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6일 금요일

Jin과 Rage의 Norge 여행기 - 20180802 (1) : 감초도 사탕도 아닌 감초사탕

오늘도 느즈막히 일어나 아점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우선 어제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던 팀 웬델보(Tim Wendelboe)에 가서
우리의 모닝 커피 한 잔과 친구네에 선물로 줄 원두까지 득템.
그리고 망중한을 즐기기 위해 커피를 들고
근처의 소피엔베르그 공원(Sofienbergparken)으로 향했다.

한적한 공원에서 커피를 마시며 말 그대로 망중한을 몇십분간 보냈다.
이제는 오늘의 관광을 위해 우선 왕궁쪽으로 가보자.

왕궁이지만 외관에는 화려함 따위 1도 없다

왕궁은 하절기동안 일반인에게 개방되며
정해진 시간에 가면 가이드 투어가 가능하다.
그런데......아뿔싸 영어 가이드 하는 시간이 따로 있다. -_-;;;
굳이 그 시간에 맞춰 돌아와 구경하고 싶을 만큼의 마음은 아니니 그냥 돌아가자.
이틀 전에 비그되위(Bygdøy)에서 못들른 박물관이나 가보지 머.

이틀 전에도 비그되위를 가기 위해 페리를 탔던 시청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마침 일반 페리가 아닌 관광 크루즈 탑승 시각이 딱 맞네?
약간 돌아가긴 하지만 급할 것도 없는데 이번에는 크루즈를 타 보자.
(어짜피 이것도 오슬로 패스에 포함되어있다. 오슬로 패스 만세~)
우리가 탄 크루즈는 오페라 하우스를 들렀다가 바로 비그되위로 가는 것.
종류에 따라서는 오슬로 피요르드 곳곳을 둘러보는 크루즈도 있고
저녁이나 점심식사를 제공하거나 음악 공연을 하는 것들도 있다.


바다 풍경은 이틀전에도 봤던 것들이니 배 안으로 들어가자.
배의 안쪽에서는 간단한 식음료를 판매하는데 핫도그가 눈에 띈다.
가격도 34 Kr(약 5천원)면 이 동네 물가 치고는 싸다.
어짜피 우리 식사 시간도 애매하니 핫도그나 먹어보자.
그런데......


또르띠야 같은 얇은 빵 한 장에 익힌 소시지 주는 게 전부다. -_-;
사진에 있는 마늘 플레이크는 기본 양념통에 있어서 우리가 퍼담은 것.
그래, 이 동네에서 5천원으로 먹을만한 거를 바라지 말자. ㅠㅠ
(다만 커피 만은 예외)

비그되위에 도착한 후 버스를 타고 민속박물관(Folkemuseet)으로 향했다.
비그되위의 많은 박물관들이 그렇듯 이곳도 오슬로 패스로 무료 입장.
오슬로 패스를 처음 살 때는 무슨 가격이 이렇게 비싸냐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래저래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뽕을 뽑기는 하는 듯.

민속박물관에 입장해서 조금 들어가니 낡은 목조 가옥들이 많아서
마치 중세시대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구역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커다란 골 스타브 교회(Gol stavkirke)가 서 있다.


통널 교회 한 번 보겠다고 험난한 과정을 거쳐 롬(Lom)에 갔던 게 며칠전인데
이렇게 쉽게 오슬로에서도 볼 수 있는 거였다니......
물론 그렇다고 롬을 들렀던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
안그랬다면 버스 티켓 값으로 택시타는 행운이 없었을테니까.




아이슬란드에서도 봤다시피
풀들이 심어진 지붕은 북유럽의 전통이다.

통널 교회를 중심으로 한 중세시대의 목조 건축물 지역을 지나니
어느새 근대 가옥들의 지역으로 들어섰다.


다만 근대 생활상은
우리가 여러 매체들을 통해 익숙해진 유럽의 모습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에
그다지 흥미가 많이 가지는 않았다.

박물관 내 상점으로 들어서니 감초(Lakris) 사탕을 판다.
북유럽의 전통 음식중 하나라기에 궁금했는데 한번 먹어보자.
그런데 이놈 비주얼이 거시기 하다. 맛은 어떠려나......


......
감초라는 이름에 속지말자......
생긴 것도 그렇지만 질감도 타이어 같이 질기고 (사탕이라기보다는 질긴 젤리...)
단맛은 커녕 거북한 암모니아 냄새가 풀풀......
알고보니 서양 감초는 우리네 감초랑 아예 다른 풀이다. 진짜 이름만 감초일 뿐.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도 그렇고 북유럽의 전통 음식들은 우리 취향이 아닌 거로...

2021년 2월 9일 화요일

Jin과 Rage의 Norge 여행기 - 20180801 (3) : 절규를 상상할 수 없었던 Ekeberg 언덕, 우리가 재현해주마

국립극장 앞에서 트램을 타고 15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에케베르그(Ekeberg) 언덕의 조각 공원.
이 곳은 달리, 로댕, 르누아르 등의 유명 작가들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의 세계적 조각가인 구스타프 비겔란(Gustav Vigeland) 등의
유명 작가 작품들 30여개를 만날 수 있는 곳

에케베르그 조각 공원 안내도

하지만 우리가 이 공원을 찾아온 이유는 또다시 뭉크의 '절규' 때문인데
뭉크가 '절규'에 대한 영감을 받은 곳이 바로 이 언덕이기 때문이다.
공원의 안내도를 보니 35번에 '절규'와 관련된 곳으로 표시되어있다.

20여분간 숲길을 걸어 도착한 포인트에는
오슬로 피요르드가 내려다 보이는 철제 프레임이 있었다.



사실 아내는 멀쩡한 표정으로 찍은 것도 있지만...

다만 여기서는 무성한 나무 수풀때문에 전망이 잘 보이지 않네.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가보자.

숲길을 더 올라가 Valhallveien 길까지 올라가니 탁 트인 전망이 나타났다.

이곳도 절규와 연관있음이 표시되어 있다

오슬로 피요르드와 시내

이 아름다운 경치 속(물론 그때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겠지만)에서
뭉크는 여기서 무엇을 보고 영감을 받은 것일까?
해질녘 노을과 함께 봤으면 뭔가 달랐을까?

"나는 자연을 뚫고 나오는 절규를 느꼈다.
실제로 그 절규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진짜 피 같은 구름이 있는 이 그림을 그렸다.
색채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뭉크가 절규를 그린 후 한 말)

어느새 6시가 다 되었다. 저녁 먹으러 가야지.
오슬로에서 요새 핫플레이스라는 마트할렌(Mathallen)으로 가자.

버스를 타고 마트할렌까지는 왔는데...
버스 기다리는 시간과 이동시간까지 쓰고나니 어느새 7시가 넘었다.
문제는 마트할렌의 영업 종료 시각이 8시라는 것.
이미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마감했네.
어쩔 수 없이 마트할렌에서의 식사는 내일로 미뤄야겠다.

오슬로 마트할렌 앞의 조형물
다만 저 카툰에 적힌 멘트들은 우리가 받아들이기는 힘든 29금 멘트들...


어쩔 수 없지. 마트에서 장보고 숙소에서 요리해 먹어야지.
기왕 장을 볼 거 중심가의 큰 마트로 가볼까?
어짜피 교통비도 안드는 거 또 트램타고 오슬로 중앙역 쪽으로 가자.

중앙역에서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바닷가 쪽으로 나오는데
저 멀찌감치쪽에서 공연을 하는지 음악 소리가 들린다.
한번 그쪽으로 가보자.


공연장 앞의 펍에서 까치발로 찍어봤다

소리가 나는 곳은 살트 랑후셋(SALT Langhuset).
공연장을 겸하고 있는 복합 문화공간인 듯 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심지어 사우나도 있더라. -o-)
공연장 자체는 티켓을 끊어야 들어갈 수 있었지만
소리는 그 앞의 조그만 펍에서 듣기에도 충분하다.
잠깐 음료나 한 잔 하면서 음악 좀 듣다 가야지.

이 블로그를 계속 읽어온 사람들은 어느게 누구것인지를 알리라...

가사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어도 흥겨운 팝 락 스타일이라
둘이서 고개를 까딱거리며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오게 알렉산데르센(Åge Aleksandersen)의 공연이 끝나고
그 다음 주자인 킴 라르센(Kim Larsen)의 공연도 듣고 싶지만
이제는 빨리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

마치 바다로 빠지는 미끄럼틀 같은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시내 중심가의 마트를 들렀더니 역시나 볼거리가 다양하다.
간편하게 조리해먹을 만한 양념된 고기류도 많아서
이런 줄 알았으면 진작에 여기서 장을 좀 봤으면 좋았을 걸 싶었다.
(게다가 고기 가격 만큼은 물가 대비 싼 편이다.)
뭐 지금이라도 좀 사들고 가서 내일이라도 잘 먹으면 되지.

어느새 시간이 많이 늦었네.
얼른 숙소로 돌아가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자.
밝아서 아직도 한낮같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