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아저씨의 협박(?) 덕분에
다행히 이탈한 승객은 아무도 없었다.
버스가 출발하고 10분도 안되서
트롤의 사다리란 뜻의 트롤스티겐(Trollstigen)이
그런 이름을 가지게 된 이유를 보여주는 놀라운 풍경을 만났다.
저 아찔한 지그재그 길이 트롤스티겐이다. 버스는 이 아찔한 길로 내려간다 |
트롤스티겐을 내려가던 중 버스에서 바라본 피요르드 |
U자 모양의 피요르드 계곡 속으로 절벽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마치 거대한 트롤이 절벽을 타고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 같았다.
거기다 아찔한 절벽 맞은편의 U자형 피요르드는
우리가 동시에 우와하고 놀라게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아까 기사 아저씨가 트롤스티겐 전망대라고 했었는데
이 길을 내려다보는 곳이 있었나보구나;;;
밥만 먹고 전망대 찾아볼 생각을 안한게 후회됐지만
그나마 차에서 찍은 사진이 꽤나 잘 나온 편이라
아쉬움을 조금 덜 수는 있겠다.
게이랑에르에서 출발한지 3시간쯤 되었을 때
버스는 온달스네스 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기차를 기다리다보니
같이 버스를 타고 온 한국인 청년과 우리만 역에 남게 되었다.
평소같으면 남에게 말 잘 걸지 않는 우리지만
머나먼 타지에서 만난 동포에게야 예외 아닌가.
(물론 기차 출발 시각까지 기다리기 무료했던 것도 이유다. ^^;;;)
얘기를 하다보니 우리랑 3대 트래킹을 한 시점도 거의 비슷하다.
다만 우리는 13시간정도 걸린 트롤퉁가 트래킹을
(코스는 달랐어도) 불과 8시간만에 갔다왔다니
역시나 건장한 20대 청년은 다르구만.
(사실 그냥 우리가 저질 체력인 거겠지만)
여기 오던 중에 들른 전망대들에 대한 행운을 얘기했더니
이 청년 왈 한국어 안내서에 220번 버스에 대한 얘기가 있단다.
그래서 찾아보니 게이랑에르에서 트롤스티겐까지의 길은
노르웨이에서 골든 루트라고 부르는 곳,
노르웨이 여행의 정수와 같은 길이었던 거다.
3대 트래킹만 집중했지 다른 곳을 잘 알지 못했던 우리가
이 루트를 지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게이랑에르에 가자는 것도 베르겐에서 결정했었던 데다가
교통편 구하기가 힘들어 포기할 뻔 했다는 거까지 생각하면
어떻게든 가보자고 열심히 교통편을 찾아낸 아내에게 또다시 고마워지는 순간.
이 청년은 비싼 물가때문에 라면과 햄버거만 지겹게 먹고 있다기에
우리가 가진 즉석밥과 반찬류를 좀 나눠 줄까 했지만 사양했다.
뭐 알아서 잘 하겠지.
기차 출발시간이 되었다.
같은 기차를 타지만 자리 탓에 그에게 작별을 고했다.
최북단 노르드캅(Nordkapp)까지 간다는 그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잠시 거쳐갔던 온달스네스 역 |
온달스네스에서 출발한 기차는
1시간 반 좀 못되게 달려서 돔보스(Dombås)에 도착했고
10여분 기다린 뒤 트론헤임(Trondheim)행 기차로 갈아탔다.
돔보스에서 트론헤임까지는 2시간 반 거리.
진동하는 술냄새가 뭔가 심상치 않다.
이윽고...아니나 다를까 가방에서 커다란 보드카 됫병을 꺼냈다.
그리고 우리에게 알아듣기 힘든 혀꼬인 발음으로 말을 거는데
괜히 시비 거시는 거 아닐까 긴장했다만
다행히 그냥 외국인 관광객이 궁금했던 술취한 영감님인 듯.
(사실 나중에 다른 승객들에게도 말 많이 걸더라.)
그런데 분명 영어긴 하지만 알아듣기도 힘들었고
상대하기 편치는 않았던지라 슬그머니 식당칸으로 피신했다.
노르웨이 기차 식당칸 |
핫초코 한 잔 사서 자리로 돌아가니
영감님은 보드카를 홀짝거리시는 중.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웠던 것 같은 영감님께는 죄송했지만
더 피곤하고 싶진 않아서 트론헤임에 갈 때까진 우린 자는척했다.
아 그리고 열차 승무원이 영감님 보드카는 더 못마시게는 했다. ㅋ
온달스네스에서 출발한 지 4시간반,
게이랑에르에서 출발한 지는 8시간만에 트론헤임에 도착했다.
게이랑에르는 갈 때나 떠날 때나 이동시간이 징하게 걸렸네.
물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지만.
기차역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15분.
게이랑에르에서 출발한 지는 8시간만에 트론헤임에 도착했다.
게이랑에르는 갈 때나 떠날 때나 이동시간이 징하게 걸렸네.
물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지만.
기차역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15분.
Airbnb로 예약한 숙소는 하루만 묵고 가기에는 너무나 좋았다.
그 좋은 숙소에서 당장 내일 떠날 계획을 짜야하는 역설적 상황.
대충 저녁식사를 하고 어디로 갈 지를 정해보자.
여기서 더 북쪽으로는 보되나 로포텐 제도나 트롬쇠 등이 있다만
우리의 관심은 그보다 더 북쪽 스발바르로 향했다.
(참고로 트롬쇠는 인구 5만 이상의 도시중에 세계 최북단인 곳.)
스발바르가 워낙 머나먼 오지다보니 섣불리 가자고 말 못하고 있는데
이번 아니면 언제 또 가보겠냐며 저지르자는 아내의 말.
에이 모르겠다. 그래 가보자!
다만 스발바르는 오슬로나 트롬쇠에서 비행기를 타야만 갈 수 있다.
물리적 거리야 트롬쇠가 스발바르에 가기 훨씬 가깝다만
문제는 트론헤임에서 트롬쇠를 가는게 힘드네.
어쩔 수 없이 오슬로로 남하했다가 가는 경로로 가야겠다.
스발바르의 숙소 예약도 쉽지는 않았는데 애시당초 숙소가 많지도 않지만
그 와중에 여행 성수기 철이라 남은 숙소 자체가 별로 없었다.
그나마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 남은 곳으로 예약하자.
몸은 트론헤임에 있는데 정작 그 다음 일정이 더 기대되고 긴장된다.
지못미 트론헤임. 그래도 내일 잘 즐겨줄게.
그 좋은 숙소에서 당장 내일 떠날 계획을 짜야하는 역설적 상황.
대충 저녁식사를 하고 어디로 갈 지를 정해보자.
여기서 더 북쪽으로는 보되나 로포텐 제도나 트롬쇠 등이 있다만
우리의 관심은 그보다 더 북쪽 스발바르로 향했다.
(참고로 트롬쇠는 인구 5만 이상의 도시중에 세계 최북단인 곳.)
스발바르가 워낙 머나먼 오지다보니 섣불리 가자고 말 못하고 있는데
이번 아니면 언제 또 가보겠냐며 저지르자는 아내의 말.
에이 모르겠다. 그래 가보자!
다만 스발바르는 오슬로나 트롬쇠에서 비행기를 타야만 갈 수 있다.
물리적 거리야 트롬쇠가 스발바르에 가기 훨씬 가깝다만
문제는 트론헤임에서 트롬쇠를 가는게 힘드네.
어쩔 수 없이 오슬로로 남하했다가 가는 경로로 가야겠다.
스발바르의 숙소 예약도 쉽지는 않았는데 애시당초 숙소가 많지도 않지만
그 와중에 여행 성수기 철이라 남은 숙소 자체가 별로 없었다.
그나마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 남은 곳으로 예약하자.
몸은 트론헤임에 있는데 정작 그 다음 일정이 더 기대되고 긴장된다.
지못미 트론헤임. 그래도 내일 잘 즐겨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