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6일 일요일

Jin과 Rage의 福岡 가족 여행기 - 20230401 (2): 마츠다 상의 소개로 찾아왔습니다, 나가오카 상

점심을 먹고 후쿠오카로 가기 위해 출발했다.
후쿠오카에는 2시 정도에 도착하는데 호텔 체크인 시각은 3시.
시간이 남으니 드라이브나 더 할 겸 우미노나카미치(海の中道)로 가자.

후쿠오카 항의 앞바다에 있는 섬 시카시마(志賀島)와
본토의 사이토자키(西戸崎) 지역을 잇는 기다란 모래톱이 있는데
이 육계사주 지역에 난 도로가 우미노나카미치다.
말 그대로 바다 가운데 있는 도로.
아일랜드 시티를 지나 사이토자키의 우미노나카미치 공원을 지나면
양쪽이 바다로 둘러싸인 모래밭 위의 도로를 달리게 된다. 

 
이번에 오면서 비행기가 후쿠오카 상공에 왔을 때
비행기 창 밖 아래쪽으로 이 곳이 내려다보였었는데
그걸 기억하신 아버지가 덕분에 와봤다고 좋아하신다.
아버지가 감상을 얘기하시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그만큼 비행기에서 내려봤을 때 여기가 특이해 보이셨나보다.

우미노나카미치 공원도 5월의 아름다운 네모필라 밭 등으로 유명하며
후쿠오카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라고 하더라만은
우린 그냥 드라이브가 목적이니 왔던 길 다시 되돌아가자. 

우미노나카미치에서 다시 시내 중심가로 30여분 돌아와
미야코 호텔 하카타에 도착했다.
이젠 푹 쉬고 하카타 역에서 쇼핑하는게 주 일정이니
하카타 역 바로 옆에 있는 미야코 호텔이야 말로 최적의 장소.
 
하카타 역 동쪽 출구 바로 앞에 있는 미야코 호텔

체크인을 마친 후 부모님은 호텔 방에서 쉬시고
우리는 렌터카를 반납한 후 하카타 역 앞을 돌아봤다.
휴일 낮이라 그런지 여러 팝업 스토어들도 있고 해서 구경하는데
마침 다이묘(大名) 소프트아이스크림 트럭이 보인다.
안그래도 기회되면 찾아가볼 생각이었는데 여기서 해결하네. 
 

이제 우리도 숙소로 돌아와서 좀 쉬자.

한 시간 정도 쉬고나니 오늘 저녁 식사 예약시간이 다 되어간다.
이제 이번 식도락 여행의 화룡점정을 찍으러 갈 차례.
이틀전 들렀던 야끼니꾸집 유키의 바로 맞은편에 있는
레스토랑 나가오카(日本料理 ながおか)로 가자.
이것도 오사사 TV에서 마츠다 부장이 추천한 식당. ㅋㅋㅋ
 
나가오카는 미슐랭 1스타를 받았던
일식 기반의 오마카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미슐랭 가이드 후쿠오카는 2019년만 특별판으로 나왔다.) 
 
앞쪽이 나가오카 쉐프

착석하고 나니 나가오카 쉐프는 우리가 어떻게 알고 왔는지를 물어본다.
유튜브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채널이라고 길게 설명하기도 힘드니
그냥 간단하게 유튜브 보고 알게 됐다고 하니까
단박에 마츠다 상? 이라며 물어보신다.
우리는 ㅋㅋㅋ 웃으며 박수치고 맞다고 얘기할 수 밖에.
 
어짜피 오마카세라 음식 주문은 따로 할 필요 없고
유일하게 술을 마시는 아내를 위해 술 주문만 따로 해야겠다.
맥주와 와인이 주종인 아내지만 일식 파인다이닝에 왔으니 오늘은 사케.
다만 혼자 마셔야하니 잔술로 주문하자.

추천을 받아 주문한 아내의 사케, 다이신슈

도미 오차즈케

땅두릅, 아스파라거스, 오리

죽순 튀김

도미와 샐러리가 들어간 미역국

조개류, 돌고기, 식초 젤리

벚나무 잎에 싼 회와 젓갈이 많이 들어간 간장

돌고기, 키조개 관자, 도미, 성게알, 생강 간장


참치, 전복, 생선 하나는 모르겠다;;;

우리 네 식구가 먹을 솥밥


다진 고기 미소 국


발광 오징어

도미 머리 구이

남은 밥은 주먹밥으로 만들어준다

나가오카 쉐프는 초반에는 우리와도 얘기를 했으나
이후에 들어온 다른 일본인 손님들도 접대하느라 바쁘다. 
대신 서빙하던 직원이 영어가 제법 유창하여 재료 하나하나 설명해주는데
우리가 어떤 건지 잘 모르는 눈치면 위키피디아를 찾아서 보여주는 등
(많지는 않지만) 여태 다녀본 레스토랑 중에서도 가장 친절했다.
물론 음식들이 맛있었던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훌륭한 식사를 마치고 나서
어머니가 혹시나 젓가락을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 물어보셨으나
별도 주문 제작하는 거라 곤란하다고 한다.
딱 봐도 가격 좀 되는 젓가락이긴 한 듯.
하긴 이런 레스토랑이 아무 젓가락이나 쓰진 않겠지. 

젓가락 위쪽에 나가오카라고 적혀있다

부모님 핑계로 즐긴 후쿠오카 미식 투어가 끝나간다.
(물론 아직 내일 점심이 남아있다.) 
숙소로 돌아와 호텔 대욕장에 목욕을 하고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자.
 
PS. 부모님은 역시나 넉넉하게 후딱후딱 나오는 음식 체질.
뭘 자꾸 찔끔거리며 준다고 불만이셨......
 

2025년 11월 12일 수요일

Jin과 Rage의 福岡 가족 여행기 - 20230401 (1): 헤어진 커플을 모시는 부부 바위라니

4월의 첫날.
호텔 뷔페로 조식을 먹고 퇴실 전 방에서 잠시 부모님과 여유를 가진다.
방 앞의 테라스로 나가 화창한 날씨와 경치를 보며 기념 사진도 찰칵.

 
온크리 앞의 산은, 많지는 않지만 한창인 벚꽃으로 군데군데 하얗다.
어떤 면으로는 자연스러운 멋. 
 

이제 후쿠오카로 돌아갈 시간.
다만 그냥 돌아가긴 아쉬우니까 이토시마(糸島) 바닷가를 들렀다 가자.
이토시마의 해안은 겐카이(玄海) 국정공원에 포함될 정도로 수려한 곳이다.
(전날 들렀던 카라쓰의 니지노마쓰바라 또한 겐카이 국정공원의 일부다)

온크리에서부터 차로 한시간을 달려
이토시마 바닷가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중 하나인
사쿠라이 후타미가우라 메오토이와(桜井二見ヶ浦 夫婦岩)에 도착했다.


사쿠라이 후타미가우라 메오토이와는
부부암(메오토이와)이라는 말에서 예상되듯 두 개의 바위로 되어있는데
일본 고대 신화의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부부를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두 개의 바위는 금줄로 연결되어있고 해변에는 도리이도 있다.
(잠깐, 그런데 신화에서 이자나기, 이자나미는 끝에 이혼하는데......?)
하지 무렵에는 해가 두 바위 사이로 지는 것도 볼 수 있는 석양 명소라니
기회가 되면 때 맞춰 찾아오는 것도 좋겠다.
 
우리는 이자나기, 이자나미 꼴 나지 말자
 
12시가 넘었으니 점심을 먹어야겠다.
이 주변에는 식당도 별로 없다만
그나마 멀지 않은 곳에 비스트로 겸 카페 타임(Time)이란 곳이 있다. 
 
경치는 참 좋은데...

타임이 바닷가에 있어서 원래 계획은 야외석에 앉아 먹는 거였는데
오늘따라 하늘은 맑지만 바람이 엄청 분다.
백사장 앞이라 바람에 모래먼지가 날려올 판.
그냥 실내로 들어가는게 낫겠다.
4월이지만 강한 바다 바람을 계속 맞고 있기는 쌀쌀하기도 하다. 

음식 사진을 안찍었는데 대충 이런 브런치를 먹었다
 

2025년 11월 9일 일요일

Jin과 Rage의 福岡 가족 여행기 - 20230331 (2): 산골에서 즐기는 모래 찜질

니지노마쓰바라를 벗어나니 얼마 안지나 산길로 접어들었고
그 길을 30여분간 달려 온크리(ONCRI) 호텔에 도착했다.
큐슈 북부에는 우레시노(嬉野), 쿠로카와(黒川), 유후인(由布院) 등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유명한 온천이 많지만
쿠로카와와 유후인은 부모님이 이미 가보셨고
3월말 벚꽃철 금요일이라 우레시노의 유명 료칸은 예약도 다 찼던 등
차선책을 찾고 찾다가 후루유(古湯) 온천의 온크리를 선택하게 됐다.
후보들 중에 온크리를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긴 한데 그건 잠시 후에. 

온크리는 후루유 온천 중심가에서도 떨어져 있어서 더 한적한 분위기다
 
온크리의 2인실은 재미난 시도를 했는데
전통 화실(和室) 형식이 아닌 평범한 작은 호텔방 같이 생긴 대신
산 전망이 보이는 테라스에 작은 텐트로 캠핑 분위기를 냈다. 


입실하고 1시간정도 쉬었으니 예약해둔 서비스를 받으러 가자.
온크리에는 뜨끈한 모래 찜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료칸 예약 전에 후보들 특징을 어머니께 말씀드린 후 선택하시게 했는데
온크리가 바로 모래 찜질 서비스 때문에 간택됐었다.
사실 모래 찜질은 큐슈 남단의 유명 온천지대인 이부스키에서
바닷가 검은 모래로 하는 모래 찜질이 유명하다만
후쿠오카에서 1시간이면 올 수 있는 곳에서 대리 체험한다고 생각하자.

모래 찜질용 복장으로 갈아입고 들어가서
직원이 가래로 만들어둔 자리에 들어가 누우면
다시 직원이 모래로 우릴 파묻어준ㄷ......



 
모래 찜질 시간은 15분.
찜질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은 아쉬울 수도 있는 정도의 시간이다. 
그래도 뜨끈한 모래에서의 15분만으로도 나는 땀이 줄줄.
 
찜질이 끝나고 간단히 몸을 씻은 후 본 건물로 돌아가다보면
간단하게 족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우리도 잠시 앉아 발을 담그고 쉬어본다. 
 

제대로 된 온천 목욕은 저녁식사 후에 하기로 하고 돌아왔다.
저녁은 온천 료칸에서 늘 그렇듯 코스 정찬. 
 





 
맛 자체는 괜찮긴 하지만 음식만으로 여길 찾아올 정도는 아닌 듯.
무난무난하지만 이거다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뭔가가 부족하다. 

저녁 식사 후에 다시 대욕장으로 가서 온천 목욕을 하러 갔다.
그다지 유명한 온천은 아니라고 하지만 후루유 온천의 역사는 깊은 편인데
진시황의 불로초를 찾기 위해 들렀던 신하가 발견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
전설이 아니더라도 10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오래된 온천이다.
이곳의 원수는 뜨겁지 않은 38도의 저온 온천인지라
뜨거운 탕은 별도로 덥혀서 공급한다고 한다.
일본의 온천이라고 죄다 지옥에서 올라온 듯한 뜨거운 물은 아니라는 거.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런 점이 유명세를 갖지 못하는 원인일 수도...?
 
온크리의 대욕장 노천탕은 산을 바라보는 전망이 좋은데
저녁 늦게 목욕하러 와서 그걸 제대로 보지 못한 건 좀 아쉽네.
 
이제 내일 일정을 위해 꿈나라로 가자.
내일은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갈 계획이다. 
 
PS. 온크리의 모래 찜질 서비스기 이제는 없어졌는지
호텔 사이트에서 더이상 검색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