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로 돌아와 백화점에서 사온 음식들로 점심을 해결한 후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던 탓인지 부모님이 좀 피곤해하셔서
우선은 숙소에서 낮잠이나 좀 청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쉰 후 간식이나 먹을 겸 밖으로 나섰다.
걸어서 15분 정도 걸어 텐진역 너머편으로 가면
일본에서 손꼽히는 제철 과일 타르트 전문점인
키르훼봉(キルフェボン) 후쿠오카점이 있다. (본점은 시즈오카에)
지금은 딸기철이니 우리의 타겟은 아마오우 타르트.
매장안은 화려한 과일 타르트들의 전시장.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호사스럽다.
물론 먹으러 온거니까 구경만 할 수는 없지.
다만 키르훼봉 후쿠오카점은 판매만 할 뿐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그러니 포장해들고 근처 케고 공원(警固公園)에 앉아서 먹자.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너무 달지 않은 틀 위에
한창 제철인 진한 빨강의 딸기가 가득올라간 타르트.
이건 뭐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아닌가?
물론 가격도 맛있지 않으면 반칙인 수준인게 함정...
(두 조각이 3240엔 = 32000원...... OTZ)
간식을 먹은 후에는 근처 돈키호테에서 잡화 및 부탁받은 물품들 쇼핑.
일본 오면 돈키호테는 약간 기계적으로 들르게 된다.
늘상 사는 조카들 젤리 간식, 카레, 의약품들 등등
이번에도 사고보니 한 짐이다.
조금 있으면 예약해뒀던 레스토랑에 가야할 시간이니 돌아가자.
(부모님 체력 때문에 쇼핑 후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 나오긴 했다.)
오늘 저녁은 미슐랭 빕구르망에 등재된 오마카세 야키니꾸 식당 유키(游來).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 마츠다 부장의 후쿠오카 맛집 소개편에 나오길레
보자마자 여기다 하고 찍은 뒤 예약해뒀었다.
오너 쉐프가 재일교포셔서 원래도 한국인이 많이 찾는 가게였다곤 한다.
우리는 별도 룸으로 예약을 했지만
바 테이블에서는 오너 쉐프와 대화할 수도 있다.
유키가 있는 니시나카스(西中洲) 안쪽 골목은
한 블럭 바깥의 큰길의 대중적인 가게들에 비해 고급스런 가게들이 많다.
(그리고 사실 유키 바로 맞은편의 식당 하나도 예약해둔게 있다.)
유키 외관 |
7시 예약시간에 맞춰 들어가 자리를 안내받았다.
예약할 때 코스도 이미 선택했기에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잘 먹겠습니다~
우설 |
어깨살 + 허벅지살 |
안심 스테이크 + 목살 |
안심 스테이크 |
등심 + 우니 덮밥 |
부채살 스키야키 |
채끝살 |
고기는 직원들이 하나하나 부위 설명을 해주며 구워주고
부위별로 곁들일 소스도 그때그때 따로 내어 준다.
소고기 무국 |
푸딩으로 입가심 |
오마카세 코스가 늘 그렇듯 하나하나 나오는 걸 보면 애걔 싶지만
어느새 후식이 나올즈음엔 아 더는 못먹겠다 소리가 나온다.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먹어볼 수 있는 점은 장점이지만
우설 이외에는 특수 부위라고 할 만한게 없었던게 아쉽다.
게다가 푸짐한 거를 좋아하는 부모님은 썩 내키지 않으시는 듯.
고기 이외의 반찬이 부족함도 아쉽지만 여긴 한국이 아니니 이해하자.
부모님과 함께 가는 거라 별실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만
가서 보니 바 테이블에서 주인장과 대화하는게 더 나았겠지 싶었다.
우리쪽은 직원들이 간단한 설명만하고 묵묵히 구워준 뒤 가는데
바에서는 주인장이 다른 (한국인) 손님들과 깔깔거리며 대화한다.
말은 길었지만 어쨋건 푸짐하게 고기 한 상 잘 먹고 간다.
서울 마장동의 본앤브레드에 가봤으면 비교가 가능할텐데
다음에 들러보게 되면 한번 비교해봐야겠다.
오늘 별다른 관광은 없었지만
어짜피 이번 여행 컨셉은 부모님과의 맛집 투어니까.
(요즘 우리의 여행 컨셉이 죄다 음식 위주인 거 같은게 함정)
내일은 그래도 차로 가라쓰 들렀다 온천도 가고 할테니까
오늘은 그 전에 쉬면서 체력 보충한 날인 거로 하자.
그럼 내일을 위해 숙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