"고...
그야말로 우리는 깡패들을 상대하고 온거였다 -_-;;;
사원은 먼 발치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워서
더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여하간...사원은 이제 됐고...
라낭, 우리 루왁(Luwak) 커피 살 수 있는데 없을까?
그러자 라낭이 루왁 커피 농장에 데려다 주겠단다.
원래 수마트라 섬의 것이 더 유명하지만 어쨋건 여기도 산지니까 :)

루왁은 사향고양이의 인도네시아어 명칭이다.
루왁 커피는 사향고양이가 커피 콩을 먹은 뒤 대변에 남은 씨를 모아서
변은 씻어내고 커피만 골라내 먹는 건데 (결국 고양이 응가 커피...OTZ)
최고급 루왁 커피는 한잔에 십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가격을 자랑한다.





얘가 사향고양이, 루왁


농장이라고 할 때 예상은 했지만 사향고양이는 우리에 갇혀있고
(잡식인 사향고양이에게) 오직 커피 콩만 먹이로 먹고있는 모습이었다.
고급 야생 루왁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이런 사육 상태면 루왁 커피를 마시는 것이
사향고양이에게 미안할 지경...

돌아보고 나니 직원이 전망 좋은 자리의 테이블로 안내를 했다.
루왁커피 한 잔을 주문하면 공짜로 6가지 차를 준다고 하네.
(인삼차, 생강차, 허브차 등등..)


나무 트레이에 있는 6가지 차는 전부 공짜

그렇게 주문한 루왁 커피는 상당히 독특한 향이 났다.
그리고 그게 전부 =_=. 생각보다 우와~ 할 만한 것은 없었다.
(다음에 제대로 된 고급 루왁 커피를 먹어봐야 알려나?)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선물용+집에서 먹을 용도로 루왁 커피를 좀 샀다.

이제 해는 져 가고, 저녁 먹고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
우붓에 돌아와 카페 와얀(Cafe Wayan)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향했다.

아 그리고 극구 사양하던 라낭도 같이 저녁을 먹었다.
언제나 레스토랑은 우리만 가고 혼자 어디선가
(아마도 싼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이 안되 보이기도 했고,
(지각은 하지만 ㅋ) 친절하고 선한 모습에 이틀새 정이 꽤 들기도 해서,
규정상 고객과 같이 식사하면 안된다고 하는 라낭에게
"넌 지금 퇴근한거고 내가 그냥 친한 형으로서 밥 사주는거다.
친한 동생한테 밥 사는 건 한국식 manner다."라고 우기고 데려갔다.
(라낭은 우리보다 6살 어렸다)
그렇게 데려간 레스토랑에서 그가 주문한건
(발리에서는) 흔하디 흔한 나시고랭.
그러면서도 이런 나시고랭은 처음 먹어본다며 좋아해
한편으로 맘이 짠했다.

어쨋건 이 일은 (그의 매형인) 다르마완씨에겐 비밀 :P

2014년 2월 9일 일요일

Jin과 Rage의 Bali 신혼여행기 - 20121017 (3) : 맛을 버리고 경치를 택하다?

구능 카위는 고아 가자에서 북쪽으로 차를 타고 20여분을 가면 된다.
고아 가자와 마찬가지로 입장료를 내고 사롱을 빌려 두른 뒤
계곡길을 따라 내려가면 되는데...

350개의 계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
그리고 이걸 다시 걸어올라와야...OTZ
계단 하나 하나도 높이가 꽤 높아서
다리가 불편하거나 연로한 분들은 꽤나 힘겨운 길이 될 듯 하다.

저~ 계곡 아래까지 내려갔다 올라와야한다

어쨋건 걸어걸어 내려간 계곡의 아래의 사원에는
커다란 석벽 조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능 카위는 석굴 사원이자 왕릉이라고 한다.
석벽의 조각은 큰 거인이 손톱으로 하루만에 조각했다는 전설이 있다.
구능 카위가 규모로는 발리에서 가장 큰 유적인데
하루만에 완성되었다는 전설이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면서도 재밌다.

유적 구경을 마치고 다시 걸어올라가는 길.
내려오면서도 봤지만 계단식 논이 펼쳐져 있다.
라낭이 우리에게 논두렁에 서보라고 하곤 사진을 또 한 장 찍어줬다.

라낭이 사진 찍는데 재미 들린 거 같다

다시 올라가는 길 중간에 있는 조그만 기념품 가게에선
바람이 불 때마다 딸깍딸깍 소리가 났다.
나무로 만들어진 풍향계가 내는 소리.
기념품으로 하나 사볼까 잠깐 생각했지만 패스 :P

바람이 불 때 마다 딸깍거리는 소리가 나는 목제 풍향계

다시 차에 올라타고 출발하려는데 웬 일행들이 보여 멈춰섰다.
라낭이 설명해주는데 지금 결혼식을 치른 것이란다.
발리에서는 결혼식을 하면 동네를 한바퀴 돌고 집에 들어가며
뒤에 따르는 사람들은 동네 주민들이 선물을 갖고 들르는 것이란다.


우리도, 그들도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되길

이제 점심 먹을 때가 되었다.
라낭은 우리를 데리고 북쪽의 낀따마니(Kintamani) 고원으로 향했다.
낀따마니 고원에서는 바투르(Batur) 산과 호수를 바라는 전경이 일품.
그래서 아무 것도 없는 한적한 고원에 식당 몇개가 모여있다.
자리는 당연히 창가 자리로 :)

평온해 보이지만 바람이 엄청 많이 불었다

바투르 산은 활화산이다
1968년의 분화때문에 풀 한포기 보기 힘든 용암지대가 있다


발리 여행 내내 음식은 꽤나 잘 먹은 편이었는데 딱 두번 정말 별로였다.
그 중 하나가 여기 낀따마니. 경치와 맛을 맞바꾼 거 같다 -_-

식사를 마치고 이번엔 동쪽으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베사키(Besakih) 사원.

가는 길에 잠시 차를 세우고 찍은 바투르 호수

2014년 2월 7일 금요일

Jin과 Rage의 Bali 신혼여행기 - 20121017 (2) : 색깔의 의미를 알고 보면 더 재밌는 Goa Gajah 신전

고아 가자 사원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곡길 통해 약간 내려가야한다.


사원으로 내려가 봅시다

따나롯 사원의 경우에는 신도가 아닌 경우 사원 입장을 불허했지만
관광지로서 활용 되는 대부분의 사원들은 신도가 아니라도 입장 가능하다.
다만 규칙 하나, 무릎이 보이는 옷을 입으면 안된다.
우리는 당연히 더운 발리에서 반바지를 입었고...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원 입장료를 내면 사롱(sarong)을 빌려주니까 :)
(대체로 무상임대지만
나중에 들르는 베사키 사원 처럼 임대료를 내는 곳도 있다.)


코끼리 동굴 앞에서. 허리에 두르고 있는 것이 사롱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좌측에 코끼리 동굴이 보이는데
힌두교 전설 속에 나오는 신성한 동물
바롱(Barong)의 얼굴이 조각되어있다.
근데 왜 코끼리 동굴인거야?
어쨋건 바롱의 입을 통해 들어가면 동굴 속에 조그만 제단들이 있고
그 앞에는 역시나 제물, 차낭들이 놓여있었다.



가네샤 석상



안에 들어가면 한편에는 지혜와 행운의 신 가네샤의 석상,
그리고 반대편에는 검은색, 흰색, 붉은색 천이 둘러져있는 석상이 있는데
시바(Shiva)의 아내 파르바티(검은색)
브라흐마(Brahma)의 아내 사라스바티(흰색)
비슈누(Vishnu)의 아내 락슈미(붉은색)
의 색이며 결국 힌두교의 3대 신 시바, 브라흐마, 비슈누의 상징인 셈이다.

아 그리고 동굴 입구와 가네샤 석상에서 볼 수 있는
흰색, 붉은색, 검은색의 체크무늬는 수호자(Guardian)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원의 오래된 고목들에도 이 체크무늬 천이 둘러져 있다.
세계 어디서든 거대한 고목을 신성하게 보는 것은 마찬가지인가 보다.



사원의 가운데에는 석상 분수와 못이 있다.
원래 이 사원에 방문한 신도가 경건함을 위해 목욕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꽤나 큼직한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라낭이 찍어준 사진

사원을 둘러보고는 사원 옆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아내와 라낭. 여행 후에 보니 라낭을 제대로 찍은게 없어서 아쉬웠다



라낭은 난생처음 써보는 DSLR이라면서도 은근히 잘 찍었다

이제 고아 가자를 떠나 북쪽으로, 구능 카위(Gunung Kawi)로 가자.

2014년 2월 4일 화요일

Jin과 Rage의 Bali 신혼여행기 - 20121017 (1) : 상당히 훌륭했던 숙소 Komaneka Tanggayuda

코마네카 탕가유다는 비다다리 빌라의 세배 가까이 드는 숙박비 답게
깔끔하고 예쁜 빌라 시설을 갖췄다.





전날 밤 자기 전에 찍은 빌라 내 사진들


룸서비스를 요청하면 오른쪽에 보이는 누각(?)에서 식사할 수도 있다

다 좋은데 한가지 문제가 있긴 했다.
위 사진에 보이듯이 욕조가 돌로 되어있는데
차가운 돌에 뜨거운물을 아무리 틀어대도 욕조 물은 미지근하더라. -_-;;;
(물 자체가 그리 뜨겁지 않았던 것도 이유겠지만)

그래도 손글씨로 써져있는 greeting card라던가
직원들의 태도도 직업적인 친절함보다는 뭔가 친밀감이 느껴지는
우리가 묵었던 세 숙소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어쨋건 아침을 먹으러 가야지.
평소에는 안먹어도 여행할 때 만큼은 아침을 거르지 않는다. -ㅅ-;



이거 전에 전채도 있고 하다만 잘찍은게 없네...

아침식사를 하고는 오늘의 투어를 돌기 전에 숙소 투어를 했다.
(아이 촌놈 같아 =ㅅ=)


우리가 이 곳을 예약하게 만들었던 공용 풀의 경관




어느새 라낭과 약속한 시간이 되었다.
자 이제 우붓 근교 사원으로 투어를 가보자.
오늘도 잘 부탁해, 라낭 :)

맨 먼저 향한 곳은 숙소에서 차로 30분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
(우붓 시내에서는 차로 15분정도) 코끼리 동굴, 고아 가자 (Goa Gaj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