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일 목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후기

사실 꼬였다면 꼬인 여행이었다.
휴양지를 가겠다는 원래 계획은 싸그리 엎어졌고
같이 했던 이전의 여행들에선 겪지 못했던
불편한 편의시설, 정신없는 호객행위와 바가지 등등.
(물론 난 이집트에서 겪어봤다만...)
우리에게는 "글쎄?"라는 의미일 고개를 갸웃거리는 행동이
스리랑카에서는 "Yes"를 뜻하는데
여행 끝날때까지도 익숙치 않아 헷갈리곤 했다.

그래도 시기리야나 누와라 엘리야의 경치는 아름다웠고
커리와 볶음밥 같은 음식들은 꽤나 입맛에 잘 맞았다.
빈곤한 국가의 이미지에 비하면 생각보다 곳곳은 청결했다.
(길이나 집을 쓸고 있는 사람들을 정말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뭣보다도 이번 여행 잔상의 제일 큰 비중은 사람들이었다.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버스정류장까지 태워준 아누라다푸라의 Aravinda씨,
자기 멋대로지만 항상 흥겹던 담불라의 Robert씨,
꼼꼼하게 이것저것 신경써주던 캔디의 Ajit씨,
한국에 올 거라던 뚝뚝이 기사,
핸드폰을 돌려주러 먼 길을 되돌아와준 뚝뚝이 기사,
세상은 언제나 배우며 사는 거라며 낯선 이방인들을 위로해주신 아주머니,
1일 1어휘를 알려준 Sunil Garden 경비 아저씨,
그리고 그 외에 언제나 초면에도 잘 웃어주던 많은 사람들.

예상 못한 친절함들은 감동이 되었고
불편함은 지나고 나니 재미가 되었으며
당황스러웠던 사건들은 추억이 되었다.

이번에도 언젠가 다시 가고 싶은 곳이 생겨버렸다.
다음에 볼 때 까지 안녕, 성스럽게(Sri) 빛나는(Lanka) 섬.


시기리야 바위산 위에서

2016년 11월 12일 토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10 : Sri Lanka 여행에 불쑥 끼어든 北京 방문

콜롬보에서 9일 밤에 출발한 비행기는
7시간 정도 날아가 10일 아침 베이징에 도착했다.
좀전까지만해도 후덥지근한 곳에 있었는데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니 추위가 보통이 아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입국시에 비자가 필요하지만
제3국 경유지로서 들르는 경우 72시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72시간 무비자 입국 심사대가 따로 있으니 잘 찾아보자.
우리는 저녁 비행기까지 11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간단하게 자금성 구경을 하고 올 계획.
(입출국 심사와 이동 시간을 생각하니
11시간이 그다지 여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제 곧장 전철을 타고 자금성으로 향하자.
우선 동지먼(东直门 동직문) 역까지 공항 전철을 타고 간 다음
2호선을 갈아타야하는데...
...
배가 고프다.
날도 추운데 배까지 고프니 너무 힘들다.
우선 당장 역 밖으로 나가 아침 식사를 해야겠다.
일요일 아침 8시 반이라
혹시 열고 있는 가게가 없는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전철역 인근 상가 건물에 들어가니 몇몇 식당들이 열고 있다.
익숙한 뉴로우미엔(牛肉面 우육면) 사진이 붙어있는 한 가게에서
어설픈 뉴로우미엔 발음과 손짓으로 주문에 성공.


뜨끈한 우육면 한그릇씩

뜨끈한 우육면을 한그릇씩 먹고 나니
추위도 덜 느껴지고 기운도 난다. 다시 자금성으로 가자.

2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천안문 동역(天安门东)에서 내렸다.
역시나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아침 9시 30분의 이른 시각이지만 오가는 사람이 많다.


천안문에 도착했다

천안문을 지나 들어가니 매표소가 보인다.
외국인은 표를 살 때 여권을 보여줘야 하는군.
이제 성내로 입장해서 구경을 다녀보자.


















어느새 다 통과하고 후원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앞으로 걸어가다보니
여러 대전들을 오르내려야 했는데
높은 곳에 올라왔을 때 얼핏 보이는 궁의 규모는 뭐...
현존하는 세계의 궁궐 중에 가장 큰 곳이니 말해 무엇하겠나.

알고보면1) 경복궁도 자금성의 70%나 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
알고보면2) 중국 역사상 가장 소박한 궁궐중에 하나가 자금성...

스리랑카 여행 준비에만 집중하느라
자금성을 보러 오겠다고는 했었지만 제대로 공부도 안했던 터라
구경도 대충하고 지나왔는데도 후원까지 오는 데만 40분이 걸렸다.
그런데 우리가 구경 가능한 구역은 실제 자금성의 중심 궁성 일부이고
현재 많은 부분이 공산당 간부 청사나 공연장으로 쓰이고 있으니
진짜 자금성 전체를 마음먹고 둘러본다면 하루 온종일 걸릴 듯 하다.


북문으로 나오니 징산(景山 경산) 공원의 누각이 보인다
저기서 내려다보는 자금성 풍경이 꽤나 훌륭할 듯


해자 규모도 어지간한 강보다 크네

자금성을 빠져나와 왕푸징(王府井 왕부정) 거리로 향했다.
이른 아침부터 추위에 떨며 걷다보니
따뜻한 커피 한잔이 너무나도 간절했던 우리는
성 요셉 성당 옆의 커피숍에 들어가 몸을 녹였다.


성 요셉 성당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봐야겠다.
아내가 예전에 베이징 출장왔을 때 가봤다는 훠궈집을 찾기 위해
왕푸징 거리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지만
한번 온 곳은 다시 찾지 못하는 아내님은 여기가 아닌가벼 시전...
결국 한 백화점 건물내에서 훠궈집을 찾긴 했는데
중국어 메뉴밖에 없고 영어도 잘 안통하는 듯하여 포기.
결국 근처의 다른 가게에서 딤섬과 볶음밥으로 해결했다.

따뜻한 나라에 있다가 갑자기 추운 곳으로 와서 그런가
아니면 여행의 끝자락이라 그런가
조금 돌아다니는 것도 피곤하고 힘들다.
시간도 애매하게 남은 상황이니 다른 구경을 다니기도 어렵겠다.
이제 공항으로 돌아가서 귀국 비행기 시간이나 기다리자.
바이바이 베이징. 다음에 제대로 구경할게.

2016년 10월 31일 월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9 (2) : 마지막 순간에 눈뜬 우리의 코를 베어간 버스

슬레이브 아일랜드(Slave Island)는 과거 아프리카 출신의 노예들을
이곳에 끌고 왔던 것으로 인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현재는 콜롬보 내의 다문화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불교 인구가 많은 스리랑카이지만
이 지역에는 교회와 이슬람 사원, 힌두교 사원등이 모두 있다.
우리가 가려는 곳은 힌두교 사원인
시바 수바라마니아 스와미 사원 (Sivasubramania Swami Kovil).


길을 가던 중 만난 슬레이브 아일랜드의 한 교회


슬레이브 아일랜드는 주요 상업지구이기도 하다


다양한 색의 주택들이 다문화 지역임을 나타내는 듯 하다

강가라마야 사찰에서 시바 수브라마니아 스와미 사원까지는
도보로 20여분이 걸리는 거리.
강가라마야로 갈때도 걸었다보니 슬슬 더위에 지쳐갔지만
우선은 사원까지 조금만 힘을 내서 걸어가보자.


사원에 도착했다


엄청나게 많은 신들이 조각되어 화려하다

도착하고보니 사원의 화려한 조각상을 보는 것으로도 눈이 즐거웠다.
하지만 사원 자체는 열려있지 않아서 들어가볼 수가 없네.
아쉽지만 밖에서 잠시 둘러보다 돌아설 수 밖에.
다만 더이상 걷기에는 더위에 지쳤으니
잠시 근처에 보이는 빵 가게에 들어가 요기를 하면서 쉬어가자.

점심 겸해서 빵과 음료를 먹으며 쉰 다음
뚝뚝이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자.
그런데 이 뚝뚝이는 미터기가 달려있군.
여태껏처럼 요금 협상 실랑이가 필요 없어서 좋네.




다음 목적지는 기념품등을 사기 위해
쇼핑센터가 모여있는 Town Hall 근처.
먼저 들른 곳은 생활용품 디자이너 샾인 Paradise Road.



바디 용품들과 목제 식기류와 같은 생활용품 등등이 눈에 띄었지만
기념품으로 삼을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의 물건을 찾는 우리에게
딱히 관심이 가는 건 많지 않았다.
소장용은 아니지만 다양한 종류의 커리 가루들이나 사볼까?


그나마 이 목각 인형에 잠깐 눈길은 갔지만...

파라다이스 로드에서는 마땅한 걸 찾지 못해
근처에 있는 콜롬보 최고의 백화점 오델(Odel)로 향했다.
오델은 말 그대로 백화점이다보니 물건들은 다양하게 있었지만
오히려 기념품으로 살 용도로는 파라다이스 로드가 나은 듯 하다.
그래도 여러 홍차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서
선물용 홍차는 오델에서 잔뜩 살 수 있었다.

소장할만한 기념품은 마땅히 고르지 못했었지만
집에 가져가서 요리에 이용할 커리 가루나 사야 겠다.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고 잠시 더위를 물리친 후
다시 파라다이스 로드로 돌아가자.


오델 백화점 옆에 있는 스리랑카 국립 병원
병원이라면 생각하는 흰색 건물이 아닌 화려한 외양이다

커리 가루 두 종류를 구매한 뒤
쇼핑몰 내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좀 쉬었다.
아직 저녁 비행기 시각까지는 좀 멀었지만
딱히 뭔가를 하기도 애매하게 시간이 남았다.
그래, 그냥 일찍 공항에 가서 저녁도 먹고 쉬자.

호텔에 돌아가서 맡겨뒀던 짐을 찾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 요금은 버스를 타고 잠시 있으면 걷으러 온다.
그런데 아차...잔돈 계산을 안해서 2000 රු 지폐만 남았네.
안내원이 잔돈이 부족하며 나중에 주겠다고 한다.
그래 뭐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기다려보자.

약간의 교통체증으로 인해서 
1시간이면 가야할 공항에 30분 정도 더 걸려서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아까의 승무원에게 잔돈을 요구하는데
이 총각...눈치가 이상하다. 돈을 세는데 왜 두리번거리지?
그러더니 잔돈을 1000 රු만 준다.
분명 버스비가 1인당 100 රු인거 아는데
대놓고 이렇게 떼먹으려하니 황당할 노릇.
난 어이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만 굴리며 어버버하고 있는데
아내가 승무원에게 화를 내면서 이게 뭐냐며 더 달라고 따진다.
그러지 마지못해 200 රු를 더 주더니
그리고는 출발하려는 버스로 다시 타려고 한다.
그러자 다시 아내가 붙잡으며 "내놔!"를 시전.
그러자 이번엔 기사와 뭔가 말을 맞추더니
100 රු 더 주고는 후다닥 버스를 타고 버스는 곧장 떠나버렸다.

하필 여행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눈뜨고 코를 베이다니.
여지껏 즐겁게 같이 여행했었던 아내가
다시는 스리랑카 안오고 싶다며 화를 낸다.
당차게 항의하는 아내를 두고 아무 말 않았던 내 모습이 더 미안했다.

이래저래 아내를 달래서 화를 가라앉히고
베이징에서 입을 겨울 옷을 꺼낸 후 체크인을 했다.
저녁은 공항 내 버거킹에서 해결.
이제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가자.

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9 (1) : 미안, 우리는 보석 상점엔 관심 없어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지금까지의 숙소들 아침식사도 좋았지만
아무리 뭐라해도 고급호텔 아침 뷔페와는 비교 불가지.
레스토랑으로 가서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조식을 즐기자.
탁 트인 정원과 바다를 보며 식사하니 더위도 잘 안느껴진다.







다만 스리랑카 곳곳에서 그랬듯이 정원에 까마귀들이 돌아다니는지라
혹시나 이녀석들이 음식을 노릴까 싶어서
직원 한분이 새총으로 녀석들을 쫓아내고 있었다.


실제로 맞추는 건 아니고 위협만 하는 중

식사를 마친 후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짐들은 호텔에 맡겨두고 낮동안 콜롬보 시내 구경을 다녀보자.
우선 호텔에서 가까운 강가라마야(Gangaramaya) 사원으로 가볼까?

호텔을 나와서 사원쪽을 향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웬 현지인 한명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어디 가시나요?"
"강가라마야 사원에 갈려고 그러는데요."
"아 그런데 사원은 점심시간때는 입장이 안되요."
"어, 그래요?"

사원이 무슨 가게도 아니고 이게 웬 날벼락인가 했는데
곧바로 이 남자의 의도가 드러났다.

"대신에 지금 Gem Bureau에 가면 행사중이기 때문에
보석들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 거기 들렀다 가봐요."

너 삐끼였구나...
골 페이스 호텔에서 나오니 우리가 돈 좀 있어보였나?

홍차만큼이나 유명한 스리랑카의 산물은 보석,
특히 사파이어가 유명하다.
심지어 노상에서 즉석 감정하는 거리가 있을 정도로
콜롬보에서는 많은 보석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석에 관심이 없으니 어쩌랴. 삐끼 안녕~


사원으로 가는 길에 만난 Beira 호수

삐끼를 뒤로 하고 강가라마야로 향하는데
그래도 혹시나 진짜 그 사람 말대로 못들어가면 어쩌나 싶었다.
에라 모르겠다 만약 입장 안되면 그때가서 생각해야지.
호숫가를 따라 20여분 걸어서 강가라마야 사원에 도착했다.
입장 금지는 개뿔...삐끼말 무시하길 잘했네.


[Google 스트리트뷰 펌] 사원 입구

강가라마야 사원은 캔디의 불치사와 함께
스리랑카에서 가장 중요한 불교 사원중 하나다.
석가모니의 사리가 모셔진 사원일 뿐만 아니라
불교 교육의 장이자 관광객을 위한 박물관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사원 한편에 있던 Moon stone


이곳에도 푸른 석상이 있네




스리랑카 불교 사원에서는 항상 볼 수 있는 보리수 나무


강가라마야 사원과 불치사 둘 다에서 볼 수 있었던 특징은
기부받은 다른 불교 문화권의 불상들을 같이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사원 내에 볼 수 있는 불상들의 모양이 제각각이다.
(한국 것임을 한눈에 딱 알아볼 수 있는 불상들도 있었다)
심지어 입구에는 불교와 상관없을 듯한 관우상도 있다.

강가라마야 사원을 나서서 앞에 있는 Beira 호수를 향했다.
호수에는 다리로 연결된 세마 말라카(Seema Malaka) 사원이 있다.
이곳은 주로 명상 장소로 사용된다는데
입장료를 따로 받기에 그냥 밖에서만 보고 지나치기로 했다.




그 옆에는 또다른 호수내의 섬인 강가라마야 공원이 있다.
여기도 잠시 들렀다 가볼까?




막상 다리를 건너 공원으로 들어가보니
이곳은 현지인들도 즐겨찾는 쉼터인지 사람들이 많아서
공원 내 벤치는 빈자리가 한 곳도 없었다.
(물론 공원이 매우 작기도 하다만)
날은 더운데 그늘진 쉼터도 없으니 머물기엔 무리겠다.

이제 다음 목적지를 향해 Slave Island 지역으로 가자.

2016년 10월 10일 월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8 (2) : '요리인류'가 인도한 식사

야외 수영장 옆에 있는 선탠 베드에 누워
인도양을 바라보며 휴식을 즐기자.




얼마간 누워서 쉬어보려 했지만
뜨거운 날씨를 도저히 이기지 못하고 결국은 수영장으로 풍덩.
더울때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는 역시 수영 아니더냐.
하지만 이번엔 체력이 안되서 수영도 금방 끝내고 다시 선탠 베드로...

수영장과 선탠베드에서 뒹굴거리고 나니 어느덧 저녁식사시각.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다.
그리고 이날을 위해 찾아둔 레스토랑이 있지.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뚝뚝이로 30여분 정도 거리에 있는
Mount Lavinia 호텔의 레스토랑이 그 목적지.

멀리 떨어진 다른 호텔에 밥 한끼 먹으러 가기로 생각한 것은
TV 프로그램 '요리인류'의 스파이스 편을 보고 나서였다.
스리랑카 전통 음식으로 유명하다는 퍼블리스 다 실바 셰프가 소개되고
그의 요리 몇가지가 화면에 나오는 것을 보고는
꼭 저분의 레스토랑에서 식사한번 하고 오자고 아내와 얘기했던 것.


이게 꼭 먹어보고 싶었다

유일한 단서였던 셰프 이름


TV에선 단지 한글로 된 퍼블리스 다 실바라는 이름만이 나왔기에
이름의 영어 스펠링을 추측하고 어느 레스토랑인지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구글신도 처음엔 쉽게 알려주시질 않았다. -_-
하지만 검색된 글 하나하나 꼼꼼히 찾아가다보니
결국 Mount Lavinia 호텔의 셰프인 것을 알아냈다.
(심지어 위키피디아 영어 문서가 있을 정도로 유명인사셨다.)

뚝뚝이를 타고 가는 동안 기사 아저씨가 얘기를 하는데
Galle Face 호텔이 스리랑카에 생긴 첫 호텔이고
두번째 호텔이 Mount Lavinia 호텔이라고 한다.
나중에 더 찾아보고 알게된 재밌는 점은
Mount Lavinia 호텔이 훨씬 먼저 지어진 건물이라는 것.
다만 처음에는 영국 총독의 저택으로서 지어진 것이고
호텔로 영업을 시작한 것을 1877년부터라고 한다.


Mount Lavinia 호텔에 도착. 규모는 Galle Face 호텔보다 더 크더라
사진은 나올 때 찍은 거라 해가 지고 어둡다

호텔 로비에 가서 어느 레스토랑으로 가면 되는지 물어보자.

"실례합니다. 퍼블리스 다 실바 셰프의 명성을 듣고 왔는데
요리를 먹어보려면 어느 레스토랑으로 가야 하나요?"
"음, 그분은 저희 호텔 모든 요리를 총괄하는 분입니다만?"
"아 그렇구나. 그럼 게 커리를 먹어보려면 어디로 가야하나요?"
"게 커리나 기타 해산물 요리를 드시고 싶으신거면
저쪽복도 끝으로 나가서 바닷가에 있는 Seafood Cove에 가보세요."
"감사합니다~"

알려준 방향으로 돌아서고 보니 호텔 로비 한 구석에는
퍼블리스 다 실바 셰프가 쓴 스리랑카 전통 요리책이 전시되어 있었다.
호텔에서 그를 얼마나 자랑스러운 존재로 여기는지가 보이네.



로비에서 알려준 복도 끝의 문을 열고 나가니
어둑해지는 백사장에 예쁜 조명이 켜진 곳이 보인다.
식사 시작 시각이 19시인데 아직 20분이 남아있네.



식당 개시를 기다리며


파도소리를 들으며 19시가 되기를 기다린 후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와 식재료가 전시된 곳으로 갔다.


식재료도 직접 고를 수 있다

Sri Lankan style crab curry가 보인다

원래 먹으려고 생각했던 게 커리를 주문했다.
직원이 들어보이는 큼직한 게를 선택하고
자리에 돌아와 음식을 기다렸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둘로 나누어진 큼직한 게를 각자 접시에 담고 식사 시작.
큼직한 크기만큼이나 살도 많고 맛있었다만
꽤나 매운 맛에 입안이 화끈거려서
(주문할때 직원이 'spicy한데 괜찮냐'고 물어보긴 했지)
덕분에 다 먹을 때까지 정신 못차리고 식사에만 몰두했다.

순식간에 식사를 마치고나니 약간 아쉬운 감이 있어서
후식으로 케익 &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이걸로 자극되었던 혀를 달래주자.




스리랑카의 물가에 비하면 상당히 비싸지만
고급 호텔 레스토랑치고는 저렴한
5만원여(6500 රු)의 비용으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는
다시 뚝뚝이를 타고 Galle Face 호텔로 돌아왔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밤이라 그런지 유달리 크게 들린다.
낭만적인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깊어갔다.
내일은 콜롬보 시내 구경을 한 뒤 베이징을 거쳐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