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어로 샘물을 뜻하는 이름처럼
길 한편에는 쉼없이 샘물이 흐르는 마을 빨래터가 있다.
널찍한 석조아치 공간에 있는 빨래터 |
지금이야 가정마다 세탁기를 쓰고 있겠지만
불과 몇십년전만 해도 사람들이 수시로 모였을 장소.
(혹시 아직도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있으려나?)
시간이 지나면 이런 소소한 삶의 흔적들이 사라지게 될까?
개인화된 삶에 익숙해진 우리다보니
그래서 오히려 이런 곳에 재미를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빨래터 바로 길건너에는 고조 전통 물품들을 판매하는
폰타나 코티지(Fontana Cottage)가 있다.
선물이나 기념이 될 만한 것이 있나 볼까?
가게 입구의 전통 복장을 입은 인형. 따가운 햇살을 가리기 위한 의상인 듯 하지만 검은 천을 덮은 인형이 약간은 괴기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
직접 레이스를 짜고 계시던 아주머님 |
고조 섬 특산물 중 하나인 꿀 |
각종 전통 과자들 |
누가(Qubbajt)도 많이 먹는 후식인가보다 |
각종 레이스 제품들 |
작은 마을 답지않게 매장이 꽤나 크고 다양한 상품들이 있네.
그중에서도 가로수가 올리브인 만큼 다양한 올리브유가 있는데
특히나 각종 향신료가 가미된 올리브유들은 처음 접해본다.
돌아보던 중 직원이 술을 한 잔 권한다.
향만 맡아도 알콜이 확 느껴지는 것이 약간 독할 듯 하다.
크로아티아에서 라키야도 원샷에 털어넣었던 아내도
강한 알콜 기운에 살짝 인상이 찌푸려졌다.
꿀이나 석류, 무화과등으로 만든 술이라 선물용으로는 좋겠다만
아내한테는 안맞는 듯 하니 우리가 사가진 못하겠네.
이제 점심을 먹으러 항구마을 쉴렌디(Xlendi)로 가자.
폰타나에서 쉴렌디까지는 5분만 가면 되는 가까운 거리.
쉴렌디의 작은 바닷가에는 그 경관을 이용한 식당들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 목적지도 그중 하나인 스톤 크랩(Stone Crab) 레스토랑.
나중에 언덕 위로 올라가서 찍은 쉴렌디 바닷가 풍경 |
비수기의 몰타는 어디서도 번잡하지 않아 좋네.
바닷가에 온 만큼 생선 스프와 연어 샐러드를 주문하자.
음식을 기다리는데 이번에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주문에 포함되지 않은 오픈 샌드위치가 나왔다.
고조 섬 레스토랑의 특징인 걸까 아니면 비수기 인심인 걸까?
여하간 우리야 감사히 맛있게 먹을 뿐.
식전빵 인심 후하네. 이거 먹다 배 차겠다 |
덤으로 나온 쥬베이니엣과 오픈 샌드위치 |
당연히 아내 식사에 맥주가 빠질 리가... |
스프와 연어 샐러드 자체는 무난했지만
레드 페퍼의 덜 자극적이면서도 살짝 단 맛이 꽤 맘에 든다.
아내는 나중에 집에가서 요리할 때도 써먹어봐야겠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는 가게 옆 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갔다.
쉴렌디는 좁은 만을 따라 양쪽에 절벽이 있어서 경치가 좋다.
거기다 하늘에 기다란 털실처럼 뻗어있는 구름이
경치를 더 비현실적인 그림처럼 만들어주고 있네.
10여분의 짧은 산책으로도 눈이 즐겁다.
바람은 차고 매섭지만 햇살은 따가운 기묘한 날씨탓에
분명히 우리는 겨울 외투를 입고 다니고 있지만
그늘 없는 주차장에 있던 차 안은 따끈하다.
여름엔 차 안이 얼마나 뜨거울지 생각하기도 싫군.
이제 빅토리아(Victoria) 시내로 돌아가서 시타델(Citadella)에 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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