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을 식당인 나카부안(なかぶ庵)으로 향했다.
식당까지 가는 5분여 동안 아버지를 통해서 택시 기사분께
쇼도시마의 간장이 왜 유명한지를 여쭤봤는데
예전에는 쇼도시마가 양질의 천일염으로 유명했고
그 좋은 소금덕에 마찬가지로 좋은 질의 간장을 생산했다고 한다.
간단한 설명을 듣는 동안 나카부안에 도착했다.
쇼도시마의 소면은 4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데
나카부안은 현재 쇼도시마 소면의 대표적인 생산 공장중 하나.
공장이 주라서 그런지 식당 자체는 작고 소박한 편이네.
식사 이외에 소면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진열대의 소면 상품들. 건면과 생면이 있다 |
메뉴는 오직 생(生)소면 하나 (겨울에는 가마아게(釜揚げ)소면이 추가된다) |
얼음으로 차게 식은 가는 소면을 한젓갈 들고
쯔유에 찍어 한입 가득 후루룹.
...!!!
세상에. 굵기 1mm의 가는 소면이
다카마쓰에서 먹은 우동들보다 더한 탄력을 갖고 있다.
쯔유 또한 쇼도시마의 질 좋은 간장 덕분인지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우동 투어를 위해 찾아온 다카마쓰이건만
우리 4명 모두 소면이 제일 맛있다고 엄지를 세웠다.
순식간에 소면을 흡입한 후
어머니는 여기 면은 꼭 사야겠다며 몇개 구입하셨다.
(그리고 나중에 먹어보니 역시 건면보다 생면이 진리였다.)
시원한 면으로 기운을 차렸으니 다시 버스를 타러 가자.
나카부안에서 야스다(安田) 버스정류장까지는 도보 15분.
햇살은 뜨겁지만 바람은 선선해서 다니기 좋네.
야스다 버스정류장에서 10여분간 기다렸다가
올리브 버스를 타고 이동한 다음 목적지는 올리브 공원.
사실 쇼도시마는 일본 유일의 올리브 생산지이다.
그래서 버스 이름도 올리브 버스에
기념품점에도 올리브 관련 상품들이 상당수.
버스에서 내린 후 기념관으로 향하는 오르막 경사 때문인지
어머니는 정류장 근처 잔디밭 벤치에 앉아 기다리겠다고 하셨다.
이것저것 구경시켜 드리고픈 우리의 욕심 탓이겠지만
몸이 불편한 어머니께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동선을 짜는 것이
역시나 난이도가 꽤 높은 일이다.
그래도 내일은 거의 차로 이동하고 걸을 일은 적으니 괜찮겠지.
올리브 공원은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바다와 시코쿠(四国)를 바라보는 전망이 아름답다.
거기다 마침 제철로 핀 벛꽃도 그 경치의 아름다움을 배가시켰다.
초록초록한 올리브 나무와 분홍분홍한 벚꽃나무 |
공원의 기념관에는 쇼도시마 올리브에 관한 전시물들이 있지만
우리에게 올리브 공원에 온 목적은 따로 있었으니...
당신도 키키처럼 빗자루를 탈 수 있다 |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마녀배달부 키키의 실사판 촬영장소에 이 공원이 포함되어서였다.
(사실 원작은 일본 아동 소설이다.)
기념관 한편에는 사진처럼 빗자루들이 놓여있고
사람들은 자유롭게 이를 들고 나가 인증사진에 사용했다.
우리도 빗자루를 들고 가자.
나는 영화에 등장했던 풍차를 배경으로 |
아내는 만개한 벛꽃나무 아래에서 |
빗자루를 들었으니 키키처럼 우리도 날아야지. 점프샷!
우리를 본 아버지는 이거 찍으려고 그랬냐며 살짝 어이없어 하셨다.
네 뭐 저희가 철없는 40살 부부라서 말이죠......OTZ
그런데 정작 아버지가 내 점프샷을 절묘하게 찍으셔서
기다리고 계시던 어머니께 보여주시고 같이 웃으셨으니
철없는 아들이래도 난 만족.
인증샷 찍은 후 기념관 내 매장에서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내 눈을 의심케 하는 상품들을 또 발견했으니
그것은 바로 간장 사이다와 올리브 사이다.
아내와 함께 어이없어 웃으면서도 뭘 먹어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아까 먹은 간장 아이스크림과의 비교를 위해
(그리고 솔직히 더 엽기적일 거 같아서 -_-;;;)
간장 사이다를 선택했다.
간장 사이다(醤油サイダー)와 올리브 사이다(オリーブサイダー) |
아하하...
아까 간장 아이스크림은 그래도 간장 향이 연했는데
간장 사이다에서는 간장향이 좀 더 진하다. -_-;;;;;;
그냥 올리브 사이다 마실걸.
(나중에 알고보니 소금 사이다도 있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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