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일찍 잠든 덕에 아침에도 일찍 일어났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도 아침식사 때문에라도 일찍 일어나야헀다.
부모님은 이미 새벽부터 일어나 계시는 중.
마침 숙소 근처에 7시부터 여는 식당이 있어서 거기로 가기로 했다.
숙소를 나와 걷는데 근처에 묘한 가게가 있다.
무려 근육 술집(筋肉酒場)이라니;;;
가게 이름이 머슬 바 후쿠오카(マッスルバー福岡)인 걸 보니
아마도 전국에 지점이 있는 술집인 듯.
머슬 쇼타임도 있네. 컨셉 참 희안할세.
우리가 아침 식사 하려는 식당 이토오카시(魚ト肴 いとおかし)는
저 머슬바 후쿠오카의 옆옆에 있다.
그런데 7시 15분쯤 도착했는데 안에 바 테이블 자리가 꽉 찼다. 헐...
알고보니 2층 자리 정리중이라 잠깐 기다린 거긴 했지만
그래도 오픈한지 몇분 됐다고 벌써 이렇게들 오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맛있으니까 이렇게들 오는 거겠지? 하는 기대감도 있다.
이토오카시는 해산물 정찬 식당.
우리는 카이센동 2개와 오늘의 정식(이 날은 연어였다) 2개를 시켰다.
평범한 정식이라할 수도 있겠지만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적당한 간과 따뜻한 밥과 국, 생선 구이에
우리도 부모님도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아, 카이센동은 원래 차갑......)
사실 평범한 정식이라도 맛있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가게 앞에 택시가 서더니
정장을 입은 네명의 젊은 남녀가 내려서 이토오카시로 들어간다.
출근전 아침 식사를 하려는 모양인데
이런 모습을 보니 우리가 맛집을 잘 찾아오긴 한 모양이다.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 쉬고는
9시반쯤 되었을 때 텐진의 다이마루(大丸) 백화점으로 향했다.
오늘은 10일에 한번 돌아오는 분메이도(文明堂) 기레빠시 판매일.
카스테라는 만들고나서 바깥 테두리 부분을 잘라낸 뒤 판매하는데
이 잘라낸 짜투리(기레빠시=切端)를 저렴한 가격에 별도로 판매한다.
다만 양이 얼마 안되니 10일에 한번 30개 한정으로만 판매해서
가격은 저렴하지만 나름 희귀템인 셈이다.
(카스테라를 만드는 나가사키에선 좀 더 구하기 쉽다는 얘기가 있다,)
다이마루 백화점 텐진의 여러 입구 중 어느쪽이 가까울지 모르니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나는 다른 입구에서 진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10시 백화점 오픈과 함께 지하 식품부로 오픈런!
뛰지는 않았지만 빠른 걸음으로 지하 식품부로 내려갔다.
하지만 내가 들어간 입구가 분메이도 매장에서 먼 쪽이다.
부디 부모님과 아내가 늦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에.
매장 쪽에 가니 부모님과 아내가 먼저 도착해 줄을 서 있었다.
그리고 무사히 카스테라 기레빠시도 득템.
그런데 정말 아슬아슬했던게 우리 바로 뒷사람에서 그날의 끝이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오픈런 했던 보람 없게 못살 뻔했네.
이게 뭐라고... |
1차 목표는 달성했으니 이제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쇼핑을 하자.
우선 아내는 이와키 반찬통과 하리오 유리 커피 드리퍼 찾아내 득템.
(이 때 사고 얼마 안지나 하리오 유리 드리퍼는 국내에도 수입되었다는게 함정...)
꼭 사지는 않더라도 우리나라보다 다양한 생활용품, 아이디어 용품들이 많아
아이쇼핑하는 재미도 크다.
점심 식사는 어떻게 할까 했는데
부모님이 백화점 식품부에서 밥과 반찬 사서 숙소에 가져가 먹자고 하신다.
숙소가 멀지 않으니 그것도 괜찮을 듯 하다.
식사거리를 찾아 지하로 다시 내려갔는데
이제서야 과일 코너에 잔뜩 쌓여있는 아마오우(あまおう) 딸기가 보인다.
후쿠오카 특산인 하카다 아마오우 딸기는
빨갛고(あかい 아카이), 동그랗고(まるい 마루이),
크고(おおきい 오오키이), 맛있는(うまい 우마이)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일본 최고의 딸기 품종으로 꼽힌다.
지금이 이 아마오우의 한창 제철.
다만 우리는 백화점에선 안사고 숙소 근처 슈퍼에서 사먹었다. ㅋ
점심 먹을 거는 충분히 샀으니 다시 숙소로 돌아가자.
PS. 카스테라 기레빠시 판매 정책은 계속 바뀌므로 확인하는게 좋다.
예전에 후쿠오카 갔을 때 분메이도 후쿠오카 총본점에서는
1주일에 한 번 화요일에 판매한다고 했는데
이번 여행 전에 분메이도 홈페이지에 문의하니 10일에 한 번,
그나마도 백화점 지점에만 판다고 연락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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