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산악지형에서 볼 수 있는 계단식 논처럼
언덕마다 층층이 만들어진 계단식 밭이 보인다.
구글맵 위성사진으로 몰타와 고조를 보면
사람사는 집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공간이 밭인데
그만큼 이 작은 섬이 높은 인구밀도를 가졌다는 반증일테다.
춥지만 않다면 날씨 자체는 참 좋다 |
계단식 밭 너머에는 고조의 중심도시 빅토리아(Victoria)가 보인다 |
제주도 만큼이나 돌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
이제 다른 곳으로 이동해보자.
고조 섬 남부는 내일 돌아보기로 하고
북부에서 또 가볼만한 곳이 어디 있으려나?
아내와 잠시 찾아보니 멀지 않은 곳에
(사실 고조 섬 크기가 작아서 먼 곳 자체가 없다. ㅋ)
기적의 성당이라고 불리는 타 피누(Ta' Pinu) 성당이 있구나.
한적한 길을 따라 차로 15분을 달려 타 피누 성당에 도착했다.
이 곳에 처음 성당이 지어진 것은 언제인지 모르지만
현재의 건물은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몰타 내에서는 오래된 축에도 끼지 못하는 곳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타 피누 성당을 찾게 된 이유가 있는데
1883년에, 이 곳에서 밭일을 하던 소녀가 성모의 목소리를 듣고
어머니 병을 낫게 해달라고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진 이후
많은 사람들 소원을 이루어준 명소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건물도 소원을 들어준 성모에게 감사드리기 위해 지은 것.
이전에는 작고 소박한 성당이었다고 한다.
성당 입구 양쪽의 모자이크 성화 |
매서운 찬 바람을 피해 성당 내부로 들어가자.
정문 위의 성모 모자이크 |
100년 되긴 했어도 상당히 깨끗한 내부.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이유로 유적이 아닌 현대 건축물 같다 |
성모상 |
양초가 아닌 전구로 된 초인 것은 살짝 깬다 |
이 곳에서 빈 소원이 이루어진 사연들과 그 증거들이
성당 한편의 복도 벽들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에 대한 치유 소원이 잘 이루어지는지
기저귀들이 같이 많이 걸려있는 것도 재밌는 모습.
그 외에 깁스나 보조기들도 여러개 보인다.
너무나 소박하고 현실적인 크리스마스 선물들이 정감있다 |
보통은 치유의 소원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라지만
우리는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여행을 마칠 수 있길 빌어보자.
타 피누 성당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
내일 아침 먹거리를 사기 위해 근처 식료품점을 들렀다.
과일과 올리브, 인스턴트 스프 등을 사던 중 발견한 하얀 덩어리,
바로 생 염소 치즈인 쥬베이니엣(Gbejniet)이었다.
아내가 누린내에 약하다보니 평소같으면 지나쳤을텐데
고조 섬의 특산물 중 하나가 염소 치즈다보니 한번은 먹어봐야지.
가운데 보이는 동그랗고 하얀 덩어리가 쥬베이니엣 |
아침에 들고나온 물도 다 되어가니 마실 것도 하나 사자.
몰타의 국민음료라고 하는 키니(Kinnie)에 도전!
광귤과 약쑥 추출물이 재료로 들어간다는데
달콤한 탄산수 뒤에 느껴지는 약간의 쌉쌀함과 독특한 향이
처음에는 약간 당황스럽긴 했어도 묘하게 매력있다.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람라 만(Ramla bay)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