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시당초 뷔그되위(Bygdøy)로 온 시간이 늦어서 다른 박물관을 가기는 어렵기에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다시 선착장으로 향했다.
페리를 타고 오슬로 시청앞으로 돌아왔다.
근처의 슈퍼마켓에서 먹을거리 장이나 좀 보고 가야겠다.
우리가 노르웨이 온 지도 2주가 넘었건만
대도시(물론 우리나라 대도시들에 비하면 작지만)의 중심가라 그런지
슈퍼마켓의 물품들이 이전에 들렀던 곳들에 비해 훨씬 다양해서
마치 갓 입국한 여행객 마냥 슈퍼마켓 내부를 구경다녔다.
특히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군침이 당긴다.
뭣보다 이 나라 물가에 비하면 고기 가격은 꽤나 저렴한 편.
뭐 결국 오늘 저녁은 노르웨이 연어와 야채 샐러드로 결정되었다만.
얼른 숙소로 돌아가 밥 해먹자. 배고프다.
식사 후 비내리고 어두워진 창밖을 바라보다
이대로 밤을 보내기는 아쉬워서 다시 숙소를 나섰다.
숙소 주인에게서 추천받아둔 바가 있기에 거기로 가볼 예정.
다행히 비는 잦아들어 우산을 안써도 될만한 정도.
조용한데다가 가로등도 적어 어두운 길을 10분간 걸어서
우리가 도착한 곳은 아쿠아쿠 티키 바(Aku-aku Tiki bar).
그런데 우리가 걸어온 그 적막감과는 너무나도 대비되게
바 안에는 앉을 곳 하나 없이 사람들로 가득해서 시끌벅적하다.
우리는 너무 시끄러운 건 좀 꺼려지기도하고
마침 비도 거의 그쳤으니 길가 좌석에 앉아볼까?
(차양이 있어 비를 막아주기도 했다.)
잠시후 우리가 주문한 칵테일들이 나왔는데
아내의 칠리 펀치(Chili punch)에 너무나 큼직한 홍고추가 꽂혀있다.
칠리라고 해서 화끈한 느낌같은 게 있을 거라 생각했지
이렇게 정직하게 큼직한 고추가 같이 나올 줄이야. ㅋㅋㅋ
아내는 지난번 베르겐에서의 칠리 마티니에 이어
노르웨이의 바는 칠리 시리즈로 기억될 듯.
시간이 지나 11시가 되자 직원이 나와서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했다.
노르웨이에서는 11시 이후 노천 좌석은 철수하는게 규칙이다.
마실 것도 다 마셨고 시간도 늦었으니 숙소로 돌아가볼까나?
돌아가는 길에 부동산 가게가 있어서
잠시 나와있는 매물들을 살펴봤다.
물가때문에 집 가격도 어마어마할 줄 알았건만
3룸이 우리 돈 6억원 정도니까 물가대비 집값은 오히려 우리보다 낮다.
이렇게 또다시 느끼는 서울의 비싼 집값.
내일 뭉크 데이를 위해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Have a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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