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5일 일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7 (2) : 카페에서 배우는 1일 1싱할라어 강좌

성벽 근처의 바다에는 스리랑카 남부 해안 특유의 낚시법인
스틸트 피슁(Stilt fishing)을 위한 막대가 꽂혀있었다.
스틸트 피슁이란 배가 없는 가난한 어부들이 낚시를 하기 위해
바다에 장대 한 꽂아두고 그 위에서 낚시를 하는 방식.
다만 지금은 실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라지고
웰리가마(Weligama) 등에서
관광객을 위해 돈받고 보여주는 정도로만 남아있다.


바다에 장대 3개가 꽂혀있다


[blog.lookiwasthere.com 펌] 실제 스틸트 피슁 모습

성벽을 따라 산책을 해보자.
별다른 것 없이 바다를 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충분히 리프레쉬 되는 것을 느낀다.



아름다운 색의 인도양



요새 벽 근처의 전통 가면 가게

구름이 좀 끼어있긴 하지만 적도의 한낮은 역시 뜨겁다.
근처의 카페인 Boutique Cafe Galle Fort로 피신을 하자.
주문한 것은 라임 쥬스와 파인애플 플래터 with 아이스크림.
더위를 피해 왔으니 시원한 것을 먹어야지.
그런데......
나온 것은 따끈따근한 파인애플 튀김 위에 다 녹아가는 아이스크림.
우리가 원한 것은 이게 아냐! ㅠㅠ


시원하긴 커녕...

아이스크림 녹은 물(...)을 섭취한 뒤
기운을 차리고 다시 아까의 등대쪽으로 향했다.
등대 아래에 있는 작은 모래밭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제 다시 들어왔던 방향으로 돌아가서 시내로 가자.


오른쪽은 과거 병원이었던 건물



요새 지도


요새와 크리켓 경기장과의 사이에 있는
골 출신의 스리랑카의 고고학자 Senarath Paranawithana 동상


한적했던 요새를 빠져나와 시내로 들어서니
많은 상점들의 복잡한 풍경이 대비된다.



한 수산물 가게에서. 무슨 생선인지 이빨이 날카롭다


뚝뚝이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서 잠시 잠을 청했더니
이제 골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을 시간.
숙소 주변의 쿠킹 클래스가 있는 Happy Spice 레스토랑으로 가자.
조금 일찍 왔으면 쿠킹 클래스 참여도 가능했을텐데
잠 때문에 늦어서 그냥 식사만 해야겠다.




마침 우나와뚜나 해변 지역은 정전이 되서
촛불만으로 불을 밝힌 식당 안은 어두침침했다.
촛불로 간신히 메뉴를 읽어나가다가
벽에 있던 도마뱀을 보고 아내는 질겁했다.
와중에 한마리가 아니네. 다행히 도마뱀들도 우리를 피했다.


아내를 놀래킨 식당 벽의 도마뱀

10여분 지나니 식당에 전기가 들어왔고
잠시후 주문한 생선 요리 & 커리가 나왔다.
여지껏 다닌 로컬 식당중에선 가장 훌륭한 비주얼.




맛도 훌륭하네. 진작 여기와서 먹을 걸.
다만 가격은 스리랑카 치고는 조금 비싼 2000 රු(16000원).
그래도 맛이 워낙 좋아 아깝지 않다.

식사후 어제 들렀던 Sunil Garden 카페에 가서
홍차와 함께 코코넛 라임 치즈케익으로 후식을 즐기자.
가게로 들어서며 어제 인사말을 가르쳐주던 경비에게 인사를 하니
오늘은 "수바 산디야와"라고 한다.
싱할라 어로 저녁인사(Good evening)이라나.
아저씨 덕에 배우는 1일 1싱할라어.


역시나 맛있는 코코넛 라임 치즈케익

다시 숙소로 들어가 잠을 청하자.
내일은 아침 식사 후 콜롬보로 돌아가야지.

2016년 9월 17일 토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7 (1) : 오늘은 그래도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 주문했던 식사를 했다.
하나는 스리랑카식 커리와 국수,
하나는 서양식 토스트와 오믈렛.





식사를 마친 후에는 해변으로 향했다.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휴양지 기분이 난다.



어제 들렀던 사원쪽


내가 누워있던 비치 베드 밑에서 같이 뒹굴던 동네 개


비치 베드에 누워서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이곳 저곳 구경 다니는 것도 여행이자만
이렇게 쉬면서 몸과 마음의 힐링을 하는 것도 여행이리라.

뒹굴거리며 쉬는것 만으로도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둘 다 해수욕을 즐기진 않아서 바다에 몸음 담그진 않았다)
어느새 몇시간이 지나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네.
점심은 또 어디서 먹나 고민을 하다가
어제 저녁에 맛있게 주스를 마셨던 Blow Hole 레스토랑에 갔다.

우리 숙소쪽에서 Blow Hole에 가려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조그만 하천을 건너야하는데
어제는 해가 질 무렵에 가서 몰랐다만
오늘 낮에 보니 하천에서 썩은 내가 나며 탁한 물이 흐른다.
바다물 자체는 깨끗해 보였는데
바로 옆에서 이런 물이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니. 조금은 충격.

Blow Hole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주문했다.
볶음밥 하나, 국수 하나.




맛이 없는건 아닌데...짜다.
(특히나 싱겁게 먹는 아내에게는) 다소 아쉬운 식사.

식사 후에는 식당 뒤편으로 향했다.
식당 이름이 Blow Hole인 이유는
실제로 이 뒤편에 Blowhole이 있기 때문이다.
(Blowhole은 고래의 숨구멍이란 뜻이면서 동시에
파도가 밀려들면 고래가 숨쉴때처럼 물기둥이 나오는
해안가의 바위구멍을 일컫기도 한다.)


[wikipedia.org 펌] 사진은 호주의 Kiama Blowhole

식당 뒤편의 바위 무더기를 걸어 올라갔다.
그런데 오늘 파도가 약해서 그런가?
Blowhole은 당최 어디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경치는 좋다만 정작 구경하고 싶었던 Blowhole은 어디에...

10여분간 두리번거렸지만 결국 Blowhole 찾는건 포기.
이제는 뚝뚝이를 타고 골 포트(Galle Fort)에 가보자.

"골 포트까지 얼마에요?"
"500 රු 주세요."

골 포트는 기차역 근처다.
이로서 어제 우리가 탄 뚝뚝이 가격은 바가지였음을 확인했다...

골 포트는 1588년에 포르투갈 통치 시절에 지어지고
1649년 네덜란드 통치 시절에 확장되어 지금의 모습이 된 요새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유적이다.
기차역 맞은편에 있는 골 국제 크리켓 경기장쪽으로 오니
대략 4~5m 가량 높이의 골 포트 성벽이 보인다.


골 국제 크리켓 경기장


크리켓 경기장 맞은편의 요새 입구

요새 안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나무들과
서양식 근대 건축물들이 보인다.



바닷가 등대쪽으로 걸어가던 중 네덜란드 교회가 보여 들어가봤다.
교회 내부는 낡았고 스테인드 글라스도 군데군데 떨어져나갔으며
바닥과 교회 주변은 묘비들로 빼곡했다.
그러다보니 밖은 대낮인데도 약간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교회 실내 바닥



계속해서 등대쪽으로 걸어가자.
처음 요새에 들어섰을 때는 근사한 서양식 건축물들이 많았는데
등대쪽으로 걸어갈 수록 일반 민가들이 많다.




길 끝까지 걸어가니 성벽 너머로 푸른 바다가 보인다.
과거엔 삼엄한 분위기의 장소였겠지만
지금 녹색의 잔디로 덮여있는 야트막한 성벽은
바다빛, 풀빛, 돌빛이 어우러진 운치있는 산책로가 되어있었다.





2016년 9월 3일 토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6 (2) : 바쁠게 뭐 있나? 여행도 쉬엄쉬엄

3등칸 기차는 많은 현지인들이 이용하고
정해진 좌석이 없으므로 자칫하면 내내 서서 가야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는 얼른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그리고 잠시후 마치 옛날 우리네 비둘기 열차처럼
많은 사람들과 많은 짐들로 3등칸은 북적였다.


천장에서 돌아가는 먼지낀 선풍기 마저도 예전 추억을 생각나게 했다

콜롬보에서 골까지는 기차로 2시간.
그 2시간 내내 바닷가를 따라 남쪽으로 향한다.
누와라 엘리야로 가던 기차길과는 또다른 절경.
어떻게든 스리랑카에선 반드시 기차여행을 해야하는 것 같다.



좌석이 조금 불편은 했지만
예쁜 경치를 구경하다보니 2시간이 금새 흘렀다.


골 기차역에 도착

역에서 내린 다음 뚝뚝이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골 시내에서 차로 20여분 정도 걸리는
우나와뚜나(Unawatuna) 해변의 Sea View Deepal Villa.

뚝뚝이 기사가 타기 전에 700 රු(5600원)를 얘기하기에
아내가 600 රු(4800원)로 가격을 깎았었다.
그런데 도착해서 1000 රු를 줬더니 잔돈을 300 රු만 주며

"에이 그냥 700 රු 주세요~"

하고 기사가 우긴다.
여태껏 스리랑카 어디에서도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역시나 세계 어디서나 휴양지는 바가지 조심.
휴양지 와서 다툼을 만들고 싶지 않기도 하고
따지고보면 고작 800원 차이니 그냥 넘어가자.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는데 서양사람이 나왔다.
알고보니 주인이 슬로베니아 사람들.
머나먼 스리랑카까지 와서 숙소 운영을 하다니 일면 대단하다.

주인이 안내해준 방은 4층짜리 빌라의 1층.
고층이었으면 바다가 바로 보여서 좋았겠지만 비쌌겠지...
그래도 방은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앞쪽의 테이블이 아침 식사 장소



대충 짐 정리를 하고 숙소 바로 앞인 해변으로 나가보자.
그런데 하필 오늘 날씨가 궂네.


곧 들이닥칠 먹구름 저 편에서 비가 오는게 보였다

날씨가 좀 안좋긴 하지만 쉬기 위해 온 휴양지.
기분좋게 늘어지자.





하지만 불안했던 날씨는 아니나다를까
20여분이 지나서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어짜피 점심도 먹어야 하니 바로 앞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자.



볶음밥은 평범했지만 오른편의 수프는 맛있었다


식사 후 비가 멎기를 기다린 다음 방으로 돌아갔다.
1주일 가까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행을 했던 탓인지
아니면 그저 휴양지에 왔기 때문인지
우리는 급 피곤함을 느끼곤 낮잠을 청했다.

곤히 자고 일어났더니 어느새 밖은 어둑어둑.

다시 바닷가로 산책을 나가보자.


해안 남쪽 끝에 있는 사원 앞에서

돌아가는 길에 Blow Hole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이 곳의 생과일 주스가 맛있다나?
사실 이때까지 스리랑카에서 먹은 과일주스들은
값은 싸지만 다들 물을 많이 타서 좀 밍밍한 맛이었다.




맛있다. 간만에 먹는 진한 과일주스.
(과일만 들어간 주스는 아니고 코코넛밀크 같은 걸 추가한 듯 하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
파파야는 특유의 곯은 냄새가 신경이 쓰였고
(냄새가 있는 씨와 속껍질 부분을 제대로 제거 안했나보다)
파인애플은 질긴 섬유질이 계속 입에서 거슬리네.

다시 바닷가로 나왔다.
낮에는 그저 한적하기만 했던 바닷가였지만
해가 지고나니 수많은 레스토랑들의 촛불 밝힌 테이블들이
이곳의 분위기를 너무나도 낭만적이게 바꿔놓았다.




어느 곳에서 저녁을 먹을까 돌아보다가
해산물 재료를 직접 고를 수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의 선택은 커다란 타이거 프론.


커다란 타이거 프론 한마리

새우구이는 역시나 보장되는 맛 그대로.
다만 예상보다 비싼 가격(3100 රු / 24000원)이 부담스러웠다.
관광지 물가 탓인지 현지 물가와 너무 차이나네.
아무리 적게 먹는 우리지만 새우 한마리로는 부족하니
다른 먹거리를 찾아봐야겠다.

다른 먹거리를 찾을 겸 마을 주변을 산책했다.
다른 식당들을 둘러보니 역시 앞의 식당이 좀 비싼 편이긴 하다만
기본적으로 관광지 물가인 탓에
스리랑카의 다른 곳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비싸긴 하더라.
결국 우리는 식사보다는 후식으로 배를 마저 채우기로 하고
케익 사진이 인상적이었던 Sunil Garden 카페에 들어갔다.




카페 내부

맛있다!

자랑할만 하네


코코넛 라임 치즈케익과 음료 하나를 주문했다.
스리랑카에서 처음으로 먹는 서양식 후식.
그리고 그 결과는...맛있다!
치즈의 느끼함을 라임이 잘 잡아주고 폭신한 빵과의 조화도 좋다.
한입 먹는 순간 훌륭한 선택이었음을 느꼈다.
우리가 늦게 가게에 들어온 터라
22시까지인 영업 마감에 쫓겨서 30분만에 일어선 것이 유일한 아쉬움.
내일 또 와야겠다.

가게 입구를 나서면서 경비를 보고 있는 아저씨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러자 아저씨가 "수바 라트리야"라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어리둥절하니 이 말이 싱할라어의 Good night이라고 한다.
(물론 위 발음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_-)

푹 자고 내일은 골 포트(Galle Fort)로 가보자.
수바 라트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