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의 셋째날.
오늘은 토요일이라 지아샨 벼룩시장(嘉善老市)을 들를 예정이다.
지아샨 벼룩시장은 격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데
프랑스 조계지인 지아샨에서 거주하던 사람들이 시작한 것으로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판매자들이 주로 외국인들이라고 한다.
우선 숙소에서 지아샨루(嘉善路) 역까지 전철로 25분,
그리고 전철역에서 시장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지아샨루 역 주변은 과거 프랑스 조계지라 그런지
이틀간 봐온 다른 상하이 시내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물론 유럽같은 느낌의 상하이는 와이탄에서도 느꼈지만
이 곳은 그것보단 화려함이 빠지고 소박함이 자리잡은 모습.
길을 걷던 중 동네 마트가 하나 보여 들어가봤다.
숙소 앞 마트는 규모는 큰데 맨날 밤에 텅텅 빈 모습만 봤던지라
중국의 마트에선 어떤 식료품들을 파는지가 궁금했었다.
분명 야채들은 우리네에서 보던 것들과 비슷한데
가지고 브로콜리고 뭐고 간에 전부 다 크기가 남 다르다,
고기는 우리네보다 더 다양한 부위들(특히 내장류)을 볼 수 있네.
그리고 뭣보다 너무나 착한 가격.
이정도는 우리나라 도매시장에서도 못 볼 숫자들이다.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 시세는 서울 강남도 명함을 못내밀 수준인데
마트에서 만난 생활 물가는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
물론 그만큼 서민들 평균 소득이 매우 낮기 때문이겠지만.
마트 구경을 하고 나온 후 다시 벼룩시장으로 향했다.
길을 가다보니 지아샨 마켓이라고 적힌 골목길 입구가 보인다.
다만 비가 살짝 내리기 시작해서 구경을 제대로 못할까봐 걱정이다.
매일 열리는 시장도 아닌데 이렇게 간판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
간판을 지나서 골목을 따라 쭈욱 들어가니 숨겨진 벼룩시장이 나타났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벼룩시장은 성업중.
또한 궂은 날씨 덕분인지 너무 복잡하지도 않다.
여러 소품들도 좋은 구경거리지만 우리의 지갑을 연 것은 빵과 음료.
사실 여기서 먹을 걸 해결하겠다고 아침도 안먹고 나왔다.
날씨가 쌀쌀하니 음료는 따뜻한 터키 커피와 뱅쇼를 선택하자.
다행히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차양이 가려주는 자리가 있어서
앉아서 구매한 빵들을 먹어보니 꽤 훌륭하다.
크루아상엔 유달리 까탈스러운 아내를 100% 만족시키진 못했지만.