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9일 일요일

Jin과 Rage의 高松 가족 여행기 - 20180331 (3) : 일본 오면 늘 사야할 게 많다

올리브 공원을 마지막으로 쇼도시마 구경을 끝내자.
마침 3시반에 이케다 항애세 다카마쓰로 가는 배가 있으니
굳이 먼 도노쇼 항까지 갈 필요는 없겠다.

이케다 항에서 다시 페리를 타고 1시간 걸려 다카마쓰로 돌아왔다.
아침에는 급히 가느라 무심코 지나쳤다만
다카마쓰칫코 역 바로 옆에는 다카마쓰 성이 있다.
다카마쓰 성은 흔치않은 바닷가에 인접한 성인데
이마바리 성, 나카쓰 성과 함깨 일본의 3대 수성(水城)으로 꼽힌단다.
바닷가에 있다보니 해자의 물도 바닷물로 채워져있고
그 안에는 도미가 살고 있다나?
(하지만 국가 유적지니 낚시하면 안되겠지......쿨럭)
천수각은 노쇄화를 이유로 해체되었고 일부 망루들만 남아있어서
3대 수성이라고는 하지만 눈에 띄는 건물이 없긴 하다.
현재는 벚꽃 명소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성을 구경할 생각이 없으니 지나치자.


이 부근이 간척되기 전에는
멀리 보이는 망루에서 바로 바다로 연결되어있었다고 한다

전철을 타고 가와라마치 역으로 돌아왔다.
이틀 뒤 귀국하기 전까지 쇼핑할 시간은 오늘 저녁 뿐이니
역 근처의 드럭 스토어를 들르자.
그런데 우선 몇몇 생활용품과 파스, 소화제 등은 샀다만
아버지가 구매하고 싶어하신 공 디스크 파는 곳을 못찾겠다.
이런 때 해답은 돈키호테로 가는 것. 돈키호테에서는 살 수 있겠지.
다만 돈키호테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차로 이동해야겠다.
짐을 다 들고 다닐 필요는 없으니 내가 숙소에 짐을 놓고 오자.

돈키호테로 가기 위한 택시를 타기 전에
6시가 되어 배가 출출하니 뭔가 하나 먹어야겠다.
마침 가와라마치 역의 길 건너편에는
고깃집 미츠와(お肉屋さんの三ツ輪)가 있다.





고깃집 미츠와는 이름처럼 정육점을 겸한 가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 이유는
치킨 가라아게를 비롯한 튀김 요리를 먹기 위해서다.
역시나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도 가게에는 대기줄이 서 있었다.
10여분을 기다린 후 주문한 음식은 치킨 가라에게와 소고기 고로케.
(그 외에도 스파이시 감자 튀김이 있다.)

뜨겁게 방금 튀긴 것인데다가
정육점인 만큼 고기는 확실히 좋은 걸 쓰는지 맛있긴 하다.
다만...확실히 짜다.
어제 먹은 호네츠키도리도 그랬는데 이 동네가 원래 많이 짜게 먹나?
찾아가서 먹을 분들은 맥주든 뭐든 마실 것을 미리 챙겨두길 권한다.
(그렇다고 나중에 음료수를 찾으면 튀김이 식을테니까.)

택시를 타고 돈키호테로 향했다.
이틀동안 그리 복잡하지 않던 다카마쓰 시내였건만
이때만큼은 유독 차가 많아서 길도 좀 막혔다.
그렇게 느릿느릿 차로 이동하던 중
커다란 간판에 아후라이도(アプライド)라는 이름과
(나중에 안 거지만 Applied의 일본식 발음이었다. -_-)
Computer & Internet, Audio & Visual 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어? 그럼 저기서 살 수도 있겠는데?
아버지를 통해서 택시기사에게 이 옆에 세워줄 수 있냐고 여쭤봤다.
그런데 예상외로 택시기사는 강한 어조로 거부했다.
일본인들의 친절한 모습에 익숙해져있던 우리는
기사의 강한 거부에 다들 당황해서 결국 별 말 없이 가야했다.

결국 몇 분 더 타고가서 돈키호테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착하면서 기사가 이번에도 강조하는 말투에 손짓까지 하면서
"여기가 돈키호테입니다"라고 얘기했다.
아......이 아저씨 우리가 거기를 돈키호테로 착각한 줄 알았구나;;;
우리가 뭘 사려는 건지 목적을 얘기했으면 됐을 텐데
어버버해서 말을 못하는 바람에 괜히 서로 불편해했네.
(하긴 말을 하려고 해도 아버지가 통역해주셔야 됐겠지 -_-;)
뭐 어쨋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댔으니
목적을 달성하러 돈키호테로 들어가자.
그동안 일본을 몇차례 방문하셨던 부모님이지만
돈키호테 자체가 두 분께는 처음 알게 된 곳인지라
원래의 목적과는 별개로 재밌는 구경 거리도 되었다.

쇼핑 겸 구경을 끝내고 이제 진짜 저녁식사를 해야지.
가와라마치로 돌아가 식당을 찾으려다보면 너무 늦어질 거 같아서
그냥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가기로 했다.
돈키호테의 길 건너편으로 가니 악명높은 규동집 스키야(すき家)와
야키니쿠 가게 그리고 마루겐 라멘(丸源ラーメン)이 있다.
스키야는 당연히 거르고 야키니쿠는 너무 무거울 듯 하니
(좀전에 가라아게와 고로케를 먹었으니까)
마루겐 라멘으로 가자.


니꾸소바(肉そば)


철판 볶음밥(鉄板チャーハン)

마루겐라멘은 일본 내에서 유명한 체인점.
대표 메뉴인 니꾸소바와 함께 철판 볶음밥, 교자를 주문했는데
교자는 별로 맛이 없었다. 피도 질기고 소는 별 맛이 안나고...
그래도 라멘과 철판 볶음밥은 무난하게 고만고만 한 맛.
라멘 국물은 돼지뼈 육수에다가 간장으로 맛을 내
지금까지 먹어봤던 라멘들과는 달리 느끼함은 덜했다.

식사 후에 돌아오는 길은 버스로 돌아왔다.
피곤하셨는지 부모님은 일찍 방에 들어가셨고
잠깐이나마 아내와 둘이서 보낼 시간이 생겼다.
마실 것을 사기 위해 숙소 근처 패밀리마트에 들렀는데
이전에 언급했던 편의점 디저트 목록의 2위가
패밀리마트의 초코 바나나 크레페(チョコバナナのクレープ).
그럼 당연히 사 먹지 않을 수가 없지.
음...싼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지만
아침의 더블 크림 슈 만큼의 감동은 없네.

아내는 게맛살과 가린토(かりん糖)를 안주 삼아서
(가린토는 일본 전통과자로 우리나라의 '맛동산'과 유사하다.)
어제 사둔 사누키(さぬき) 드래프트 비어를 마셨다.
(사누키는 이 지역의 옛 지명이다.)
아내가 마신 것은 쾰슈(ケルシュ Kölsch) 스타일인데
쌉쌀향긋하고 고소한 맛이 아내 입맛에도 잘 맞았다나.


아내의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재미, 로컬 맥주

내일은 차를 빌려서 멀리 가야한다.
푹 자고 남은 일정도 즐겁게 보내자.

2019년 5월 6일 월요일

Jin과 Rage의 高松 가족 여행기 - 20180331 (2) : "그 어떤 마법보다도 신비롭던 우리의 맨 처음 그" 사이다 맛...읭?

몇 분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를 찾아온 택시를 타고
점심 먹을 식당인 나카부안(なかぶ庵)으로 향했다.
식당까지 가는 5분여 동안 아버지를 통해서 택시 기사분께
쇼도시마의 간장이 왜 유명한지를 여쭤봤는데
예전에는 쇼도시마가 양질의 천일염으로 유명했고
그 좋은 소금덕에 마찬가지로 좋은 질의 간장을 생산했다고 한다.

간단한 설명을 듣는 동안 나카부안에 도착했다.



쇼도시마의 소면은 4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데
나카부안은 현재 쇼도시마 소면의 대표적인 생산 공장중 하나.
공장이 주라서 그런지 식당 자체는 작고 소박한 편이네.
식사 이외에 소면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진열대의 소면 상품들. 건면과 생면이 있다

메뉴는 오직 생(生)소면 하나
(겨울에는 가마아게(釜揚げ)소면이 추가된다)


얼음으로 차게 식은 가는 소면을 한젓갈 들고
쯔유에 찍어 한입 가득 후루룹.
...!!!
세상에. 굵기 1mm의 가는 소면이
다카마쓰에서 먹은 우동들보다 더한 탄력을 갖고 있다.
쯔유 또한 쇼도시마의 질 좋은 간장 덕분인지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우동 투어를 위해 찾아온 다카마쓰이건만
우리 4명 모두 소면이 제일 맛있다고 엄지를 세웠다.

순식간에 소면을 흡입한 후
어머니는 여기 면은 꼭 사야겠다며 몇개 구입하셨다.
(그리고 나중에 먹어보니 역시 건면보다 생면이 진리였다.)

시원한 면으로 기운을 차렸으니 다시 버스를 타러 가자.
나카부안에서 야스다(安田) 버스정류장까지는 도보 15분.
햇살은 뜨겁지만 바람은 선선해서 다니기 좋네.

야스다 버스정류장에서 10여분간 기다렸다가
올리브 버스를 타고 이동한 다음 목적지는 올리브 공원.
사실 쇼도시마는 일본 유일의 올리브 생산지이다.
그래서 버스 이름도 올리브 버스에
기념품점에도 올리브 관련 상품들이 상당수.



버스에서 내린 후 기념관으로 향하는 오르막 경사 때문인지
어머니는 정류장 근처 잔디밭 벤치에 앉아 기다리겠다고 하셨다.
이것저것 구경시켜 드리고픈 우리의 욕심 탓이겠지만
몸이 불편한 어머니께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동선을 짜는 것이
역시나 난이도가 꽤 높은 일이다.
그래도 내일은 거의 차로 이동하고 걸을 일은 적으니 괜찮겠지.

올리브 공원은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바다와 시코쿠(四国)를 바라보는 전망이 아름답다.
거기다 마침 제철로 핀 벛꽃도 그 경치의 아름다움을 배가시켰다.

초록초록한 올리브 나무와 분홍분홍한 벚꽃나무

공원의 기념관에는 쇼도시마 올리브에 관한 전시물들이 있지만
우리에게 올리브 공원에 온 목적은 따로 있었으니...

당신도 키키처럼 빗자루를 탈 수 있다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마녀배달부 키키의 실사판 촬영장소에 이 공원이 포함되어서였다.
(사실 원작은 일본 아동 소설이다.)
기념관 한편에는 사진처럼 빗자루들이 놓여있고
사람들은 자유롭게 이를 들고 나가 인증사진에 사용했다.
우리도 빗자루를 들고 가자.

나는 영화에 등장했던 풍차를 배경으로

아내는 만개한 벛꽃나무 아래에서

빗자루를 들었으니 키키처럼 우리도 날아야지. 점프샷!
우리를 본 아버지는 이거 찍으려고 그랬냐며 살짝 어이없어 하셨다.
네 뭐 저희가 철없는 40살 부부라서 말이죠......OTZ
그런데 정작 아버지가 내 점프샷을 절묘하게 찍으셔서
기다리고 계시던 어머니께 보여주시고 같이 웃으셨으니
철없는 아들이래도 난 만족.

인증샷 찍은 후 기념관 내 매장에서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내 눈을 의심케 하는 상품들을 또 발견했으니
그것은 바로 간장 사이다와 올리브 사이다.
아내와 함께 어이없어 웃으면서도 뭘 먹어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아까 먹은 간장 아이스크림과의 비교를 위해
(그리고 솔직히 더 엽기적일 거 같아서 -_-;;;)
간장 사이다를 선택했다.

간장 사이다(醤油サイダー)와 올리브 사이다(オリーブサイダー)

아하하...
아까 간장 아이스크림은 그래도 간장 향이 연했는데
간장 사이다에서는 간장향이 좀 더 진하다. -_-;;;;;;
그냥 올리브 사이다 마실걸.
(나중에 알고보니 소금 사이다도 있다더라......)

2019년 5월 1일 수요일

Jin과 Rage의 高松 가족 여행기 - 20180331 (1) : 상상하기 힘든 식재료의 만남

아침부터 어머니와 아내가 식사 준비로 분주했다.
원래 여행오면 집에서보다 아침을 더 잘 챙겨먹는 우리지만
어머니까지 계시니 메뉴가 더 푸짐해졌다.
라면국물과 볶음밥, 버섯야채볶음에 계란후라이 등등
간만에 배터지는 아침 식사를 하고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배를 타고 쇼도시마(小豆島)로 갈 예정이다.
전철로 다카마쓰칫코(高松築港) 역에 가면 항구까지는 걸어 갈 수 있다.
다카마쓰에서는 쇼도시마 외에도
나오시마(直島), 오기지마(男木島), 메기지마(女木島) 등
세토 내해의 여러 근교 섬으로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다.
(특히 섬 전체가 현대 미술관이 된 나오시마가 유명하다.)

전철을 타기 위해 가와라마치(瓦町) 역에 들어가자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보인다.
2017년에 파티쉐가 선정한 편의점 스위트 순위에서
1, 3위가 세븐일레븐 것이니 얼른 하나씩 구입하자.
부모님은 별 걸 다 찾아보고 산다며 웃으셨지만
단돈 300¥에 맛본 달콤하고 부드러운 간식들에 다들 감동.
역시나 일본 편의점 식품들 퀄리티는 참으로 부러운 것이다.
특히 1등인 더블 크림(생크림+커스터드크림) 슈는 강추.


1. 더블 크림 세븐슈
3. 폭신폭신한...크림...해석 불가;;;

항구에 도착한 후 매표소에서 배 표를 구하자.
쇼도시마행 표는 쿠폰북 덕분에 무료. (쿠폰북 만세~)
다만 다카마쓰에서 쇼도시마로 가는 배는 4가지가 있는데
출발 시각과 도착 장소를 보고 어떤 배를 탈지 잘 판단해야한다.
대부분의 노선은 도노쇼(土庄) 항으로 가지만
이케다(池田)나 쿠사카베(草壁), 사카테(坂手)로 가는 배가 가끔씩 있고
동선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 인-아웃을 다르게 하는게 유리하다.
우리는 원래 9시30분발 쿠사카베행 배를 타려고 했지만
항구에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결국 도노쇼행 배를 탔다.



다카마쓰에서 도노쇼 항까지는 1시간 정도 걸렸다.
하선후 버스정류장에가서 올리브 버스를 기다리자.
기다리면서 기념품 점에서 마그넷 하나 득템.

첫 목적지는 마루킨 간장기념관(マルキン醤油記念館).
쇼도시마의 특산품인 간장을 만들던 공장을 기념관으로 만들었는데
주 전시관인 구 제조공장은 국가유형문화재라고 한다.
(마루킨 간장의 역사는 1907년부터이다)
도노쇼 항에서 마루킨 마에(丸金前)까지는 버스로 45분 거리.
이래서 비교적 가까운 쿠사카베로 올려고 했다만
놓친 배 안타까워 해봤자 어쩌겠나.

주말이라 그런지 버스는 사람으로 가득찼다.
그나마 중간에 올리브 공원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기 전까지는
허리 불편하신 어머니도 20여분간 서있으셔야 했다.
돈이 좀 들어도 그냥 택시를 탈 걸.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간장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오늘은 입장료가 무료란다. 아싸~




옛날에 간장을 만들던 공정을 재현해둔 전시관을 간략히 둘러보고
기념관 앞의 기념품 매장으로 가자.
간장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과 공포일 정도로 다양한 간장들을 팔고 있다.
어머니가 간장 세가지 들이 세트를 집어드시더니 우리 거라며 사주신다.
그러면서 정작 당신은 얼마 전에 받은 일본 간장이 있어서 필요 없으시다나.
그냥 즐기고 가셔도 될 텐데 하나라도 쥐어주는 마음이 감사할 따름.



시삭용 간장 및 짠지

하지만 이 매장에서 진짜 사먹을 것은 따로 있으니...
그것은 바로 간장 아이스크림. ㄷㄷㄷ;;;


쇼유 소푸토...(간장 소프트 아이스크림)


보다시피 간장이 들어가서 연한 갈색이다

상상하기 힘든 간장 아이스크림의 맛은
이름에서 예상되는대로 단짠의 조화.
하지만 역시 은은하게 나는 간장 향이 당혹스럽다.
뭐 그래도 재미삼아 한 번은 사먹어볼만 하다.
이제 점심 먹으러 가볼까?
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기도 하고
가려는 식당이 버스 정류장에서 머니 택시를 타야겠다.
기념품 매장에 부탁해서 콜택시를 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